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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자율주행 택시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규제 완화와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2일 한국은행의 노진영·김좌겸·엄태균·임춘성 연구원은 ‘자율주행시대, 한국 택시서비스의 위기와 혁신방안’ 보고서에서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한국의 정책적 대응이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조속한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현재 미국과 중국은 구글 웨이모(Waymo), GM 크루즈(Cruise), 중국의 바이두(Baidu)와 위라이드(WeRide)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택시 사업이 상용화에 근접했으나, 한국은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와 기존 택시산업 보호에 치우친 정책으로 투자와 기술 개발이 크게 뒤처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일본의 경우에도 정년퇴직한 택시기사를 자율주행 택시로 대체하는 사업을 시작했다며 이대로 자율주행 택시 논의가 지체될 경우 한국의 자동차가 타 국가의 자율주행 시스템에 맞춰 설계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자율주행 택시의 확산을 위해 ▲택시면허 총량제 유연화 ▲택시운송사업 면허제도 개선 ▲운전자격요건의 재설계 등 핵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운행 지역은 교통 밀도가 낮고 정책 시범이 용이한 지방 중소도시부터 시작해 전국으로 확대하는 단계적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자율주행 택시 상용화에 막대한 초기 투자가 요구된다는 점도 강조됐다. 연구진은 “초기 자율주행 택시의 도입 비용은 기존 택시 대비 약 10배 수준”이라며 “고비용 구조는 자본력이 있는 대형 플랫폼 기업의 진입을 유도하지만, 개인택시 사업자에게는 큰 장벽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율주행 택시가 일반 택시 운전자를 대체할 경우, 기존 종사자의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택시산업이 오랜 기간 정체돼 있어 다른 나라보다 구조적 충격이 클 수 있다”고 지적하며, “고령 개인택시 사업자 중심의 현재 구조에 비춰볼 때 자율주행 도입 전 충격 완화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자율주행 택시 도입과정에서 기존 택시업계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 초기 자율주행 택시의 사업 허가를 기존 개인택시 사업자에게 우선 배분하고 ▲운영 수익의 일부를 기존 종사자에게 배분하는 방식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되면 택시의 본질은 운송에서 승객 경험과 플랫폼 서비스로 전환될 것”이라며 “제도 개선 없이는 한국 자동차가 외국 자율주행 시스템에 맞춰 설계되는 구조적 종속 우려도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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