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갈팡질팡 민주당… “탄핵엔 힘쓰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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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로 기울었지만 시행 목소리도 팽팽
이재명 1심 등 겹쳐 11월 말 결론 낼 듯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4 13:34:26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약 두 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시행 유예로 의견이 기울었지만 당 안팎 반발에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당은 “탄핵에 쓸 힘의 10분의 1만 썼어도 진작에 폐지했다”며 민주당을 몰아붙였다.

24일 정치권에 의하면 이달 안으로 금투세 결론을 내려 했던 민주당은 내달로 결정을 미뤘다.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 시점까지 감안하면 11월 중순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대표는 금투세와 관련된 당 안팎 의견을 수렴 중이다. 의견들 중에는 유예·폐지 목소리도 있지만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때문에 이 대표는 좀처럼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그는 주변에 ‘결정이 힘들다’는 취지로 토로하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3일 자신의 SNS에서 “말끝마다 1400만 개미투자자 운운하며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 개미투자자 그만 팔아먹어라”며 “금투세는 1400만 개미투자자를 위해 도입된 것이다. 금투세는 후진적인 우리 금융 세제를 선진화하고 소액투자자 이익을 보호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시행을 촉구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19일 SNS에서 “민주당에 정중히 요청한다.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자”며 “금투세 폐지법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 기자회견에서 “금투세에 대한 과도한 오해나 왜곡된 주장을 바로잡기 위해 국회는 예정대로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다가오는 연말 예산 정국에서 금투세를 대여(對與)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정부·여당은 현재 금투세 폐지를 요구 중이다. 금투세를 활용해 정부·여당과의 예산 전쟁에서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게 민주당 일부의 목소리다.

민주당이 부산히 주판알을 튕기는 사이에 금융시장 내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개인투자자는 물론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된다. 최악의 경우 ‘큰손’들의 엑소더스(대탈출)에 따른 증시 활력 저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9월24일 민주당의 금투세 토론회 역할극이 열린지 한 달이 다 돼 가고 이달 4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금투세 관련 입장을 당 지도부에 일임한지 2주가 넘었다. 그런데 민주당은 아직 금투세 결론을 못 내렸다”며 “민주당이 특검·탄핵을 몰아붙이는 데 쓰는 힘의 10분의 1만 민생에 기울였으면 금투세는 진작 폐지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