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병엔 용병”… 우크라, 한국인 외형 야쿠트족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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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제이’ 전법 구사 ‘촉각’

한국인 생김새 닮은 몽골계
북한군 전장에 투입되면 맞불
첩보戰·北 오인 사격 등 변수

허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8 17:53:01

▲ 북한군이 파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한국인 생김새를 닮은 몽골계 야쿠트(Yakut)족이 용병으로 투입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텔레그램 게시물이 올라왔다. 텔레그램 캡처

우크라이나가 북한군에 맞서기 위해 한국인과 생김새가 비슷한 몽골계 야쿠트(Yakut)족을 용병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친(親)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게시물이 올라와 주목된다.

우크라가 이른바 ‘이이제이(以夷制夷·오랑캐를 오랑캐로 제압한다)’ 전법을 구사할지, 운용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밤 11시47분 친러 텔레그램 채널 파라 팩스(Para Pax)에는 사하공화국 국기를 펼쳐 보이는 몽골계 야쿠트족 무장대원들의 사진과 영상이 게시됐다.

이들 이미지 속 대원들은 외관상 한국인과 똑같은 모습으로 보인다. 영상에선 한가하게 널브러져 누워있는 동료 대원을 가리키며 해맑게 웃거나 총기를 들고 결연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기도 한다.

채널 관리자는 “위 동영상은 북한에서 온 군인들이 베어낼(косить·또는 몰살할) 바로 그 야쿠트들일 것”이라며 “첫눈에는 그들을 (북한군과) 구분할 수 없다”고 적었다.

몽골계가 다수인 야쿠트족은 남북한처럼 분열돼 러시아-우크라전쟁에 참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는 러시아에 징집돼 군 복무 중이고 일부는 우크라 정부를 돕고 있다.

우크라가 한국인 생김새와 똑같은 야쿠트 대원들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만일 러시아군에 배속된 야쿠트족 군인들이 북한군과 함께 전장에 투입된다면 야쿠트 민족 간 치열한 첩보전이 전개될 것이라는 한 시나리오도 미리 상정해 볼 수 있다.

채널 관리자는 야쿠트족과 북한 인민군의 생김새가 같은 것과 관련해 “아흐마트 집시들(Ахматом и цыганами)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연상시킨다”고 암시했다.

이는 지난달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의 스타리 오스콜(Старом Осколе)에서 집시들이 아흐마트 부대원으로 가장하고 훔친 장비를 팔다 적발된 사건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채널 게시물은 상대의 눈을 속이는 일종의 위장전술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친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온 한국인 외형의 몽골계 야쿠트(Yakut)족 대원들. 이 채널은 “북한군이 베어낼(косить·또는 몰살할) 야쿠트인들”이라며 “첫눈에는 그들을 (북한군과) 구분할 수 없다”고 적었다.

야쿠트족 간의 대리전은 예고된 수순으로 보인다. 우크라뿐만 아니라 러시아가 야쿠트족으로 구성된 부대와 북한군을 한 팀으로 편제를 꾸려 전략 기동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주간조선 최신 호(2831호)가 다룬 인터뷰에서 우크라 종군 여기자 나탈리아 구메뉴크는 “북한군이 소수민족 특수부대인 러시아 제11공수여단과 연계해 이동할 것”이며 “북한군이 몽골인으로 가장해 전선에 투입되는 것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쿠트족 활용은 우크라가 북한이 끝끝내 파병 사실을 부인하고 몽골인으로 가장해 전장에 투입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풀이도 가능하다.

북한군의 실전 배치는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8일까지 최대 5000명의 북한군이 쿠르스크에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고, 일본 교도통신은 김정은의 측근인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이 파병 북한군 총책임자로 러시아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긴급 타전했다.

북한군이 민간 트럭을 타고 최전선까지 이송 중인 정황도 포착됐다. 우크라군은 북한군 대상 심리전 영상과 포로 생포 시 사용할 한글 대화 매뉴얼도 공개한 바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군이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앳된 나이로 키와 체구가 작아 주력 부대로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이 선발대로 ‘총알받이’ 병력을 보내 동태를 살필 가능성을 주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요청을 받고 국가정보원과 군·외교 당국자로 구성된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해 북한군 동향을 브리핑했으며,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성명을 발표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제6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에 참석해 한·미 공조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북한군 출신 탈북인들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를 우크라에 파병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북한군을 잘 아는 우리가 우크라 전선으로 달려가 총알받이로 나온 북한 특수군을 향해 심리전을 전개함으로써 북한 정권의 용병 정책을 분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허겸 기자 k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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