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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가 10일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과 대통령실 운영 난맥상, 당·정 갈등이 겹치며 국정수행 지지도가 집권 후 최저치인 10%대로 추락했다.
7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갖는다. 이는 국정 쇄신의 전환점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실종된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대통령이 야당을 동반자·파트너로 인정해 상생·통합을 꾀해야 한다. 특유의 친화력과 중재력으로 야당·시민단체와도 자주 만나 설득하고 읍소도 하면서 꽉 막힌 정국을 풀어 나가야 한다. 대통령이 하는 일이 100이라고 하면 그중 80은 의회 설득 작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의자 신분이지만 제1야당이자 국회 다수당의 대표다. 이 대표에 대한 형사소추·재판은 사법당국에 맡기고 협치 대상으로 대해야 한다. 여소야대 현실에서 국정을 운영하려면 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윤 대통령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이제는 사과가 아니라 수사 같은 명백한 절차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고, 책임질 부분은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각종 의혹에 휩싸여 야당의 총공세 대상이 된 김건희 여사 문제를 풀어야 한다. 국정 동력 회복을 위해선 대수술이 긴요하다.
더구나 지금은 한반도에 외교·안보 ‘복합 쓰나미’가 불어 닥치고 있어 미증유의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 군과 교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실전 경험을 통해 현대전에 필요한 전투기술을 습득하는 것은 물론 파병 대가로 핵과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다. 당장 이번 주 미국 대선에서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외교·경제 정책에도 급변이 예상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언급했듯,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기 위해선 국민이 바라는 조치를 강단 있게 해야 한다. 윤 대통령의 사과와 김 여사의 대외활동 전면 중단·대통령실의 인적 개편이 시급하다. 윤 대통령은 인사와 정무·정책 전반에 걸친 전면적 쇄신만이 돌파구임을 인식해야 한다.
비서실과 내각을 전면 쇄신해 새로운 국정 추진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간 윤 정부의 브랜드인 ‘4+1 개혁’(의료·교육·노동·연금+저출생) 과제 중 상당히 진행된 것도 있지만 무엇 하나 뚜렷한 성과가 없다. 정부는 올해 2월 의대 2000명 증원 등을 발표하며 의료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전공의·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8개월 넘게 이어지는 등 국정 동력을 약화시키는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연금개혁도 21년 만에 정부의 단일 개혁안이 나왔지만 국회에선 아직 대화 진척조차 없다. 늘봄학교와 유보통합 등으로 성과를 기대한 교육 개혁도 의·정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윤 정부는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라는 악재를 안고 출범했다. 고물가 속에 실질임금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0.2%·1.1% 줄며 뒷걸음질쳤다. 여기에 높은 가계부채와 고금리 장기화가 영향을 미치면서 소매 판매는 올해 3분기까지 10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성장을 견인해 왔지만 감세와 건전재정 속 긴축이 이어지면서 내수 회복은 지연되고 있다.
민주당의 책무가 적잖다. 거대 의석을 무기로 정부·여당을 사사건건 압박하는 건 지나치다. 보수는 진보를, 진보는 보수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요청된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대통령은 나와 다르면 틀렸다고 하는 인식을 바꾸고, 민주당은 힘의 논리를 이용해 표결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태도로 맞서기만 하면 정치가 사라질 수밖에 없음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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