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 지속… 한국은행 “올해 경제성장률 2.4% 달성 어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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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증가율 2분기 –0.2%에 이어 3분기 0.1% 전망치 달성 ‘빨간불’
“수출 마이너스지만 수출 경기 나빠진 것 아냐… 호조세 지속 예상”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4 12:12:22

▲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3분기 실적이 전망치에 비해 낮게 나와 연간 경제성장률 2.4%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국장이 이날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망치인 2.4%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3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수출 감소 등의 여파로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면서다. 다만 한은은 3분기 IT 수출 조정·자동차 부품업체 등 일시적 요인으로 수출이 감소했을 뿐 수출 호조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내수 부문도 고금리·고물가 완화로 완만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설명회’에서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을 달성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산술적으로 봤을 때 4분기 1.2% 이상 성장하면 연간성장률 2.4%가 나오게 되지만 3분기 실적이 전망치에 비해 낮게 나왔기 때문에 단순히 산술적으로 생각하면 2.4%는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8월 말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을 2.4%로 제시했다. 올해 2분기(–0.2%)와 3분기(0.1%) 2개 분기 연속 부진한 실적을 거두면서 연간 전망치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신승철 국장은 “8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을 때도 불확실성 요인들이 어느 정도 현실화되는 것 같아서 2.4%를 높게 생각하고 있었다”며 “3분기 실적치가 나온 만큼 대내·외 불확실한 요인을 면밀히 체크해 11월 경제 전망 시 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3분기 예상보다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대해서는 수출 감소와 글로벌 변동성을 배경으로 들었다. 한은은 8월 경제전망에서 3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5%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신 국장은 “8월 전망할 때는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수출 실적이 감소해 전망과 실적 간 차이가 나타났는데 수출이 감소한 이유는 비 IT 품목의 수출 부진이 더 심화해서 나타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세도 약간 둔화되고 중국 경제도 내수 중심으로 부진한 상황을 보이면서 8월 전망했을 때와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두 개 분기 연속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대해 경기 침체 시그널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신 국장은 “2분기 –0.2%에서 3분기 0.1%로 증가로 전환했지만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며 “–0.2%는 1분기 기저 효과 해소로 나타난 것이라서 경기 침체 시그널이라고 보기 힘들지만 3분기 전망이 예상보다 좋지 않아 성장 흐름 변화를 면밀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성장률을 끌어내린 수출이 감소한 배경에 대해서는 IT 수출 조정과 완성차 부품업체 파업·전기차 수요 감소 등을 들었다. 신 국장은 “상반기까지 꾸준히 지속됐던 IT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둔화했고 자동차는 완성차 부품업체의 파업으로 수출 물량이 감소한 부분이 컸다”며 “화학제품은 전기차에 대한 수요 부진으로 2차 전지 소재 수요도 감소하면서 부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해서 수출 경기가 나빠진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신 국장은 “자동차 파업·IT 기저 효과 및 조정 등 수출과 관련된 불확실 요인이 많이 발생한 결과다”며 “IT 사이클이 어떻게 바뀌고 글로벌 교역 여건이 악화 또는 개선하는지 종합적으로 몇 분기 더 지켜보면서 수출 경기가 꺾인 건지 아니면 조정이 길어진 건지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수출 증가율 자체는 꺾일 수 있지만 수출 호조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글로벌 교역 여건이 작년보다 개선됐고 우리나라 핵심 수출 품목인 IT 부문이 내년 상반기까지 업사이클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유지되고 있어서다.

신 국장은 “우리나라 수출은 주요국의 경제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현재까지 미국 경제는 괜찮고 주요국 수출도 괜찮은 편”이라며 “그동안 자동차와 IT 품목 중심의 수출이 주도해 왔고 비 IT 품목도 조금 완화되는 모습을 보여서 전체적인 흐름 자체는 수출의 증가세가 둔화되긴 하겠지만 수출 경기 자체는 계속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신 국장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겠지만 수출과 관련된 불확실한 요인들이 최근 많이 발생하고 있어 그런 부분들이 앞으로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질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수 부문이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고물가 흐름이 꺾임에 따라 물가 부담이 완화되고 금리가 내리면서 소비 및 투자에 도움이 되는 여건들이 형성됐다는 판단에서다.

신 국장은 “민간소비는 물가 부담이 완화되고 임금 상승률이 높은 상황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동차·휴대폰 신제품 출시 효과는 오래 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내수 부문은 차별화되는 모습인데 건설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설비투자는 기업들 투자 시점에 따라 변동 폭이 크고 민간소비는 완만하게 회복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