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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유명한 시인이 기독교 계통의 단체에서 회장을 맡고 있다가 고령으로 인해 자신보다 조금 젊은 사람에게 회장직을 인계하고 물러났다.
관례대로 ‘증경회장’이라고 했더니 그 시인이 사무총장에게 문자를 넣었다. “‘증경회장’이라는 말보다는 ‘명예회장’으로 해 주세요”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증경’이라는 말은 무엇일까? 사전에 ‘증경(增境)’은 ‘마스카가미를 우리 한자음으로 읽은 이름’이라고 나와 있다. 그러면 회장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증경’의 의미는 무엇인가 알아보자.
우선 한자로는 ‘曾經(일찍 증, 지날 경)’이라고 써야 한다. 아마도 많은 사람이 ‘增敬(더할 증, 공경할 경)’의 의미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전임 회장이나 전 회장으로 해도 충분하다. 오히려 명예회장이라고 했을 때 더 존경의 의미가 담겨 있다. 필자도 ‘명예교수’라는 호칭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 그러한 이유에서다. 전담교수, 석좌교수, 초빙교수, 객원교수 등 다양한 명칭이 있지만 ‘명예교수’가 가장 느낌이 좋다. 명예란 ‘세상에 널리 인정받아 얻은 좋은 평판이나 이름’이다.
‘증경회장’이라는 말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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