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점검 대행업체 도입 실태조사 나선 국토부… 입주 전 분쟁 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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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자·시공사·대행업체 간 갈등 해소 필요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10 14:48:28

국토교통부가 신축 아파트 하자점검 대행업체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최근 입주 전 하자점검을 전문 업체에 의뢰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입주예정자와 시공사 간 갈등이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행업체는 법적 제도권 밖에서 운영되고 있어 자격기준이나 관리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실태조사를 통해 제도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10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전날 ‘신축아파트 사전방문 하자점검 대행 관련 실태조사를 통한 제도개선 방안 연구’ 용역의 사전공고를 마쳤다. 연구 기간은 6개월이며 사전방문과 대행업체의 운영 현황·시장 규모·소비자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도출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제도화의 필요성과 정책 방향을 설정할 예정이다.

하자점검 대행업체는 열화상 카메라·공기질 측정기·레이저 수평기 등 전문 장비를 이용해 육안으로 놓치기 쉬운 하자까지 점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통 3.3㎡(평)당 1만 원 수준의 비용이 들며 전용면적 84㎡ 아파트 기준으로 약 30만 원대 비용이 발생한다. 입주예정자들이 단체로 대행업체를 공동 구매하는 사례도 많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양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해 강원도 춘천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는 시공사가 사전점검 당시 “입주예정자 본인 및 직계가족 외 제3자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공지해 논란이 됐다. 하자점검 대행업체의 출입을 막은 것이다. 시공사 측은 “외부인이 하자를 무분별하게 찾아내면 A/S 책임이 모호해진다”고 해명했지만 입주예정자들은 “하자 은폐를 위한 조치 아니냐”며 반발했다.

경기도 평택에서는 대행업체 점검을 받은 가구에 대해 입주 후 3일간만 하자접수를 받겠다는 방침이 통보되면서 문제가 됐다. 해당 아파트 시공사는 “입주 전 대행업체 점검으로 하자가 모두 파악됐다고 보고 이후 발생하는 문제는 일반적인 생활 손상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혀 입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이처럼 시공사와 대행업체 및 입주예정자 간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분쟁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토부 산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하심위)에 따르면 작년 하자심사 건수 1774건 중 78.9%인 1399건이 실제 하자로 판정됐다. 2020년 49.6%였던 하자 판정 비율은 2023년 75%까지 증가해 하자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현재 하자점검 대행업체는 별도의 등록 기준이나 전문 자격 요건 없이 누구나 창업이 가능하다. 일부 업체는 과도한 점검을 통해 실질적 하자가 아닌 항목까지 문제 삼아 시공사와 마찰을 빚거나 부실 점검으로 소비자 불만을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국토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업체 등록현황 △전문 인력·장비 보유 여부 △서비스 절차 △하자점검 비용 △소비자 만족도 등 실태를 면밀히 파악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제도화가 목적이 아니라 분쟁 해소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기준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앞서 작년 9월 ‘생활편의 서비스 개선방안’을 통해 사전점검 시 입주예정자가 하자 전문가를 동반할 수 있도록 명확히 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행 주택법에는 방문 주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자격기준 설정·분쟁조정 방안·서비스 가이드라인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제도 정비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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