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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박세리의 USA여자오픈 우승 이후 한국 골퍼가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는 일은 흔한 풍경이 됐다. 현재 LPGA Rolex 랭킹 100위권에 든 한국 국적의 골퍼는 21명이며, 3위 스테이시 루이스를 제외하면 1위에서 5위까지 전부를 한국 골퍼가 차지하고 있다. 한국 골퍼들의 선전 뒤에는 골프의 대중화가 있었다. 골프가 부유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으나 현재는 대학교 교양 과목으로 지정될 정도로 대중화됐다. 특히 도심에 있는 스크린골프는 골프 대중화에 큰 기여를 했다. 골퍼들은 스크린골프 덕에 필드에 나가는 것의 5분의 1도 안 되는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이용료 문턱을 낮춘 퍼블릭(대중) 골프장이 급증하면서 골프는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골프장 관련 시장규모를 연간 18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중 회원권 시가총액이 11조8000억원원으로 가장 많고, 골프장 매출액 3조5700억원, 연습장 매출액 1조2000억원, 골프 용품 매출액 1조원으로 골프는 산업적인 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스포츠다. 그러나 골프장 500개 시대를 맞으며 대중화에 성공한 골프장 산업의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근 변화의 기로 속에 있는 골프산업에 대해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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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최근 낸 ‘레저백서 2015’를 보면 2004~2014년 전국의 골프장 수는 213곳에서 507곳으로 140% 가량 증가했다. 507개 골프장 중 운영중인 회원제 골프장은 226개였으며, 퍼블릭 골프장은 247개로 퍼블릭 골프장이 회원제 골프장의 개수를 추월했다. 사진은 경기도의 한 골프장으로 기사의 특정내용과 관계없음 ⓒ스카이데일리
최근 10년만에 골프장 213개→507개, 골프인구 1641만명→3204만명 ‘폭발 증가’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레저백서 2015’에 따르면 골프장수는 2004년말 213개소에서 2014년말 507개소로 2.4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퍼블릭 골프장 수가 4.3배 급증한 데에 따른 결과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 기준 전국 473개의 골프장이 운영 중이며 이중 회원제 골프장은 226개였으며, 퍼블릭 골프장은 247개로 퍼블릭 골프장이 회원제 골프장의 개수를 추월했다.
건설 중인 34개의 골프장 현황에서도 퍼블릭 골프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건설 중인 회원제 골프장은 8개인 반면 퍼블릭 골프장은 3배 이상 많은 26개였다. 특히 수도권에서 건설 중인 8개 골프장은 모두 퍼블릭일 정도로 퍼블릭 골프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자료: 레저백서 2015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퍼블릭 골프장이 증가하면서 골프장을 찾는 이용객도 늘었다. 골프장 이용객수는 지난 2004년 1641만명에서 2014년 3204만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퍼블릭 늘면서 회원제 골프장 영업이익률, 외환위기 이후 작년 첫 적자 ‘최대 위기’
대중골프장 건설이 본격화된 것은 1989년부터였다. 정부는 같은 해 7월 ‘체육시설 설치이용법 시행규칙’을 발효하면서 골프장업을 회원제 골프장업과 대중 골프장업으로 크게 나눴다.
그러나 퍼블릭 골프장 붐은 정부가 세금 감면 혜택을 준 2000년 이후부터였다. 정부는 퍼블릭골프장의 개별소비세 등을 면제해주고 재산세, 토지세 등 각종 세금도 감면해줬다.
퍼블릭 골프장이 늘어나면서 회원제 골프장의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지난해 회원제 골프장들의 영업이익률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되며 최대 위기에 처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2014년 골프장 업체들의 경영실적 분석(잠정)’에 따르면, 제주권 제외한 전국 142개 회원제 골프장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4.7%로 2013년 2.3%보다 7.0% 포인트 하락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고의 영향으로 접대골프가 줄어들면서 골프장들은 비회원들을 유치하기 위해 입장료를 할인하고, 무기명 회원권을 남발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조사한 102개 퍼블릭 골프장의 경우 지난해 평균 27.4%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퍼블릭 골프장이 강세를 보이자 기존 회원제 골프장의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이 활발해지고 있다.
