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압박·관세 옹호·이민 강경"… 美차기 행정부 인선 완료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국제정치

여론조사 결과 "정권 인수 방식 찬성 59%·트럼프 승리 만족 55%"
"불법이민 추방해야 57%" "민주주의 위협 우려 65%"… 정치 양극화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5 16:58:5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 과정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미 CBS 방송이 여론조사 기관 유고브와 함께 미국 성인 2232명 대상으로 19∼22일(현지시간) 진행해 이틀 후 발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3%p)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59%가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 방식에 찬성을 보였다. 트럼프 승리에 대해서도 ‘기쁘다’ ‘만족한다’ 비율이 55%였다. 향후 물가 전망 역시 대체로 낙관적이다.

트럼프 대표 공약인 ‘불법이민자 추방’에 찬성 57%, ‘보편적 관세’엔 찬성 52%로 나왔다. 다만 트럼프 2기 내각 주요 후보자들 평가는 다소 엇갈렸으며 미국사회의 정치적 양극화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민주주의와 법치가 ‘위협받고 있다’ 응답이 65%나 된 것은 응답자에 민주당 성향이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할 일에 대해 공화당원의 95%는 ‘흥분된다’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민주당원의 85%는 ‘걱정된다’ ‘두렵다’고 반응했다.

내각 인선 관련해선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후보자에 ‘좋은 선택’ 44%, ‘나쁜 선택’ 25%, ‘충분한 정보 없음’ 31%,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좋은 선택’ 47%, ‘나쁜 선택’ 34%, ‘충분한 정보 없음’ 19% 등으로 찬성 여론이 우세했다. 이에 비해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의 경우 ‘좋은 선택’ 33%, ‘나쁜 선택’ 28%, ‘충분한 정보 없음’ 39%,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DNI) 내정자엔 ‘좋은 선택’ 36%, ‘나쁜 선택’ 27%, ‘충분한 정보 없음’ 36%였다.

루비오·케네디주니어와 비교할 때 헤그세스와 개버드 관련 응답엔 다소 우려어린 눈길이 감지된다. 헤그세스·개버드 모두 명석함과 빼어난 달변가로 알려져 있으나 독특한 점 또한 분명해 호불호가 갈린다. 헤그세스의 이라크·아프간 파병 등 다년간의 군복부 경력은 돋보이나 친이스라엘 시온주의 지지 입장이 거부감을 부를 수 있다. 남태평양 (미국령) 사모아 출신 개버드는 힌두교도이자 21세때 최연소 연방 하원의원(하와이·민주) 입성으로 눈길을 끈 인물이며 지난달 트럼프 유세 찬조연설 당시 당적 변경을 알려 환호를 받았다.

한편 트럼프가 23일(현지시간)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대표를 농무부 장관에 지명함으로써 차기 내각 인선이 마무리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백악관 핵심 참모진과 연방 기관 장관급 인선도 대부분 끝났다. 대선이 끝난 지 보름여 만에 진용을 갖춘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우선주의’ 즉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기조를 거침없이 밀어붙일 인사들로 채워졌다. 모두 대(對)중국 매파, 관세 적극 옹호, 이민 강경론자다.

트럼프는 이날 롤린스 지명을 발표하며 “차기 농무부 장관으로서 미국의 진정한 중추인 농업인 보호 노력을 주도할 것”이라며 “미국의 식량자급”과 “농업 위주 소규모 마을들의 복원”을 향한 그의 헌신을 높이 평가했다. 1기에서 백악관 국내정책위 국장 대행을 지낸 롤린스는 한때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도 거론됐던 최측근이다. 대선을 앞두고 AFPI를 설립해 2기 행정부 정책 개발에 나섰다.

22일 재무장관에 지명된 스콧 베센트 키스퀘어그룹 창업자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핵심 공약인 관세 정책을 적극 옹호한다. 외교·안보 라인엔 의회의 대표적 대중 강경파들이 전진 배치됐다. 상원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와 하원의 마이클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중국 견제를 최우선 외교 목표로 삼아 왔다.

AFPI와 프로젝트 2025에 가담했던 인사들도 계속 약진하고 있다. 특히 프로젝트 2025를 주도한 러셀 보우트는 1기에 이어 2기 백악관 예산관리실(OMB) 실장에 지명됐다. ‘국경 차르’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대행,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자 등도 프로젝트 2025의 공저자다. 이밖에 폭스뉴스와 플로리다 인맥의 부상이 눈길을 끈다.

미 주류 언론 가운데 유일하게 상대적으로 트럼프에 우호적이었던 채널이 폭스뉴스다. 이곳 간판 앵커의 한 사람인 터커 칼슨은 일찍부터 트럼프 입장에 동조를 표한 드문 언론인으로, 트럼프가 2020 대선결과에 불복한 가운데 투·개표기 업체 도미니언 보팅시스템(도미니언)과 투표 프로그램 업체 ‘스마트매틱USA’ 문제를 지적하다 작년 각각 8억 달러(약 1117억 원) 27억 달러(약 3조5667억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려 퇴사한 상태다. 칼슨이 향후 어떤 식으로 트럼프 2기에 관여할지 주목된다.

숀 더피 교통장관 지명자,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으로 자진사퇴한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의 뒤를 이은 팸 본디도 헤그세스처럼 폭스뉴스의 단골 출연자였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지명자는 수십년간 플로리다 선거판에서 활동했다. 외교·안보 투톱에 등용된 루비오와 왈츠는 플로리다 현직 연방 상·하원의원이며 본디는 플로리다주 법무장관을 지냈다. 특히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인 루비오는 이념적으로 반공 색채가 강하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