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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보는 법 바뀐다… 금감원, K-IFRS 1118호 공시 기준 제시
당기순이익은 같아도 영업손익 달라질 수 있어
수익·비용 5개 범주… 경영진 성과지표 공시 강화
이자·배당 현금흐름 분류도 변경… 투명성 제고 흐름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04-14 06:00:00
▲ 앞으로 기업 재무제표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숫자 중 하나인 ‘영업손익’이 지금과 다르게 보일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
 
앞으로 기업 재무제표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숫자 중 하나인 ‘영업손익’이 지금과 다르게 보일 수 있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새 회계기준인 K-IFRS 제1118호가 도입되기 전에 기업들이 어떤 점이 달라지는지 미리 투자자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사전 주석공시 모범사례’를 마련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회계기준이 바뀐 뒤 시장이 갑자기 혼란을 겪지 않도록 미리 예고하자는 취지다. 금감원은 작년 12월 K-IFRS 제1118호가 제정·공표되면서, 기업들이 새 기준 시행 전에 주요 영향을 사전 공시할 필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특히 영업손익은 투자자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기업이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충분히 알려야 한다고 봤다.
 
핵심은 손익계산서를 읽는 방식이 바뀐다는 점이다. 새 기준에서는 손익계산서에 들어가는 모든 수익과 비용을 △영업 △투자 △재무 △법인세 △중단영업의 다섯 가지 범주로 나눠 표시해야 한다. 또 범주별 중간합계를 의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지금은 기업마다 영업손익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소 엇갈릴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보다 통일된 틀 안에서 성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가장 달라지는 사안은 ‘영업손익의 뜻’ 자체가 바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보통 매출에서 매출원가와 판매비·관리비를 뺀 값을 영업손익으로 받아들였지만, 새 기준에서는 투자나 재무 같은 다른 범주에 속하지 않는 나머지 손익이 영업 범주로 묶인다. 이 때문에 당기순이익은 그대로여도 영업손익 숫자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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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지금까지 영업외손익으로 보던 ‘유형자산 처분이익’이나 ‘손상차손’ 일부는 새 기준에서 영업 범주로 들어갈 수 있다. 반대로 현행 영업손익에 포함되던 ‘지분법손익’ 등은 투자 범주로 옮겨질 수 있다. 결국 회사의 실제 이익 규모가 갑자기 바뀌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 분류해 보여줄지가 달라지는 것이다. 금감원이 이번에 기업들에 “왜 영업손익이 달라졌는지 원인을 같이 설명하라”고 주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새 기준은 기업이 자주 쓰는 ‘조정영업이익’이나 ‘조정 EBITDA’ 같은 비회계기준 성과지표도 더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K-IFRS 제1118호는 ‘경영진이 정의한 성과측정치(MPM)’ 공시를 새로 도입한다. 
 
기업이 재무제표 바깥의 IR 자료나 발표 자료에서 별도로 강조해 온 성과지표가 있다면, 앞으로는 그 지표를 왜 쓰는지, 어떻게 계산하는지, 공식 회계 기준상 숫자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주석에서 밝혀야 한다.
 
이 변화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이 보여주고 싶은 숫자와 공식 재무제표 숫자 사이 간격을 더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는 일부 기업이 자체 산식으로 만든 성과지표를 강조해도 투자자가 그 차이를 일일이 따져봐야 했지만, 앞으로는 조정 내역과 법인세 효과, 비지배지분 영향 등도 함께 공시해야 한다. 금감원이 경영진 성과측정치 공시를 강조한 것도 비회계기준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현금흐름표도 바뀐다. 지금까지는 이자 수취, 이자 지급, 배당금 수입 등을 영업활동현금흐름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새 기준에서는 이 같은 항목이 투자활동 또는 재무활동으로 재분류될 수 있다. 간접법에 따른 영업활동현금흐름 산정의 출발점도 당기순이익이 아니라 영업손익으로 바뀐다. 
 
쉽게 말해 현금이 실제로 얼마나 들어오고 나갔는지보다, 그 돈을 어떤 성격의 활동에서 벌거나 썼는지를 더 분명하게 보여주겠다는 방향이다.
 
금감원은 이번 모범사례에서 기업들이 일률적으로 똑같은 문구를 쓰라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업종과 사업구조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각 회사가 실제 분석 수준에 맞춰 예비적 영향 또는 구체적 영향을 설명하라고 안내했다. 아직 검토 단계인 기업은 “영향이 예상된다”는 수준으로, 분석이 끝난 기업은 영업손익이 얼마 늘고 줄며 원인은 무엇인지까지 보다 구체적으로 적시하라는 것이다.
 
특히 투자부동산 운용이나 금융 제공처럼 특정 활동이 회사의 ‘주된 사업’인지에 따라 같은 수익도 영업 범주인지 투자 범주인지가 달라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은 기업들이 단순히 숫자만 바꾸는 데 그치지 말고, 자사 사업구조를 어떻게 판단했는지도 함께 설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결국 새 기준의 핵심은 회계를 더 복잡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같은 회사와 비슷한 회사를 더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표시 체계를 정리하자는 데 있다.
 
금감원은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한국공인회계사회 등 유관기관을 통해 이번 모범사례를 안내하고, 앞으로도 홍보와 교육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새 회계기준이 시장에 안착하면 기업이 실적을 설명하는 방식과 투자자가 재무제표를 읽는 방식도 함께 달라질 전망이다. 
 
투자자 입장에선 앞으로 ‘영업손익이 왜 바뀌었는지’ ‘회사가 따로 강조한 성과지표가 공식 숫자와 어떻게 다른지’를 지금보다 더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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