지방환자 10명중 6명 치료받으러 ‘빅5’로… 쏠림 현상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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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서울 대형 병원 찾은 지방환자 59% ‘빅5’서 진료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9-09 13:25:36

▲ 의료대란에도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에 온 지방 환자의 ‘빅5’ 병원 쏠림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환자 서울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진료 현황. 연합뉴스

2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이후 비상진료체계가 가동되며 다수 병원의 진료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지방 환자들의 서울 ‘빅5’ 병원 쏠림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의 인력난과 불균형한 의료 자원의 배치가 이러한 현상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 있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찾은 지방 환자 중 60% 상당이 ‘빅5’ 병원에서 진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은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을 포함해 14곳, 종합병원은 44곳이다.

올해 상반기 지방에서 서울의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167만8067명으로 이 중 59.3%에 해당하는 99만4401명이 빅5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특히 상급종합병원만 놓고 보면 ‘빅5’ 병원에 대한 쏠림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을 찾은 지방 환자 128만9118명 중 77.1%가 ‘빅5’병원에서 진료 환자였다.

진료 건수에서도 이 같은 현상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서울의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지방 환자들이 받은 진료 건수는 총 530만4653건이었으며 이 중 59.7%에 해당하는 316만8943건이 ‘빅5’병원에서 이루어졌다. 지방 환자들이‘빅5’ 병원으로 몰리면서 진료비 역시 집중됐다. 지방 환자들의 상반기 서울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진료비는 2조3870억9400만 원으로 이 중 65.4%에 달하는 1조5602억7500만 원이 ‘빅5’병원에서 발생했다.

환자들이 서울 대형 병원에 몰리는 이유는 지역 필수 의료 서비스 부족과 서울과 지방 간 의료 자원의 불균형 때문이다. 큰 병에 걸리면 지역 거점병원보다 서울 대형 병원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으며 지방에서는 고도화된 진료를 받기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다. 지역 의료체계 강화를 위해 지역 거점병원의 의료진 확충·인프라 개선·필수 진료 과목 확충 등의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쏠림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은 “큰 병에 걸려도 최고 수준과 실력을 갖춘 지역거점병원에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료를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라며 “모든 국민이 어디서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특히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통해 빅5 병원 쏠림 현상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영호 기자 cyh2@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