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제주항공… LCC 재편 속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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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에 통합 LCC 출범… 에어부산·진에어 ‘폭풍성장’
통합 LCC 출범 대비 M&A 가능성 열어뒀지만… 참사로 성장 동력 ‘스톱’
과점 노선 배분에서도 불리한 위치… 운항 정지 등 리스크도 남아 있어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7 13:11:07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열흘째인 7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 눈이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제주항공이 사면초가의 상황을 맞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도 재편되는 상황이지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면서다.

7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기준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국제선 여객 수의 합은 998만3381명으로 10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양사의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통합한 ‘통합 LCC’가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에어서울을 제외한 국제선 여객 수만 해도 올해 10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1~11월 기준 168만1222명의 여객 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여객 수 합은 788만1298명이었으나, 200만 명 이상 양사를 이용한 여객 수가 크게 늘었다.

반면 제주항공은 이에 못 미치는 781만4763명의 여객 수를 지난해 1~11월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11월(767만1004명)보다는 높은 여객 실적이지만, 진에어·에어부산 등 통합 LCC에 포함되는 항공사보다는 여객 수 증가가 가파르진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LCC 1위 자리를 두고 통합 LCC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통합 LCC 소속 항공사들이 괄목할 성장을 이룬 가운데 제주항공은 여객기 참사로 성장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통합 LCC 출범에 대비해 M&A 등 외연 확대를 통해 대비한다는 분위기를 내비쳤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지난해 7월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며 M&A에 대해 열려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참사로 탑승권 예약 취소가 6만8000여건 이상 몰리고, 3월까지 운항량을 1900편가량 줄이기로 하는 등 외연 확대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으로 점유율 50%가 넘는 노선을 정부가 LCC에 먼저 배분하기로 한 상황에서도 제주항공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노선 배분에 있어 항공사를 평가하는데 이 중 가장 높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안전성(35점)이다. 안정성 평가는 최근 3년 사이 항공기 사고 등을 평가하기 때문에 참사가 있었던 만큼 제주항공이 유리한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항공 참사의 책임 소재가 제주항공에 있다는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되는 상황엔 더욱 최악을 맞이하게 된다. 항공법에 따르면 항공사의 고의나 중대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망자·재산상 손실 등을 따져 운항 정지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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