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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러시아와 북한은 상호 군사 지원을 약속하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했다. 이 조약은 양국 중 한쪽이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군사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북·러 간의 군사적 결속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안보 환경에 미칠 영향은 지대하다. 그러나 이 조약이 실현되면 오히려 한·미·일 3국과 나아가 대만과의 안보 협력의 강화라는 역설적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북·러 조약은 단순한 외교적 합의를 넘어 양국 간 군사적 동맹 수준으로 관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 총 23개 조항으로 구성된 조약의 핵심은 제4조에 명시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다.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체 없이 군사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북·러 조약이 양국 관계를 사실상 군사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북·러 결속은 동북아의 안보 상황을 급변시키며, 한·미·일 3국 간의 협력 강화를 촉진할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은 한·미·일을 더욱 긴밀하게 묶어 두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 개선 가능성을 변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선거 기간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장담해 온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문제와 북핵 대응 등을 놓고 러시아와 협상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오판할 경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들은 미국이 결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 제한과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스몰 딜’을 추진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이 이전과 달리 대화 국면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이 동북아 안보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일 관계에 무게를 둔 안보 동맹에 대만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북·러 관계가 더욱 강화됨에 따라 한·미·일과 대만은 새로운 전략적 연대를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의 입장을 보더라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고 있으며,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협력이 강화되면, 대만은 더욱 강력한 국제적 연대를 형성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다. 이미 대만은 미국·일본과의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번 북·러 조약은 대만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이유가 된다.
현 상황에서 우리가 피해야 할 것은 북·러 조약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차두현 연구원은 “이것을 오히려 북한과 러시아가 활용하려 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고, 특히 러시아는 이를 통해 대(對)한국 레버리지를 강화하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의 결속만이 우리의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윤석열정부가 나아갈 외교·안보 정책의 방향은 우선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외교 전략을 통해 동북아에서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고 지역 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당장은 골프를 좋아하는 트럼프 당선인과 개인적 친밀감을 쌓을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좋다. 윤 대통령이 8년 만에 골프 연습을 다시 시작했다는 소식이 긍정적으로 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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