▲ 자료: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스카이데일리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파인밸리CC, 아름다운CC 등 4곳의 회원제 골프장이 퍼블릭으로 전환했고, 올해 전환을 완료했거나 전환 중인 골프장은 무려 12곳에 이른다.
지난 2007년 전남 영암의 아크로CC가 처음 퍼블릭으로 바뀐 지 8만 만에 최대 규모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골프장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퍼블릭 전환을 내부 검토 중이어서 앞으로 이 수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퍼블릭으로 전환할 경우 단기간에 경영난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 혜택 큰 퍼블릭 골프장도 경쟁 치열해지며 객단가 낮아져 영업이익률 하락세
현재 골프장에 대해서는 많은 세금이 부과되는데, 사업자 입장에서 퍼블릭 골프장의 가장 큰 장점은 세금 혜택이다. 토지 개발지 재산세율은 퍼블릭 골프장의 경우 0.2~0.4%만 내면 되지만 회원제의 경우 4%에 이른다.
건축물 재산세에서도 대중제가 0.25%인 반면 회원제가 4%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18홀 기준으로 대중제와 회원제의 세금 차이는 20억~30억원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용객 입장에서는 개별소비세 면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행 개별소비세법에서는 골프장 입장료에 개별소비세(1만2000원), 교육세 3600원(개소세 30%), 농어촌특별세 3600원(개소세 30%), 부가가치세 10%를 부과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전부 합치면 2만4120원이나 된다.
▲ 자료: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스카이데일리
퍼블릭 골프장을 이용할 경우 개별소비세가 면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골프를 칠 수 있는 것이다. 골프장 그린피가 4만~5만원 정도 저렴해지는 효과로 인해 1만명 안팎의 내장객 증가 효과를 본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회원제 골프장이 퍼블릭 전환 러쉬가 이어질 경우 경쟁 과열로 퍼블릭 골프장 수익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퍼블릭 골프장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13년 28.0%보다 0.6% 포인트 하락한 27.4%를 기록했다. 퍼블릭 골프장 숫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 지며 홀당 이용객 수와 객단가가 감소하면서 영업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홀당 이용객수, 회원제·퍼블릭 모두 급감…빚내서 분양권 장사하며 위기 자초
골프장의 부킹 혼잡도를 나타내는 ‘홀당 이용객수’ 역시 감소했는데, 회원제 골프장의 홀당 이용객수는 2004년 4272명에서 2014년에는 3416명으로 20.0%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18홀 이상 퍼블릭 골프장의 경우 5344명에서 3782명으로 29.2% 감소해 감소폭이 회원제보다 더 컸다.
퍼블릭 골프장의 경우 회원권 분양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초기 자본이 많이 필요하다. 반면 회원제의 경우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아 골프장을 건설하고 회원권 분양을 통해 대출금을 갚는 구조로 돼 있기 때문에 초기 자본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회원권이라는 것이 일정 정도의 거치 기간이 지나면 반환해야 하는 일종의 부채인데, 2000년대 이후 건설된 대다수의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회원들에게 받은 입회금 대부분을 땅값과 공사비로 지출해 반환 능력을 상실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특히 회원권 가격이 폭락하며 자본 잠식에 들어간 골프장이 증가하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골프회원권 가격은 2008년 4월 이후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골프회원권 가격은 회원권의 투자가치 소멸, 입회금 반환 사태, 김영란법의 시행 등으로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10년 1월 기준 2억2065만이었던 골프회원권 가격은 2015년 1월 1억1444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 자료: 레저백서 2015 ⓒ스카이데일리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2000년대 초 이후에 개장한 회원제 골프장들은 20∼30억원 수준의 미미한 투자를 하며 회원권 분양을 통해 골프장을 1000억원대 규모로 키웠다”며 “그러나 입회금 반환사태에 직면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는 경우가 늘게 됐다”고 말했다.
서 소장은 이어 “자본 잠식에 빠진 회원제 골프장을 중심으로 회원들에게 입회금을 모두 반환하고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회원들이 주주가 되는 주주회원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회원제골프장 회원의 절반 이상은 입장료 면제 받고 연회비를 납부하지 않기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비회원들에게 과도한 입장료를 부과해 떠넘기면서 기형적인 운영을 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며 “골프의 대중화를 위해서라도 경쟁력이 없는 회원제 골프장이 없어지고 대중골프장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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