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하청사 300여 명 월급 끊겨… 책임지는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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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들 노동부에 진정 요청… 하도급사 “공사비 못 받았다”
KT “법적·계약적 의무 없으나 체불 공사업체와 협의해 구제 진행 중”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6 12:30:23

▲ KT 차기 국방 광대역통합망 사업 근로자들이 임금체불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스카이데일리

KT가 추진하는 통신망 구축 사업 근로자 수백 명이 몇 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KT는 하도급사에 이미 금액을 지급해 법적·계약적 의무가 없음에도 피해자 구제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하도급 업체와 근로자들은 KT가 임금을 지급한다고 약속해 놓고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보자는 16일 온라인 제보 플랫폼 제보팀장을 통해 국방부가 협력해 진행하는 차기 국방 광대역통합망 사업 구축 사업에서 근로했으나 보수를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계속해서 보수를 지급해달라고 요청했고 10월8일까지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끝내 돈이 들어오지 않아 공론화를 진행하게 됐다”며 제보자는 “전국에 보수를 지급받지 못한 사람이 300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3차 하청 업체인 하랑전기와 계약해 근무하는 줄 알고 있었으나 2차 하청업체 아토리서치와 계약이 돼 있었고 하랑전기와 아토리서치가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는 노동청에 중재를 요청했고 하랑전기 측에 책임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랑전기 측은 본인들도 하도급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하랑전기 주장에 따르면 KT는 차기 국방 광대역통합망 구축 사업 시공사로 하나텍시스템(하나텍)을 선정했다. 하나텍 시스템은 일부 구간 공사(3·4·5 구간)를 아토리서치에 하도급을 줬다. 이후 하랑전기에 구축사업에 참여하라는 제안이 왔고 하랑전기는 이를 검토 후 참여했다.

그러나 4·5 구간 현장실사비 1억7687만 원과 현장실사비 9000만 원에 대한 지급이 미뤄지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공사비 지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하나텍은 기업회생을 신청해 7월30일 회생 절차를 개시했다.

한편 임금체불 피해자들과 하랑전기 측은 KT에 대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하도급 업체 간의 계약이기 때문에 KT에게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지만 KT 측에서 대금 지급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하랑전기 측은 KT는 하나텍과의 계약을 해지한 후 관련 하도급 업체에게 공사대금을 직불 처리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증거로 제시했다. 하랑전기는 마지막 공사가 끝난 후에도 KT가 공사 잔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랑전기 관계자는 “책임을 져야 할 KT·하나텍·아토리서치가 영세업체들과 노무자들을 상대로 서로서로 책임 전가만 하고 있다”며 “받아야 할 금액이 너무 많아 공사를 포기할 수도 없어 공사를 진행 중이며 전국 고용노동부에서 임금체불로 수많은 진정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KT는 “체불된 공사대금은 KT가 하도급사에 기성대가로 이미 지급한 금액이며 하도급사의 계약 불이행·사문서 위조·체불금 민원이 다수 발생해 불가피하게 하도급사와 계약 해지했다”며 “KT의 법적·계약적 의무는 없으나 체불 공사업체와 협의해 구제 진행 중이며 적기 공사 마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직불 약속과 10월8일까지 근로자들에게 대금 지급을 약속했는지는 확인 중이라고 답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