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트럼프 2기 출범, 안보·경제 급변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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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자동차·전기차 보조금 폐지나 수정 전망
방위비 증액, 북·미 대화에 한미동맹 균열 우려
정부·기업, ‘관세 폭탄’에 수출 충격 최소화 시급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21 00:02: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했다.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현을 목적으로 재집권한 트럼프 2기에 우리나라 외교·안보 및 경제 등 모든 분야의 상황이 급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관세 폭탄’ ‘불법이민 단속’ 등 100건 안팎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강한 정책 드라이브를 걸었다. 트럼프가 서명할 정책 중 하나가 ‘보편관세 부과’로서 우리나라 수출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보편관세가 현실화되면 우리 통상정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관세 10%, 중국에 관세 60%를 부과할 경우 우리 수출이 9.3%까지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미국이 보편관세 20%와 대 중국 관세 60%를 부과할 때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최대 448억 달러(약 65조 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할 정도다.

대한민국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율이 98.6%에 이를 정도로 우리 경제에 수출 기여도는 절대적인 것이다. 이 가운데 중국이 20%, 미국이 18%로서 미·중은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다.

이런 현실이기에 ‘트럼프 파고’가 위협적이다. 반도체·자동차 같은 산업 분야는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제정한 반도체지원법(칩스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혜택을 노리고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를 폐기 혹은 수정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정책 변화에 긴밀히 대응해야 한다.

미 정부는 자국에서 제조한 전기차에 차량 당 보조금 7500 달러를 세액공제 형태로 지급한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은 약속을 믿고 미국에 공장을 지었는데 보조금을 없애겠다고 하니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 보조금 폐지를 반도체로 확대하고 10∼20%의 보편관세까지 물릴 경우 반도체와 자동차·배터리산업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0%·16%에 달하는 한국으로서는 경제적으로 여간 큰 타격이 아닐 것이다.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대북 억지력이라는 대전제도 흔들릴 수 있다. 당장 관심사는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이다. 한·미는 미 대선을 앞두고 협상을 서둘러 2026∼30년 적용되는 제12차 SMA에 작년 10월 합의했다. 2026년 한국이 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 대비 8.3% 인상한 1조5192억 원으로 하고, 이후 인상률은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동시켜 정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인 2019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당시 기존 금액의 6배 규모인 연간 50억 달러의 무리한 요구를 한 전례가 있다. 방위비 문제는 주한미군 철수·감축 이슈와 맞물려 돌아갈 수도 있다.

또한 트럼프가 개선된 북·러 관계를 배경으로 친 푸틴 성향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를 재개할 의지가 있다는 오도된 시그널을 보낼 수도 있다. 자칫 한국만 북한 핵 위협에 노출된 채 남겨지는 상황으로 이어져 한·미 간 대북 공조에 균열이 생기고, 동맹의 근간까지 흔들리는 최악의 국면이 펼쳐질 위험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물론 트럼프 2기에 기대도 작지 않다. 미국의 대 중국 견제 심화로 중국 상품과 경쟁하는 우리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 강점을 내세워 철저하게 준비하면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 있다는 의견들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트럼프 2기에 더욱 거세질 안보·경제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고 국익을 제고할 정책 역량에 집중하길 당부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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