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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혜련 의원 계란 투척 사건’으로 헌법재판소 정문 앞을 20여 일간 지킨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은 순식간 경찰에 의해 일망타진됐다. 겹겹이 차 벽과 함께 헌재 정문으로 가는 길목에는 2겹의 경찰 펜스와 방호벽이 세워졌다. 기동대원들이 이곳을 지키고 일반인들의 통행을 원천 봉쇄하고 있는 모습이다. 게릴라전술로 몰아닥친 민주당 의원들로 인해 순식간 벌어진 자작극 논란 ‘계란 테러’에 대한민국 시민이라면 응당 보장받아야 할 1인 시위권마저 봉쇄되어 버린 셈이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골목으로 통하는 안국역 3번 출구 일대는 경찰차 벽으로 원천 봉쇄됐다. 20일 오후부터 본격 설치되기 시작한 방호벽·경찰 펜스로 도보 통행이 엄격하게 금지됐다. 이날 오전 기준 이곳을 지나 헌법재판소 정문 앞까지 진입할 수 있는 이들은 △여·야당 당직자 △국민의힘 변호인단 출입증 소지자 △헌법재판소 직원증(출입증) 보유자 △기자증 보유자이다.
20일 오전까지 국민변호인단은 이곳에서 실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했으며 자유 우파 진영은 기자회견을 했으나 경찰에 의해 철거당했다. 최근 단식자들을 위해 설치된 천막 내 20여 명의 인원만이 침묵 속 평화시위를 지속하고 있었다. 1인 시위자 및 릴레이 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원내·원외 위원·의원과 국민변호인단 운영진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헌재 앞에도 차 벽이 세워져서 헌재 정문 앞에서 직원과 재판관을 대상으로 하던 1인 피켓 시위마저도 완전히 금지된 상황이다. 기자가 체류한 두 시간 정도, 큰 소리가 나면 변호인단 관계자들은 이들을 만류하며 “경찰들이 감시하고 있다” “큰 소리가 나면 천막마저 치워질 수 있다”라고 했다. 헌재 앞의 차 벽을 3m 간격으로 지키고 있는 기동대원들은 조그만 소란만 있어도 정보관과 함께 찾아와 이들을 삼엄한 분위기로 지켜봤고, 변호인단은 “별일 아니다”라며 경찰관을 다독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심판 하루를 앞두고 ‘진공상태’나 다름 없어진 헌재 앞을 두고 국민의힘 탄핵반대원외당협위원장모임(탄반모) 소속 위원장들도 경찰을 비판했다. 탄반모는 20일 넘게 2시간 간격으로 릴레이 시위를 하며 이곳을 순차대로 지켜왔다.
A위원장은 “(집회 장소까지) 들어오는데, 재선 의원 출신 현직 당협위원장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 인솔자가 나와야만 출입을 허용해 주더라”라며 “여당 정치인을 북한 간첩만도 못한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혀를 찼다. 그는 “민의를 위한 공무(릴레이시위)를 처리하는데도 이 정도인데, 일반 시민에게는 얼마나 더하겠느냐”라고 했다.
B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나오면 경찰들이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더라”며 “민주당 의원 보좌관들은 헌재에서 방문증까지 따로 받아 통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경찰이 여·야당에 따라 출입 허가에 편파적 진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경찰 관계자는 “누가 누구를 봐준다는 것이냐”며 “그게 가능하지도 않고 가능할 수도 없다”고 손사레를 쳤다.
C 위원장은 “12.3 비상계엄 당일 경찰과 군이 국회 경내와 경외에 투입됐다고 하지만 누구도 출입에 제한 받지 않았다”며 “한남동 부터 헌재 앞 까지 경찰은 개미 한 마리도 못 지나가게하겠다며 도보 통제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 수뇌부와 결탁 의혹으로 이를 이끌고 있다고 주목 받는 야당이 내란 공모와 내란 주동을 어떻게 입에 올릴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이 같은 상황변화의 배경에는 ‘백 의원 경찰 테러 사건’이 있다. 민주당 원내부대표던 10여 명은 오전 20일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당장 파면하라” 구호를 외치던 도중 주변에서 던진 날계란이 백 의원 얼굴에 직격했다.
백 의원은 “누가 던졌나. 잡아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어선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사건 직후 관할인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을 찾아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헌재 정문 옆 천막 철거를 요청했다.
당시 20일 넘게 현장을 지켜 온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 지지자 및 경찰 간 유착 의혹이 확산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들은 막무가내식이었다. 핵심은 △갑자기 등장한 날계란과 이를 백 의원에게 투척한 이가 ‘윤석열 탄핵 파면’ 피켓을 든 민주당 측 지지자였다는 점 △비가 내리지 않는데도 경찰들이 민주당 의원들이 시위하기에 앞서 대형 우산을 펼쳐 들었다는 점 △백 의원이 왼쪽에서 계란을 맞자마자 오른쪽을 가리키며 예정된 듯한 제스쳐로 범인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는 점 등이다.
관할 종로경찰서는 21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백 의원이 날계란을 맞은 사건과 관련해 수사 전담팀을 편성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나 이날까지 범인을 잡지 못한 상황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체증하고 있는 경찰이 수백에 유튜브에까지 잡힌 범인을 지금도 못 잡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경찰의 ‘봐주기 수사’를 의심하고 있다.
한편, 3번 출구의 출입 봉쇄 펜스 앞에는 다시금 자유 우파들이 자리를 잡고 1인 시위 및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20일 사건 이후 설치된 경찰 펜스 앞에 당일 설치됐는데, 관계자는 “이 길목을 우리가 지켜주지 않으면 좌파들이 자리를 차지하여 안에 단식농성을 하는 이들을 위협한다”며 “그들을 지켜주기 위해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좌파들이 위협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집회를 하고 우파 지지자들을 위협해도 경찰은 바라보는 것을 넘어 보호해주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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