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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2월10일,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공로, 그리고 남북화해와 평화에 대한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 게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탄두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김대중이 전 세계를 상대로 어떻게 가짜 평화를 만들어 노벨상 사기극을 벌였는지, 어떻게 노벨평화상과 핵무기를 뒷거래했는지…. 양심 증언으로 미국에서 정치적 망명을 허락받은 유일한 한국인 김기삼 변호사와 한반도 전문 국제 저널리스트 도널드 커크가 밝히는 아찔하고도 끔찍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편집자 주]
스톡홀름과 요하네스버그 집중 공략한 공작팀
2000년 1월 용수산에서의 첫 오찬 회동이 있기 얼마 전에 노벨상 공작팀은 노벨상 공작의 홍보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두 군데의 해외 공보관을 새로 임명할 필요를 느겼다. 바로 스톡홀름과 요하네스버그였다. 이들 지역에 새로 파견될 공보관은 기존에 스페인과 이집트에 파견돼 있던 공보관들을 자리 이동하여 배치했다. 이와 관련 월간조선은 다음과 같이 상세하게 보도한 적이 있다.
“김대중정부는 외교부를 통해 당시 이집트에 파견돼 있던 공보관을 만델라를 겨냥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스페인의 공보관을 스웨덴에 파견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내용의 전문을 스웨덴 주재 한국대사관 측에 보내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 전문은 1999년 10월21일자로 된 것이었습니다. 다시 스웨덴 주재 한국대사관 측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본국에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현지 대사관의 의견을 완전히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1999년 11월6일자로 ‘공보관을 이동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는 의견과 함께 이집트 공보관을 남아공으로, 스페인 공보관을 스웨덴으로 보내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스웨덴에 공보관을 설치하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남아공은 무슨 연유일까. 김대중 정권에서 벌어진 해괴한 일들이 다 그러하듯이 그 답의 열쇠는 언제나 노벨상에 있었다. 남아공은 노벨상 선정 과정에서 혹시 넬슨 만델라의 잠재적 영향력이 있지 않을까 계산에 넣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노르웨이에는 왜 새로운 홍보 책임자를 둘 필요가 없었던 것일까. 그건 오슬로 주재 대사관에는 이미 수년째 이 같은 임무를 성실히 잘 수행하고 있는 국정원 파견관이 있기 때문이었다. 잘하고 있는데 더 잘하려고 무리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오메가TV의 얀센 사장… 공작팀의 숨은 보석
오슬로에 파견된 국정원 공작관 김남용은 그의 전임이었던 박노용과 최종흡이 닦아 놓은 노르웨이의 언론 환경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고 있었다. 김남용이 담당하고 있는 노르웨이의 언론인 중에는 프랑크 얀센 오메가TV 사장이었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1998년 여름 양세훈 대사가 인터뷰하여 햇볕정책을 소개한 사람이 바로 얀센 사장이었다.
그는 노르웨이에서 민영 방송국을 운영하면서 김대중의 노벨상 수상을 적극 지지하는 협조자였다. 그는 특히 노벨위원회 룬데스타드 사무총장과도 가깝고 라프토 재단의 람스타드 이사장과도 친밀한 사이였다. 노벨상 공작팀에게는 숨은 보석이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김남용이 국정원 본부에 보낸 전문에 의하면, 2000년 6월22일 김남용과 얀센 사장은 오슬로 시내의 골드 마운틴 중국식당에서 만나 점심을 같이했다. 이 자리에서 얀센은 김남용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정상회담 과년 비디오테이프를 선물로 주면서 김대중의 정상회담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언급했다.
얀센이 제작한 이 비디오테이프는 국정홍보처가 제작했던 19분짜리 홍보 영상 ‘새천년의 한국(Korea in the New Millennium)’의 내용 가운데 김 대통령의 대북 햇볕정책 부분을 중점 소개하고 있었다. 김남용은 이전에 국정홍보처의 비디오 자료를 얀센에게 지원해 준 적이 있었다.
