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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산사·고궁·박물관… 어디든 좋은 가을이지만 올 11월에는 한국의 관광을 책임지는 관광공사를 믿고 ‘추가볼(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가볼 만한 여행지)’을 여행지 목록에 넣어보자.
11월의 여행 테마는 ‘낙엽 밟으며 걷는 길’로 △전남 나주 전라남도산림연구원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 △강원 평창 오대산 선재길 & 밀브릿지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경남 함양 상림(경남 함양)의 총 5곳이 선정됐다.
나주 전라남도산림연구원 ‘빛가람 치유의 숲’
전라남도산림연구원 내 ‘빛가람 치유의 숲’은 연구 목적의 시험림으로 2019년 5월 개장했다.
도시 근교형 숲으로 일상 속의 치유를 표방하는 이곳은 50만8000㎥ 규모에 학술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1000여 종의 식물자원과 다양한 곤충·야생동물들이 서식해 안정된 숲 생태계를 이룬다.
이에 주말이면 3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고 있으며 △청소년을 위한 두드림 △직장인을 위한 채우림 △가족을 위한 어울림 △어르신을 위한 헤아림 등 산림치유프로그램도 조기 마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전예약제로 운영 중인 산림치유프로그램은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 숲길을 걸으며 △기혈순환체조 △맨발 걷기 △해먹 체험 △다도 체험 △족욕 체험 △싱잉볼·코시차임 체험을 진행하는 게 핵심이다.
2018년부터 진행된 전남지역 공기질 조사에서 난대숲의 피톤치드 발산량이 가장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곳에는 한반도 대표적인 난대수종인 붉가시나무·구실잣밤나무·동백나무·황칠나무 군락지가 자리한다. 난대숲은 온대수종인 소나무숲보다 피톤치드 발생량이 1.1~3.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빛가람호수공원에서도 나주의 가을을 만나볼 수 있다. 공원에는 인공호수와 베메산을 중심으로 산책로가 이어져 가을의 낭만에 흠뻑 빠질 수 있도록 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포천 국립수목원
생태계의 보고인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은 100만㎡ 면적에 946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가을철 단풍 명소로 통한다.
국립수목원은 광릉숲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목적에서 1999년 임업연구원 중부임업시험장으로부터 독립해 신설됐다. 광릉숲은 1468년 세조의 능림으로 지정된 이래 550여 년간 국가적 보호를 받아 왔다. 특히 이곳에는 온대북부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온대활엽수가 극상림을 이루고 있어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다. 극상림에는 서어나무·졸참나무·갈참나무 등의 수종이 혼재되어 있으며 특히 서어나무가 많다.
또한 장수하늘소와 같은 곤충류가 흔하다 보니 이들을 먹이로 삼는 까막딱따구·오색딱따구리·쇠딱따구리 등의 독특한 조류상이 존재한다. 이에 근거하여 유네스코의 인간과 생물권(Man and the biosphere·MAB)은 2010년 광릉숲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했다.
가을 풍경을 즐기려면 숲생태관찰로와 휴게광장·육림호 주변·전나무숲길 등 남쪽 산책로가 제격이다. 수목원교를 지나 산책로를 따라가면 국립수목원 남쪽 공간으로 접어들게 된다.
숲생태관찰로에는 천연림을 따라 460m에 달하는 덱이 조성돼 있다. 육림호 주변 숲길에서는 호수에 반사되는 단풍나무가 절경을 이루며 총 4.5km의 전나무숲길은 성인 기준 7000보 정도로 둘러보는 데 1시간 30분가량이 소요된다.
이곳 산림박물관은 동양 최대의 규모로 면적이 4630㎥에 이른다. 전통 양식에 내·외부 전체를 국산 목재와 석재로 마감한 것이 특징이다. 수목원 시설은 △1전시실(살아있는 숲과 자원식물) △제2전시실(산림과 인간) △제3전시실(세계의 임업) △제4전시실(한국의 임업) △제5전시실(한국의 자연·싸이버수목원) 및 표본실·특별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11~3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단 차를 갖고 올 경우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므로 예약은 필수다.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예약 안 해도 된다. 택시로 이동할 경우 4호선 진접역에서 10분이면 이동 가능하다.
국립수목원에서 차로 1분 거리에 고모저수지가 있다. 이곳에는 저수지 풍경을 감상하며 차 한잔하기 좋은 카페와 식당이 여럿 자리 잡고 있다.
