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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아레나에 가면 지난밤의 화려했던 여흥은 가라앉지 않고 해가 중천에 뜨기까지 이어진다. 1차에서 거나하게 취했던 정신이 다시 말짱해지고, 방전됐던 체력이 솟구치면서 한껏 흥이 오른다. 새로운 밤이 이어지는 것이다. 다른 클럽이 마무리 될 때 아레나는 본격으로 놀 채비를 갖췄다. 지난 해 6월 오픈한 클럽 아레나는 기존 클럽을 아쉬움을 달래 듯 ‘애프터클럽’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며 오픈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며 젊은 남녀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여느 클럽의 피크타임이 밤 11시~오전 1시 사이라면 아레나의 불타는 밤은 새벽 3시에 정점을 찍는다. 일부 클러버(Clubber. 클럽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1차 클럽에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패배자’들의 자리라는 우스갯소리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강남 클럽 옥타곤에 이어 두 번째로 강남 클럽 ‘아레나’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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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클럽 아레나 안에는 클러버(Clubber)들로 넘쳐났다. 주말에 찾은 아레나에는 남녀비율이 얼추 비슷해 보였다. 지하 1층에 비해 스테이지가 있는 지하 2층은 테이블, 의자, 스테이지의 경계 없이 클러버들로 빼곡했다. 마치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을 연상케 했다. 그들은 원치 않아도 서로의 몸을 부볐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2030세대 사이에서는 나만의 주말에 피해가 오지 않도록 회식도 ‘목요일’이라고 외치는 이른바 ‘불목족’들이 늘고 있다. ‘불타는 금요일’을 즐기고 잠으로 사라지는 토요일을 찾아내기 위한 그들만의 움직임인 것이다. 이 분위기는 2030세대의 밤 문화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신사역 인근 렉스호텔 지하에 위치한 클럽 아레나는 목요일부터 시작해 일요일까지 불야성을 이룬다. 아레나의 경우 강남의 다른 클럽과는 다르게 ‘애프터클럽’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다른 클럽의 피크타임이 지난 이후(after)부터 자신만의 피크타임이 있는 클럽이다.
아레나의 피크타임은 밤 11시부터 1시 사이가 아닌 오전 3시 이후다. 이 맘 때에는 클럽에는 남자와 여자들로 차고 넘친다. 심지어 3시 전후로는 테이블을 예약하지 않은 남자들의 경우 출입이 제한되기도 한다. 여자들은 언제든지 입장할 수 있다.
여자는 언제든지 입장, 남자는 피크타임에 테이블 예약 못하면 입장도 못해
기자가 아레나를 찾았을 때는 토요일 새벽 4시 경이었다. 클럽 입구에는 입장하지 못한 남자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들은 저마다 담소를 나누거나 담배를 피우며 클럽으로 들어가는 여자들을 시선으로 훑었다. 마치 그 모습은 승냥이 떼처럼 보였다.
마침 2~3명의 여자들이 클럽 앞에 등장했다. 그들은 짧은 치마, 핫팬츠, 몸에 딱 달라붙은 스키니 원피스를 입고 가슴골을 훤히 드러내 보였다. 그러자 클럽 앞 남자들의 눈길은 그녀들에게로 일순간에 쏠렸다.
아레나로 들어가려면 철저한 주민등록증 검사를 마쳐야 한다. 기자 역시 민증 검사를 마치고서 입장할 수 있었다. 입구를 지나 지하 1~2층으로 구분된 내부로 들어갔다. 지하 1층에서는 게스트 확인 절차 및 입장료 결제가 이뤄줬다. 그리고 클럽의 상징인 스티커 팔찌가 팔목에 수갑마냥 채워졌다.
▲ 아레나는 오전 3시를 기점으로 정점에 이른다. 이 맘 때에는 여자에 비해 남자가 훨씬 많아 클럽 측에서 테이블 예약하지 않은 남자들의 입장을 거부하기도 한다. 입장하지 못한 남자들은 클럽 앞에 진을 쳤다. 그들은 클럽으로 들어가는 여자들을 따라 눈을 떼지 못했다. ⓒ스카이데일리
지하 1층에는 가라오케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그날 기자는 대여섯 개의 테이블에 편안히 자리 잡은 일부 클러버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클럽 한쪽에 위치한 물품 보관실과 여자 화장실에는 화장을 고치며 ‘재정비’ 시간을 갖는 짙은 화장의 여자들로 넘쳐났다. 그들은 한 손에는 담배를 들고 술에 취해 휘청거리기도 했다.
