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직접 대화” vs “오만 중재의 간접 접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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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매우 큰 회담… 성공적이지 않다면 이란에 큰 위험”
관영 누르뉴스 “‘직접 대화’ 발언 계속은 심리전일 수도”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08 17:30:41

▲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서신을 보낸 사실을 소개하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이란과의 대화를 제안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란의 직접 대화’를 자신했다. 이란 혁명 이래 이란과 미국 사이엔 오만 등 중재자가 방을 오가며 양측 의견을 전달하는 형식의 접촉밖에 없어 직접 대면 회담이 이뤄진다면 획기적인 일이다. 7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방미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며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트럼프는 이란과의 대화가 “토요일(12일) 계속될 것이다. 매우 큰 회담이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겠다”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심지어 트럼프는 “거의 최고위급” 회담임에 주목하며 “아마도” 이란과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미국과 이란간의) 합의가 더 바람직하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트럼프는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서신을 보낸 사실을 소개하며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대화를 제안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2018년 첫 임기 시절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시 체결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이란의 위협을 완전히 차단 못한 채 경제적 보상만 제공한다며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했다.

‘회담이 실패할 경우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 파괴를 위한 군사행동 준비가 돼 있느냐’ 묻자 트럼프는 “만약 대화가 성공적이지 않다면 이란은 큰 위험에 처하리라 본다”며 경고성 메지지로 답변을 대신했다. 이어 “복잡한 공식이 아니다.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그게 전부다. 대화가 성공적이지 않다면 그날은 이란에 매우 나쁜 날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해 거듭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다만 트럼프 발언 직후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엑스(X·옛 트위터) 글로 12일 협상을 확인하면서 ‘(오만에서의) 고위급 간접 협상’임을 짚었다. 전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을 향해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길 원한다”고 말한 상태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산하 누르뉴스에선 트럼프의 ‘직접 협상’ 발언을 심리전의 일환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앞서 이란의 한 관리는 로이터에 “간접 대화를 통해 이란과의 정치적 해결책에 대한 미국의 진지함을 판단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핵협상을 이웃국가 오만을 통해 진행하자는 게 이란 입장이라는 보도가 있었음에도 트럼프는 아랑곳없이 직접 협상을 언급한 셈이다. 트럼프가 며칠 내로 이란과 ‘직접 협상’을 언급할 때부터 이란은 인접국 오만을 중간에 낀 ‘간접 협상’ 형식이라며 반박했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탐탁지 않게 여겨온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외교를 통해 리비아식으로 이란 핵보유 저지가 실현되면 좋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2003∼2005년 리비아의 핵포기를 일컫는 것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져 핵보유를 추진하는 국가들이 질색하는 사례다. 트럼프 1기 때 강경파인 존 볼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도 리비아식을 전제로 한 대북 접근을 주장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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