백두대간 다섯 꽃잎 오대산 선재길 & 밀브릿지
강원도 평창의 오대산은 백두대간에 핀 연꽃이다. 비로봉(1563m)·동대산(1434m)·두로봉(1422m)·상왕봉(1491m)·호령봉(1531m)이 다섯 꽃잎을 이룬다.
이곳 오대산국립공원 내 선재길은 월정사와 상원사를 잇는 숲길이다. 도로가 나기 전부터 스님과 신도들이 이용해 온 길로 10km가량 길게 이어진다. 만만한 거리는 아니지만 경사가 완만해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선재길에는 지역 역사를 담은 산림철길·조선사고길·거제수나무길·화전민길·왕의길의 5개 테마 구간이 있다. 곳곳에 도로로 건너가는 작은 다리가 있어 다리가 아프면 언제든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밀브릿지는 오대산국립공원 내 방아다리 약수터 일대에 조성된 자연체험학습장이다. 방아다리를 영문으로 밀브릿지(Mill Bridge)라고 써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승효상이 디자인한 건물에는 숙박시설·명상원·미술관·카페·식당이 자리해 있으며 60년 넘게 가꿔진 전나무 숲 산책로와 약수 체험장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밀브릿지 입구부터 약수 체험장까지 이어지는 약 300m 길은 전나무와 낙엽송이 가득해 가을 산책을 즐기기 제격이다. 밀브릿지 생활관에는 18개 객실이 있어 전나무숲을 바라보며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다. 숙박을 하지 않아도 당일 숲 체험 및 숲 해설 프로그램에는 참여 가능하다.
방아다리약수터 인근에는 평창 핫플레이스로 소문 난 실버벨교회와 삼양라운드힐(삼양목장)이 있다.
메타세쿼이아숲으로 유명한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
대전 장태산자연휴양림은 메타세쿼이아숲으로 유명하다. 임창봉 씨가 1972년부터 아들과 함께 20여 년간 20만 그루의 메타세쿼이아를 심어 숲을 조성한 것을 2002년 대전광역시가 인수해 새롭게 단장했다.
휴양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는 스카이웨이와 스카이타워다. 지상 10~16m 높이의 스카이웨이는 메타세쿼이아가 눈높이에 자리해 단풍을 색다르게 즐기기 좋다. 이 공중 산책로 끝에는 높이 27m의 스카이타워가 자리한다.
아슬아슬 출렁다리와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생태연못도 사람들이 장태산자연휴양림을 찾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숲속의집이나 산림문화휴양관에서 하룻밤 묵어가며 메타세쿼이아의 숲을 즐길 수도 있다.
인근 한밭수목원은 또 다른 힐링 명소로 통하며 이응노미술관에서는 고암 이응노의 작품과 로랑 보두엥의 건축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천년의 숲 함양 상림
활엽수 2만 그루가 만들어 내는 숲 그늘이 깊다. 울창한 숲에서는 천 년을 이어온 나무들의 깊은 정기가 느껴진다. 가을이 깊어지면 개서어나무와 느티나무 낙엽이 알록달록한 양탄자를 직조한다.
경남 함양 상림은 신라 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 선생이 조성한 숲이다. 선생이 함양 태수로 부임하면서 홍수 피해가 극심한 것을 보고 둑을 쌓아 강물을 돌렸다. 당시에는 지금의 위천수가 함양읍의 중앙을 흐르고 있었다. 물길을 돌린 선생은 둑을 따라 나무를 심어 겹으로 홍수에 대비했다. 당시만 해도 숲의 규모가 커서 충분히 홍수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숲 중간 부분이 파괴되면서 상림과 하림으로 갈라졌다. 하림 구간은 사람들이 집을 지어 살면서 숲이 훼손되었고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한편 상림은 면적 21만㎥에 숲의 길이가 1.6km에 달한다. 이것만도 굉장하다.
숲으로 들어서면 함화루와 최치원 신도비를 만날 수 있으며 음악분수와 특산물 전시관도 자리 잡고 있다.
함양은 선비의 고장이다. 개평한옥마을에는 조선 시대 성리학자인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을 비롯해 100년이 넘은 고택 60여 채가 모여 있다. 인근 함양남계서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정여창 선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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