한국 마니아 얀센 사장, DJ 적극 지원
얀센은 한국을 40여 차례나 방문한 적이 있는 한국 마니아였다. 얀센은 자신이 1973년부터 김 대통령의 투쟁과 역경을 지켜보아 왔다고 말하면서 김 대통령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비범한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들어 김 대통령만큼 국제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인물이 없는 것 같다고 하면서 자신은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조용하게 뒤에서 제2의 조국인 한국과 김 대통령을 지원하는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얀센은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대북 관계 개선에 많은 기대를 걸었는데, YS가 말만 요란했을 뿐 행동하는 지도자가 아니었다고 실망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얀센은 김남용에게 귀에 확 들어오는 언급을 했다. 얀센은 자신이 평소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룬데스타드 노벨연구소장과 협조하여 노벨연구소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룬데스타드를 만나서 기회가 되면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설명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얀센에 의하면 룬데스타드가 자신에게 가끔씩 한반도 문제에 관한 자문을 구해 온다는 것이었다. 김남용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었다.
얀센이 룬데스타드에 전달한 비디오테이프
얀센이 전달해 준 비디오는 국정홍보처의 홍보영상을 그대로 방영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어서 오랜 기간 투옥과 고문‧암살 위험 등 수많은 박해를 받아 온 정치인 김대중의 일생을 소개한 후 현재 김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 햇볕정책이 어떻게 한반도에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김남용이 얀센에게 제공한 적이 있는 남북정상회담의 분석과 전망에 관한 11페이지짜리 영문 자료가 비디오의 주요 내용이 되었다.
비디오의 마지막 부분에서 얀센은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동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반도에 평화로운 화해를 가져온 사람에게 노벨평화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매우 놀라게 될 것”이라는 코멘트로 영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김남용은 2000년 9월8일 오슬로 시내의 한 식당에서 다시 얀센을 만났다. 얀센은 이 자리에서 김남용에게 자신이 김대중의 노벨상 수상을 위해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슬쩍 내비쳤다. 얀센은 자신이 최근 노르웨이의 어느 위원회로부터 한국의 인권 상황과 그 개선 현황에 관한 자문을 의뢰받았다고 하면서 김남용에게 한국의 인권 현황과 개선 상황을 설명하는 자료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얀센, 노벨위원회 자문… 노벨상이 사정권 안으로
얀센은 그 위원회라는 곳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면서, 자신은 위원회의 자문에 성실하게 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 측으로부터 몇 가지 궁금한 사항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요청을 받고 김남용은 얀센에게 우리의 인권 개선 현황을 제3자에게 제대로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특정 인권침해 사례를 확대 해석하여 일반화하는 것을 지양해야 하고, 동시에 제도적 측면‧행정 관행적 측면과 인권업무 종사자들의 인식 측면 등과 함께 국정 최고 책임자의 인권 개선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의지를 다면적으로 접근하고 분석한 후 전달해 주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얀센은 한국의 인권 상황을 여타 국가들과 평면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다각적인 측면에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면서 자신으로서는 국가 지도자의 인권에 대한 인식과 철학 및 집행 의지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기 때문에 김 대통령의 취임 이후 역대 정부와 차별되는 인권 개선 내용이 있을 경우 중점적으로 지원해 주기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얀센의 예상치 못한 요청을 받은 김남용은 즉시 본부에 최근 작성한 인권 개선 관련 영문 자료를 하달해 줄 것을 건의했다. 김남용으로서는 오래도록 불감청(不敢請)이지만 고소원(固所願)해 오던 순간이 온 것이었다. 그로서는 그동안 공들여 작업해 왔던 노벨상이 이제 사정권에 들어왔음을 실감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김기삼 변호사의 블로그(https://niswhistleblower.tistory.com/)를 방문하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김기삼
△서울대 법대 졸업
△펜 스테이트 디킨슨 법대 비교법학(LLM) 석사 졸업
△국가정보원 8년 근무
△2003년 미국 망명
△2011년 망명 확정
△(현) 미국 뉴욕주 변호사
도널드 커크 Donald Kirk
△미 프린스턴 대학 졸업
△197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시카고 트리뷴지(Chicago Tribune)·프랑스 파리의 IHT(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를 비롯해 50년간 한반도 문제 전문 최고령 현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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