지하 2층으로 내려가자 스테이지가 펼쳐졌다. 스테이지는 20·30대의 젊은 남녀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마치 출퇴근시간의 지하철 모습을 방불케 했다. 클러버들은 그 복잡함이 아무 상관없다는 듯이 자기 흥에 취해 DJ의 디제잉에 맞춰 몸을 맡겼다.
춤은 스테이지에서 음료는 테이블에서 라는 경계는 이미 무너진 상태였다. 클러버들은 어디든 올라서서 춤을 췄다. 테이블이건, 의자건 높낮이만 다를 뿐이었다. 사람으로 가득 찬 지하 2층에서는 네 몸, 내 몸이 구분이 없었다. 바닥에는 흥을 돋우며 뿌려댄 휴지조각들이 나뒹굴었다.
클럽안의 남자들은 소기의 ‘목적’ 달성을 위해 용을 쓰듯 지나가는 여자들의 몸에 한번이라도 더 스치길 갈망했다. 시끄러운 음악소리를 틈타 뒤에서 껴안으며 헌팅을 시도하는 남자들도 상당했다. 기자에게도 몇몇 남자들이 백허그를 시도했다. 클럽 안의 상당수의 남녀들은 춤을 추면서도 서로에 대한 탐색전을 펼치고 있었다.
면식 없는 ‘조각’부터 ‘만수르’까지 다양…춤을 가장한 애정행각
클러버들의 목적은 제각각이다. 춤 자체가 좋아 클럽을 찾은 남녀가 있는가 하면 ‘원나잇’을 목적으로 한 남녀들도 넘쳐나는 상황이다.
다른 클럽과 마찬가지로 아레나에서도 돈을 쓰는 이는 주로 남자였다. 여자들의 경우 ‘게스트’라는 명목으로 입장료 지불 없이 입장이 허가되곤 한다. 잔 단위의 주류를 마시기 때문에 여자의 경우 5만원 내외의 비용을 쓴다.
남자들의 경우는 다르다. 테이블 위에 차려진 술과 안주 즉 그들의 ‘씀씀이’가 여자를 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여자에 비해 평균 지출비용이 크다. 아레나에는 유리로 구분된 룸이 총 4개가 있고, 룸은 스테이지를 내려다 볼 수 있게 돼 있다. 손님은 꽉 차 있었다.
▲ 보이지도 않는 테이블 곳곳에는 술병이 있고, 바닥에는 휴지조각들이 나뒹굴었다. 클러버들은 타인의 어떠한 행동에도 개의치 않고 그저 술과 음악에 취해 있었다. 이 분위기는 아침 해가 뜨고 낮 12시가 될 때까지 이어졌다. ⓒ스카이데일리
4개의 룸은 평일과 주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목요일에는 기본으로 100만원 이상, 금·토요일에는 300만원 이상, 일요일은 150만원 이상 주문이 넣어야 룸을 잡을 수 있다. 이는 최소 금액일 뿐 최대금액에는 평균이 없다는 것이 클럽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시즌마다 가격차이는 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양주 1 bottle의 경우 30만원대 수준이다. 2 bottle set는 65만원에서부터 시작한다. Louis XIII(루이 13세) 1병, Dom Perignon(동 페리뇽) 2004 vintage 4병으로 구성된 1000만원 단위의 주문도 있다. 일명 ‘만수르’ 세트다.
아레나의 테이블은 스테이지, 출입구, 화장실 등의 위치에 따라 가격차이를 보였다. 화장실, 출입구, 스테이지 순으로 테이블을 잡는 가격이 올라갔다. 남자들은 어느 테이블을 잡았는지에 따라 자신의 재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클럽을 찾은 남성들과 클럽 관계자에 따르면 서로 안면이 없는 남자들이 뭉쳐 테이블을 잡고 비용을 갹출하는 경우도 있다. 이를 ‘조각’이라고 불렀다.
여자들의 그런 남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듯 금남 지역인 여자 화장실, 물품 보관실에 드나들며 서로 초면에도 과감하게 화장품을 나눠썼다. 또 그녀들은 자신들만의 향을 뿜어내려 짙은 향수를 뿌려댔다.
클럽의 열기는 아침이 찾아오고, 해가 중천에 뜨기까지 지속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쌍쌍으로 사라지는 커플들이 생겨났고 점차 스테이지에서 춤을 추는 클러버의 수는 줄어들었다.
클럽을 자주 찾는다는 A씨(여·23)는 “내 주위에 클럽 아레나를 모르는 클러버들이 아직 있다. 알아도 아직 안가봤다는 사람도 있다”며 “애프터클럽의 의미를 잘 몰라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레나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오픈한 이후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늘고 있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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