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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13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청구 사건의 첫 공개 변론을 열었다. 쟁점은 방송통신위원회법 제13조 제2항의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 규정의 해석이다. 방통위 정원이 5명인데, 의결 당시 재적위원을 몇 명으로 볼지가 핵심이다.
방송통신위원회법 제4조 제1항은 방통위를 위원장 1인, 부위원장 1인을 포함한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한다고 명시한다. 탄핵 청구 대리인으로 출석한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재적위원은 5명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적위원 과반수인 3명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2명만 참석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의결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탄핵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진숙 위원장 측 최창호 변호사는 이에 반박했다. 그는 당시 재적위원이 2명이라고 주장했다. 방통위 정원이 5명인 것과 실제 재적위원 수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2명 모두 찬성했으므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고 강조했다.
재적위원 해석 문제는 국회법의 사례를 참고하면 이해가 쉽다. 국회법 제109조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한다. 국회의원 정원은 300명이지만, 자격 상실 등으로 인해 재적의원 수는 줄어들 수 있다. 즉, 정원과 재적의원 수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이 방통위 사례와도 연결된다.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는 방통위법 제정 취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 구성 비율은 대통령 추천 2명, 여당 추천 1명, 야당 추천 2명으로 정해져 있다. 헌재는 이 비율의 의미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원에 궐위가 생긴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형배 소장 권한대행은 국회가 방통위원 추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정청래 위원장에게 “왜 국회는 방통위원을 추천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어 “그것은 법률 위반이 아니냐”고 질의했다. 문 소장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최민희 전 방통위원 후보자가 지난해 11월 사퇴한 점을 언급했다. 그는 “최민희 후보자가 사퇴한 후 국회는 방통위원 3명을 추천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형두 재판관도 국회의 책임을 비판했다. 그는 “국회가 제 역할을 다했느냐는 의문이 든다”며 “국가기관이 1년 넘게 기능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이어 “국회의 방치는 국정 공백을 초래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재판관은 헌법재판소의 재판관 추천 문제를 언급하며 “헌재 재판관을 추천하지 않는 것도 국회의 책임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는 헌재가 6인 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을 예로 들어 국회의 직무 유기를 비판했다.
정청래 위원장은 국회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문제의 원인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민희 후보자 임명을 지연시킨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회가 추가 추천을 주저한 것은 대통령이 민주당 추천 인사를 임명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먼저 방통위 구성 공백과 그 책임 소재를 심리할 방침이다. 재적위원 기준과 방통위법의 해석도 다각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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