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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의약품 줄줄이 철수… 이중약가제 실효성 논란

제네릭 등장과 함께 오리지널 약값 인하
국가 필수 약도 떠난다…제도 개선 시급
개선 목소리 높지만 현실은 제자리걸음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02 11:19:02

유방암·당뇨병·파킨슨병 치료에 사용되던 오리지널 의약품이 국내 시장에서 잇따라 철수하고 있다. 정부가 신약 접근성을 강화하겠다며 도입한 이중약가제도가 오히려 오리지널 제품의 생존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유방암 치료제 파슬로덱스(성분명 풀베스트란트)는 제네릭 출시 이후 약가 인하가 예정돼 국내 공급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피슬로덱스는 2007년부터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 및 HER2 음성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이 대상이다. 2019년 급여로도 인정됐고 지난해 12월에는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령의 ‘풀베트주’ 한국코러스의 ‘엘브라칸주’ 등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이중약가제 적용이 해제되면서 약가는 절반 수준까지 인하될 전망이다. 공급사인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약가 가산 연장을 위한 재평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중약가제도는 환급형 위험부담제 방식을 써 일부 항암제 희귀질환치료제에 한정 적용하고 있다. 약가 공개로 인한 해외 참조 가격의 하락을 막으면서 국내 환자에게는 환급을 통해 실질적인 치료 접근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특허 만료 후 제네릭이 출시되면 약가가 자동으로 공개되면서 이중약가제 적용이 종료되고, 약가도 급격히 하락한다. 이 과정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은 가격 경쟁력을 잃고 철수를 결정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는 “약가 인하와 이중약가제 해제가 동시에 발생하면 국내 공급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며 “결국 환자는 오리지널 치료제를 잃게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단발성 사례가 아니다. 항당뇨제 ‘포시가’ 면역치료제 ‘오테즐라’ 파킨슨병 치료제 ‘미라펙스서방정’과 ‘마도파정’도 모두 국내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급여 등재 실패 제네릭과의 가격경쟁 반복적인 약가 인하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특히 ‘오테즐라’는 오리지널 의약품임에도 불구하고 제네릭이 먼저 보험 등재에 성공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벌어진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이중약가제는 국내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지만 오히려 오리지널 제품이 시장에서 사라지는 도구가 되고 있다”면서 “특히 제네릭 출시 초기에는 시장 점유율이 낮기 때문에 일정 기간 오리지널에 대한 약가 가산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3월부터 국내 개발 신약을 대상으로 이중약가제 적용이 가능하도록 일부 기준을 개정했다. 혁신형 제약기업, 신속심사 허가, 국내 임상 수행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 환급형 위험분담제(RSA)와 유사한 방식으로 약가 가산을 인정하는 내용이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관계자는 “제도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현장 반응과 효과를 모니터링하며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이러한 개선안이 현장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해결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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