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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가 13일 현재 북한 한정 적국 범위를 ‘외국’으로 확대하는 ‘간첩법 개정안(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1953년 9월 개정 후 71년 만에 개정임에도 ‘독소조항’ 등 구멍난 개정안 미비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간첩활동의 포괄성을 포함하지 않고서는 적합한 간첩 수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다.
25일 대공 수사에 해박한 익명의 안보전문가는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개정의 ‘간첩행위를 외국과 ‘의사 연락’하에 정보를 탐지하고 수집·누설하는 행위‘로 규정된 부분을 꼬집었다. 이 조항 자체가 지령을 받지 않고 활동하는 ‘자생 간첩’을 잡지 못하는 독소조항이라고 주장이다.
그는 “국가기밀을 수집한 후 자발적으로 간첩 활동을 하는 이들을 잡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사 소통이 간첩행위를 하는 자생 간첩은 상당히 많이 포진되어 있다”라며 “일례로 문화교류국이 아닌 북한 다른 기관에 일방적으로 국가기밀을 수집해 보고 하는 자생 간첩 활동을 처벌한 근거가 없는 법 개정안”이라고 꼬집었다.
통상 간첩은 대남 공작기구인 북한 ‘문화교류국’의 지령을 받아 활동한다. 이의 경우 개정안에 ‘간첩처벌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 자생적으로 포섭되어 간첩 활동을 벌이는 이들은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관련해 13일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형법 제98조(간첩) 개정안 여·야 합의안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핵심은 북한을 적국에 더해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 처벌 규정 범위를 넓혔다는 것이다. 현행 적국의 개념은 선전포고 혹은 교전상태로 전제되어 있어 북한 또한 ‘반국가 단체’로 분류되어 왔다.
제98조(적국을 위한 간첩) ① 적국의 지령, 사주, 그 밖의 의사 연락하에 국가기밀을 탐지·수집·누설·전달·중개하거나 이를 방조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98조의2(외국 등을 위한 간첩) 외국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이하 외국 등)를 위하여 외국 등의 지령, 사주, 그 밖의 의사 연락하에 국가기밀을 탐지·수집·누설·전달·중개하거나 이를 방조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뿐만 아니라 간첩을 잡더라도 넘어간 정보가 국가기밀에 대한 엄격한 해석 조항 때문에 판결에 따른 처벌 자체가 배척될 위험도 있다. 법원은 국가기밀(군사기밀 포함)에 대한 범위가 ‘내용이 누설되는 경우 국가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기밀로 보호할 실질 가치를 갖춘 것(실질성)이어야 할 것’ (대법원 1997. 7. 16. 선고 97도985)판례를 통해 국가기밀을 해석하고 있다.
이를 ‘간첩들이 설치도록 용인하는 사법 체계’로 본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은 “국가기밀 범위에 대한 대법원 판례의 변경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며 “국가보안법 제4조 목적 수행 간첩 규정 1항 2호에 ‘국가기밀’뿐 아니라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하는 각종 정보를 탐지·수집·전달·중계한 때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유 원장은 간첩행위 처벌 대상에 ‘개인’과 ‘비국가행위자’가 빠져있음에 주목했다.
그는 “개인 해커 혹은 개인 등이 하는 간첩행위 혹은 국가기밀 유출 행위 등에 대해서 처벌할 근거가 없다”며 “해커 등이 사이버상에서 전개하는 간첩 활동은 처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개정안 내 ‘외국과 이에 준하는 단체’로 적국이 넓어진 것 관련해서도 “북한은 헌법상 국가가 아닌 ‘반국가 불법단체’라 간첩죄 적용에 있어 ‘적국 개념’을 적용하지 못하였으며, 특별법 우선의 원칙상 국가보안법상 제4조·5조를 적용해 왔다”고 했다. 이어 “개정안에는 ‘외국과 이에 준하는 단체’의 범주에 북한 간첩도 포함된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미국 간첩죄의 근거법인 간첩법(Espionage Act)은 미국에 해를 끼치거나 적을 도울 수 있는 국방 관련 정보를 무단으로 보고서나 공개하는 행위를 모두 범죄로 규정한 것과 상반되는 지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은 연방 특별법의 형태로 연방 간첩 법·선동금지법·외국인등록법(FARA)등 법률이 마련돼 있어 간첩죄 처벌 규정을 체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김기동 미국 변호사(뉴욕주-워싱턴DC)는 통화에서 “미국은 국가 특성상 스파이들이 많을 수 밖에 없어서 검사가 기소에 유리 할 수 있게끔 간첩법을 포괄적으로 재정했다”며 “이와 함께 보조 법률을 체계화하여 스파이가 빠져나갈 구멍을 최소화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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