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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회 을지국무회의와 제37회 정례 국무회의를 잇따라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방송법·양곡관리법·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을 포함한 법률안을 공포 의결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안보와 민생을 동시에 언급했다. 그는 “국가의 제1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진짜 유능한 안보는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유지하면서도 긴장을 낮추는 발걸음을 꾸준히 내딛는 것이 안보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민생을 살피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날 의결된 법안들이 “국민 삶의 안정과 안전망 확충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안건은 모두 41건으로, 법률공포안 15건과 대통령령안 9건, 일반안건 17건이 포함됐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여당이 주도적으로 통과시켰으나 윤 전 대통령이 잇따라 거부권을 행사했던 3개 법안이다. 윤 전 대통령이 임기 막바지까지 거부권으로 막아섰던 이른바 ‘3대 쟁점법안’이 정권 교체 두 달여 만에 국무회의를 통과하며 본격 시행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편을 핵심으로 한다. KBS 이사회는 현행 11명에서 15명으로 확대되며, 구성도 국회 교섭단체·시청자위원회·학계·법조계 등으로 다변화된다.
공영방송인 KBS·MBC·EBS·YTN은 사장추천위원회를 두고, 노사 동수로 편성위원회를 꾸리도록 했다. 대부분 규정은 즉시 시행되며, KBS와 YTN은 3개월 내 새 이사회를 출범시켜야 한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수급 조절을 위해 양곡수급관리위원회를 신설하고, 쌀 가격이 기준치 이하로 급락할 경우 정부가 초과 생산분을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했다. 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가격 하락 시 차액을 보전하는 제도를 도입해 농민 소득을 안정시키는 장치를 담았다. 두 법안은 공포 후 1년 뒤부터 시행된다.
이번 공포는 지난 정권의 거부권 정국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 조치다. 윤 전 대통령은 방송법·양곡법·농안법 개정안을 포함해 임기 중 모두 15차례 거부권을 행사하며 여야 간 대치 정국을 장기화시킨 바 있다. 당시 정부·여당은 “과잉 입법”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반대했고, 야당은 “민생 법안 발목잡기”라며 맞섰다.
한편, 이번 국무회의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 연합연습 개시일과 맞물렸다. 이 대통령은 안보 발언에서 연습의 방어적 성격을 강조하며 “철저한 대비와 함께 긴장을 낮추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UFS 훈련을 명분으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발언은 안보와 평화 기조를 동시에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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