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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뱅청바지 신화의 주역으로 불리는 권종열 회장의 행보가 최근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은 그의 아들들이 10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도록 단기차입금 명목으로 자금을 빌려줬다. 이들 기업은 여기에 더해 거액의 은행 차입금으로 땅을 매입했다. 사진은 뱅뱅그룹 본사 ⓒ스카이데일리
뱅뱅청바지 신화 권종열 회장 “과도한 자식 사랑 행보 아니냐” 논란
최근 우리나라에 ‘청바지 문화’를 일군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뱅뱅어패럴의 창업주 권종열 회장을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어 업계의 우려가 높다. 뱅뱅이 2000년대 이후 그 위세가 한 풀 꺾인 상황에서 권 회장에 대한 부정적은 여론은 자칫 뱅뱅의 브랜드 이미지 신뢰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및 패션업계,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권 회장의 세 아들들은 절대 지분율을 보유한 기업들 명의로 적지 않은 부동산을 사들였다. 그런데 이들 기업들은 해당 토지를 획득할 당시 대부분 자신의 돈을 들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이 땅을 획득하는 과정은 유사했다. 권 회장은 그의 아들들이 10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단기차입금 명목으로 자금을 빌려줬다.
이들 기업은 또 은행 차입금으로 땅을 매입했다. 최초 땅 매입 당시 권 회장 아들 소유 기업이 들인 돈은 전무했거나 미비한 수준에 그쳤다. 이에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권 회장 자녀 소유의 기업들은 권 회장의 상당한 돈으로 땅을 산 것과 다름없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말들이 나돌았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업계의 평판들이 사실이라면 이 또한 ‘꼼수 승계의 한 방편’과 다름없다”며 “최근 국내 기업들의 경영 승계 과정에서 각종 꼼수가 많아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권종열 회장 또한 그 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장남, 자신의 기업 통해 부동산 매입 후 자신 포함 父子 100% 주주기업에 팔아
▲ 권 회장의 장남인 권성윤 뱅뱅어패럴 사장은 부친의 자금을 통해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일부 빚을 정리하고 해당 토지를 다시 획득한 것과 다름 없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뱅뱅프라자 내부 전경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 및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권 회장의 장남인 권성윤 뱅뱅어패럴 사장은 섬유제품 판매 및 무역대리업, 창고업 등을 영위하는 디씨티와이의 지분 99.86%를 갖고 있다. 사실상 이 정도의 지분율이면 개인 기업과도 다름없다고 보는 게 재계의 통설이다.
디씨티와이는 지난 2006년 경기도 화성시 인근에 2만2007㎡(약 6657.1평) 규모의 땅을 51억원에 매입했다. 전체 금액 가운데 약 64.7%인 33억원은 토지를 담보로 은행에서 빌렸다. 디씨티와이는 이듬해인 2007년 약 70억원을 들여 창고를 지었다.
창고 건설에 들어간 비용 또한 대부분 단기차입금 형식으로 은행에서 빌린 돈이었다. 이에 디씨티와이의 단기차입금은 2006년 47억원에서 2007년 117억원으로 약 70억원 증가했다. 이는 창고 건설에 투입된 돈과 엇비슷한 규모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2012년 디씨티와이는 적지 않은 은행 돈으로 마련한 토지와 창고를 아이에프오상사에 매각했다. 아이에프오상사는 권종열 회장이 52%, 권성윤 사장이 48%의 지분을 각각 보유한 기업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비난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아이에프오상사가 디씨티와이로부터 부동산을 매입한 재원이 사실상 권 회장의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주장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이에프오상사는 디씨티와이 소유 부동산을 총 130억원에 매입했는데, 이 가운데 96억원은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렸다. 동시에 34억원을 단기차입금 명목으로 다른 곳으로부터 조달했지만 차입처가 어딘지에 대해서는 금감원 공시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회계 전문가는 “이 단기차입금이 사실상 부동산 매입을 위한 다른 ‘종잣돈’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듬해 아이에프오상사의 단기차입금은 3억3500만원 증가한 38억여원에 달했는데, 이는 모두 권종열 회장에게 빌린 것으로 공시됐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빌려준 38억원이 부동산 매입을 위한 ‘종잣돈’과 다름 없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결국엔 권 회장이 땅을 사는데 상당한 기여를 한 셈”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부동산 전문가는 “결국 디씨티와이는 부채를 통해 산 부동산을 아이에프오상사에 매각해 빚 청산은 물론 약 10억원의 시세차익도 얻었다”며 “토지를 매입한 아이에프오상사는 대출을 빼면 권 회장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부동산을 획득한 것과 다름 없는데, 두 기업의 지분구조 상 권성윤 사장은 아버지 돈을 통해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일부 빚을 정리하고 해당 토지를 다시 획득한 것과 다름 없다”고 말했다.
