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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억제’ 최우선, 주한미군 감축론 재점화… 동북아 전략 변화 예고

“북한 방어 넘어선 전략적 유연성”
美, 주한미군 재배치 검토 시사
‘북한 억지’에서 ‘중국 억제’로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31 13:07:50

▲ 미국 언론이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23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 패트리엇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평택=연합뉴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억제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다시 수면 위로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를 노리는 가운데, 그의 국방정책 라인을 중심으로 한미 연합 방위의 틀을 넘어선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발언들이 잇따르면서, 한반도 내 미군 주둔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31일 복수 외신 보도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29일(현지시간),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과 함께 아시아 안보회의인 샹그릴라 대화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미 고위 국방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중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한국 주둔 미군 병력 일부를 감축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방부의 한 고위 당국자도 연합뉴스와의 기내 질의응답에서 “중국 억제가 우리의 우선순위”라며 “한반도 내 주한미군 태세 조정은 한국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할 필수적 과제”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를 전통적인 ‘북한 억지’에서 탈피해,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부로 확대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국방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이 주한미군 약 4,500명을 괌 등지로 이전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던 보도를 하루만인 23일 공개 부인했는데, 다시금 고위 국방 당국자들이 ‘전략적 유연성 확보’와 ‘중국 억제’를 강조하며 병력 조정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감축 검토 자체가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풀이가 나오는 이유다.

15일,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 육군협회 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주한미군은 북한에 대한 억지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으로서 다양한 역내 작전과 활동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반도 외 작전 투입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보 필요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아울러 주한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1950년대 이후 북한의 남침 위협을 억제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우크라이나, 대만 등 글로벌 지정학 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은 기존의 병력 배치 원칙을 수정하려는 조짐을 보여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첫 임기 내내 '동맹국 방위비 분담 증액'을 압박하는 동시에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공식·비공식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이번 보도는 그런 정책 기조가 향후 트럼프 집권 재개 시 다시금 본격화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핵심은 ‘병력 수의 단순 축소’보다는 주한미군의 작전 범위 확대, 즉 전략적 유연성 확보에 있다. 이미 미군은 오키나와, 괌, 호주, 필리핀 등에서 중국 견제용 전력 재배치를 추진 중으로 주한미군도 이 ‘동적 병력운용’ 개념의 일부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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