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투표제·이사 수 상한 통과… 고려아연 판정승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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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주총회부터 3%룰 적용… 3월 정기주주총회도 고려아연 우위
영풍 법적 대응 예정… 집중투표제 무효 가처분 신청 예상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23 19:15:41

23일 오전 9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는 지연과 파행이 반복되며 오후 4시30분경에야 첫 안건이 올라 왔다. 주주총회가 끝없이 지연되면서 고려아연 주주총회 현장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특히 순환출자 구조에 따른 영풍 의결권 제한에 대한 영풍·MBK측 반발이 컸다.

이성훈 영풍 대리인은 영풍 측의 의결권 제한에 대해 “단 2시간 만의 법률 검토만 거치고 최대 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갑작스러운 의결권 제한은 주주와 시장을 우롱하는 행위다”고 말했다.

반면에 고려아연 측은 출석 주식의 권한 상당수가 의장에게 있고 판례상 법원도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두고 표결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표결이 취소되면서 1안인 집중투표제에 대한 표결에 들어갔다.

주주총회 지연의 주요 원인이었던 출식 주식수 집계 결과 총 참석 주식 수는 901만6432주였으며 일반주 4750주는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표결을 진행했다.

집중투표제 표결 결과 찬성 76.4%(689만6228주)에 반대가 22.9%(206만7465주)였으며 기권이 0.6%(5만2748주)로 집중투표제 안건이 통과됐다. 다만 21일 법원이 집중투표제 금지 가처분을 인용했기 때문에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도입되지 않는다.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면 주주별 최대 3%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지분이 3% 아래로 나눠져 있지만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소수 법인이 다수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최 회장 측에 더 유리한 방식이다.

3월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시점에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될 경우 기존 이사진의 재선임 또는 신임 과정에서 최 회장 측 인사를 선임하는 것이 더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진행된 표결에서 이사 수를 최대 19명으로 제한하는 안 또한 통과됐다. 찬성이 73.2%였으며 반대는 26.4%고 기권은 0.6%였다.

영풍·MBK 측의 전략이 기존 고려아연 이사진 13명보다 많은 14명의 신임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하는 것인 만큼 이사 수 상한으로 이번 임시주주총회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승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영풍 측 의결권 제한에 대한 논란이 있고 영풍이 법적 대응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만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다시 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특히 집중투표제의 경우 21일에도 법원이 무효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한편 고려아연 경영진은 오후 2시 서울 용산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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