권 회장 삼남 기업, 부동산 저가매입 논란에 매출 전액 내부거래로 올려
권 회장은 삼남인 권성환 씨가 지분의 100%를 보유한 뱅뱅비앤지에도 유사한 방법으로 땅을 사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더욱이 뱅뱅비앤지에 토지를 매각한 인물이 다름 아닌 권 회장인 것으로 밝혀져 비난 여론이 일었다. 업계에서는 “본인 소유의 땅을 파는 거래 상대방에게 땅 매입 자금을 빌려준 셈”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금융감독원 및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뱅뱅비앤지는 지난 2007년 경기도 여주 일대에 위치한 권 회장 소유의 땅을 각각 분할해 매입하기 시작해 2009년 매입을 완료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뱅뱅비앤지가 매입한 토지 규모는 총 2만9900㎡(약 9044.8평)으로, 매입가는 총 5억원 가량이다. 이 과정에서도 약간의 잡음이 나왔다. 2009년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기말 장부가액)는 약 29억여원에 달한다는 점을 이유로 업계에서는 “아들 회사에 토지를 싸게 매각한 것 아니냐”는 토지 저가 판매 의혹이 일었다.
뱅뱅비앤지는 토지 매입 후 약 140억원을 들여 창고를 건설했다. 창고 건설에 들어간 자금은 대부분 ‘빚’으로 추정됐다. 2009년 말 기준 뱅뱅비앤지는 주임종차입금 명목으로 권 회장으로부터 28억원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뱅뱅비앤지가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돈도 2008~2009년 말 기준 87억원에 달했다.
권 회장은 권 사장 소유의 뱅뱅비앤지에 대해 또 다른 방식으로도 애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뱅뱅비앤지는 매출액 전부에 가까운 금액을 내부거래로 발생시켰다. 이는 “권 회장이 주변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막내 아들 챙기기에 바쁘다”는 비아냥이 나왔던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로 뱅뱅비앤지는 서비스 물류센터 창고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를 통해 올린 수입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매출은 뱅뱅어패럴에서 받은 수입수수료가 차지했다. 최근 2년간 뱅뱅비앤지가 뱅뱅어패럴에서 받은 수입수수료는 각각 2012년 59억원, 2013년 54억원 등이었다. 이는 같은해 전체 매출액의 각각 82%, 100%에 달하는 수치다.
세 아들 기업, 강남빌딩 은행·부친 자금 매입 후 감사보고서 ‘허위기재’ 논란
▲ 권 회장의 세 아들들이 지분의 30%씩을 보유한 야드엘어패럴은 지난 2010년 강남에 한 빌딩을 매입했지만 지난 2012년 감사보고서에는 보유 부동산을 달리 적어 감사보고서를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은 뱅뱅프라자 전경 ⓒ스카이데일리
권 회장의 세 아들들이 지분의 30%씩을 보유한 야드엘어패럴 또한 권 회장으로부터 나온 자금으로 빌딩을 매입해 현재까지 갖고 있다.
금융감독원 및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야드엘어패럴은 지난 2010년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빌딩을 120억원에 매입했다. 야드엘어패럴은 매입 대금 120억원 중 80억원을 은행 담보로 대출했다. 40억원은 주임종단기채무로 권 회장으로부터 빌렸다.
야드엘어패럴이 보유한 건물은 뱅뱅본사가 위치한 뱅뱅사거리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장부가액 가치는 약 124억원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강남’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실제 호가는 더욱 비쌀 것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의 설명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런 가운데 야드엘어패럴을 둘러싼 새로운 논란도 불거져 나왔다. 지난 2010년 이 빌딩을 매입했지만 지난 2012년 감사보고서에는 보유 부동산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앞서 2011년과 2013년 감사보고서에 보유 토지 현황에 나타난 주소는 ‘강남구 도곡동’으로 표기돼 있지만 2012년 감사보고서에는 ‘경기도 여주시 하거동’으로 표기돼 있었다. 그 외 토지의 장부가액이나 공시지가는 다른 해와 거의 일치했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감사보고서에 주소를 허위로 작성한 것은 명백히 ‘공시위반’이다”며 “이는 해당 부동산을 숨기려는 의도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감사보고서를 감독하는 금감원도 ‘날림 검토’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련의 의혹들과 관련, 뱅뱅어패럴 관리부 김명필 과장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안들에 대해 회사가 굳이 언론에 밝힐 필요가 있느냐”며 사실상 답변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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