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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절에는 ‘어거지’란 말...'))
초등학교(당시에는 국민학교라고 했다) 시절에는 ‘어거지’란 말을 참 많이 했다. 친구들에게 “야, 어거지 부리지 마!”라고 했었다. 하지만 이 단어는 표준어가 아니다. 사전에는 ‘억지’의 비표준어라고 나와 있다. 그렇다면 억지는 무슨 말일까.
사전에 의하면 ‘생각이나 주장을 무리하게 내세우거나, 잘 안 될 일이나 해서는 안 될 일을 기어이 해 내려는 고집’이라는 뜻이다.
‘억지춘향’이라는 말이 있다. 사리에 맞지 않아 될 성 싶지 않은 것을 억지로 할 때 쓰는 말이다. 순리로 춘향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데, 억지로 수청들게 하려고 핍박하는 변 사또와 관련하여 나온 말이다. 예문을 보자.
“태호가 또 구분고분히 말을 듣지 않고 억지를 부리는군.”
“삼순이는 억지스러운 주장을 되풀이했다.”
와 같이 쓴다. 아직도 친구들을 보면 ‘억지’를 ‘어거지’라고 하는 사람이 참 많다. 오호, 애재라!
중부대 한국어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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