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천하로 끝난 권력의 꿈”… 이재명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해체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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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인사들 입각 하마평에 내부갈등 폭발
기획위 “해산 결정”…공동대표 “해산 아냐” 반박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25 21:06:01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출범식에서 유종일·허민 상임 공동대표가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의원, 유종일·허민 상임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의 싱크탱크로 출범한 ‘성장과 통합’이 출범 8일 만에 내부 갈등에 의해 해체 위기를 맞았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4일 출범 8일을 맞은 ‘성장과 통합’ 기획운영위원회는 참석자 전원의 합의로 해체를 결정했다고 ‘기획운영위원회 일동’ 명의의 ‘해산선언문’을 냈다.

포럼 측은 “조직의 탄생 과정 처음부터 가져왔던 불안감이 결국 현실이 됐다”며 “조직 내 주도권 다툼 등 작은 문제들이 쌓이다가 결국 회비 소동으로 선거법 문제까지 불거졌다”고 해체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타 조직으로부터 집중적인 견제와 시기를 받았고, 후보님의 격노를 사게 됐다”며 “이에 과감하게 해산으로 문제의 싹을 없애고 선대위로 각자 헤쳐모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언론공지가 나온 후 ‘성장과 통합’은 대변인 명의로 “해당 보도자료가 유종일·허민 상임공동대표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반박 입장문을 냈다.

이후 유종일·허민 상임공동대표 명의로 “해체에 관한 보도자료는 인지하지 못한 내용”이라고 해체를 일축했다. 이들은 “여러 정책 전문가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정책 제언집을 완성한 후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 중”이라며 “정책 제언집을 특정 캠프에 전달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각 정당에 전달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출범식에서 유종일·허민 상임 공동대표가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체에 대한 내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향후 ‘성장과 통합’ 활동은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8일 예정됐던 AI 분야 심포지엄과 민주당 의원 대상 특강도 돌연 연기·취소하는 등 사실상 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앞서 ‘성장과 통합’은 16일 국회도서관에서 공식 출범식을 갖고, ‘3·4·5 성장’ 비전(잠재 성장률 3%, 세계 4대 수출대국 진입,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을 제시하며 제조업의 AI 대전환과 에너지 공급망 혁신 등을 국가 전략으로 삼았다.

공동대표인 유종일 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와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등이 총대를 멨다. 경제·외교·국방·AI·보건의료, 복지 등 사회 전 분야를 아우르는 550여 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정책 개발과 국민 통합을 목표로 했다.

해체 위기에 놓인 주요 이유는 내부 갈등과 선거법 관련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 유력후보의 핵심 싱크탱크로 조명을 받으면서 조직 운영 등을 두고 내부 갈등이 극심했다는 게 복수 정치권 관계자 전언이다.

이재명 캠프와 조율없이 나간 정책 메시지로 혼선이 빚어졌고, ‘성장과 통합’ 핵심 인사들의 차기 정부 입각설까지 돌자 당내에서 이 전 대표의 대권 행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실제 지난 16일 공식 출범 이후 이재명 캠프 및 당 정책라인들과 조율되지 않은 정책 관련 메시지가 나갔다. 주52시간제·기본소득 등 당 정체성과 관련된 메시지가 이 캠프와 조율 없이 나갔다. 캠프에서 “주의해 달라”는 경고가 수차례 전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캠프 윤후덕 정책본부장은 19일 유 전 원장을 만나 메시지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후보가 대선 승리 시 ‘성장과 통합’ 핵심 인사들이 국무총리나 주요 부처 장관 등 요직에 갈 수 있다는 하마평이 공론화되기까지 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이날 언론공지를 통해 최근 민주당 관계자발로 나오는 정책 및 공약보도에 대해선 “후보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설익은 정책공약 보도가 쏟아지는 것에 당내외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한편, ‘성장과 통합’ 해체 이후 각 분야 전문가들은 정책 제언집을 완성한 뒤 향후 활동 방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대표인 유종일·허민 교수 측은 해체 보도자료가 자신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며, 최종 결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책 제언집을 특정 캠프에 전달하는 것이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각 정당에 전달할 방법을 모색하며 재구조화 작업을 진행 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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