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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재계는 물론 국민들에게 큰 화제가 됐던 결혼식이 열렸다. 삼성그룹과 대상그룹 간 사돈을 맺는 날이었을 뿐만 아니라 대상그룹이 금호그룹과 사돈지간었다는 점에서 또다시 재계그룹 혈맥이 추가로 맺어지는 순간이었다.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전무가 30세의 나이에 9살 연하인 대상그룹의 장녀 임세령씨를 앳덴 21살 신부로 맞이한 결혼식은 보기 드문 굵직한 ‘재계 혼맥’이었다. 국민적 시샘과 관심 그리고 곱지 않은 시선을 동시에 받았던 백년가약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성혼선언은 오래가지 못했다. 둘은 지난 2009년 11년간의 결혼생활을 뒤로 한 채 이혼했다. 이후 3년여 동안 임세령씨는 대상HS(구·와이즈앤피) 공동대표를 맡았으나 육아에 전념하면서 대상의 경영에 깊이 관여해 오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부회장 승진이 미뤄져 오면서 후계구도가 지연돼 왔다. 그런데 최근 4일과 5일 단 하루차이로 두 사람에게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 두 사람은 삼성그룹과 대상그룹에서 각각 후계구도의 포스트로 유력한 자리에 앉거나 승진한 것이다. 이재용씨가 삼성전자 부회장에 승진했고, 임세령씨가 대상 식품사업총괄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무)로 임명됐다. 이 부회장은 외동아들에 장남이고, 임 상무는 아들 없는 장녀다. 따라서 후계구도의 그림에서 두 사람 모두 아버지들(이건희·임창욱 회장)의 생각 안에 있다고 봐야 한다. 예전의 선남선녀 부부였던 두 사람이 모두 양 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한다고 했을 때 ‘부부는 용감했다’고 해야 할 상황이다. 나아가 삼성가의 자손인 두 사람의 자녀들이 성장했을 때 과연 4세경영은 어떻게 이뤄질지 흥미진진한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스카이데일리가 이재용·임세령 두 사람의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서 또 하나의 화제거리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청담동 임세령씨 건물 신축동향을 함께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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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은 지난 4일 부회장에 오르면서 후계구도의 입지를 사실상 굳힌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사진=뉴시스>
임씨가 새삼 주목받는 것은 대상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감지되기 시작한 것과 지금은 남남이 됐지만 1남1녀의 자녀를 사이에 둔 남편 이재용씨가 삼성의 후계구도에 오른 것이 동시에 겹쳐서다.
두 사람 모두 앞으로 재계에서 상당한 비중의 역할을 해야 할 주인공들로 떠올랐다. 지난 2009년 결혼 후 11년 만에 이혼을 했다고 해도 두 사람 사이에는 건강한 자녀들이 혈맥으로 맺어져 있기 때문이다.
임씨는 지난 4일 대상 식품사업총괄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상무)로 임명됐다. 이를 두고 대상그룹의 후계자 승계구도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마치 짜기라도 한 듯 하게 하루가 지난 5일에는 남편 이재용씨가 역시 후계구도 포스트인 삼성전자 부회장 직에 올랐다.
성급한 재계의 관계자들은 삼성과 대상이 훗날 4세 경영에 들어가면 두 사람 사이 자녀들의 행보도 벌써부터 궁금해진다는 이야기까지 적잖이 나오는 상황까지 가고 있다. 임 상무는 아들이 없는 장녀의 신분이고, 이 부회장은 형제가 없는 장남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사진)가 지난 5일 대상그룹의 경영에 깊이 관여할 수 있는 핵심 포스트에 앉으면서 후계구도에 바짝 다가섰다. 임 상무는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장녀.
임 상무는 지난 1998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결혼하면서 국민적 화제를 모았다. 국내 굴지의 두 재벌기업의 결혼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임 상무는 금호그룹과도 혈맥으로 연결돼 있기도 하다. 임 상무의 모친 박현주씨는 고 박인천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창업자)이 아버지다.
임 상무는 이혼 후 지난 2010년부터 대상그룹 내 외식프랜차이즈 사업을 담당하는 대상홀딩스가 설립한 와이즈앤피(YZ&P, 현·대상에이치에스)의 공동대표로 재직 중이다. 대상홀딩스 지분의 경우는 일찌감치 경영에 참여해 온 동생인 상민씨가 임 상무 보다 약 18% 많다 .
전자공시시스템(다트)의 대상홀딩스 주식 대량보유 상황보고서(2012년 11월22일)에 따르면 임상민씨가 38.36%(1389만2630주)를 보유해 최대주주이고, 임세령씨는 20.41%(738만9242주)를 보유해 2대주주다. 이어 박현주 부회장 3.87%(140만2922주), 임창욱 회장 2.88%(104만2687주) 등이다.
하지만 직급은 거꾸로다. 지난 10월 상민씨가 임명된 자리는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인데, 부장급이다. 당시 팀이 본부로 승격했다는 점에서 임 상무의 이번 임명 전까지만 해도 상민씨가 후계자로 거론됐던 배경이다. 하지만 이번 인사로 후계구도는 앞날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대상홀딩스는 대상그룹을 지배하는 지주회사라는 점에서 지분은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대상홀딩스는 대상(주)·대상정보기술(주)·(주)상암커뮤니케이션즈 등 7개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이들 자회사가 32개 계열사 이외에도 17개 해외 계열사를 지배하는 비교적 분명한 지분지배 구조를 갖고 있다.
향후 경영권 경쟁이 일어나면 이미 대물림이 거의 완료된 상황에서 1~2대 주주인 두 딸간에 벌어질 공산이 크다. 직무도 기획과 마케팅 등 요직이라는 점에서 상호 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경쟁해야 할 처지다.
반면 일각에서는 두 딸이 힘을 합치면 절대지분이 되기 때문에 지배구조의 공고한 기반이 흔들리지 않은 채 그룹을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번에 맡은 임 상무의 직책은 대상 식품사업총괄 부문에서 식품 브랜드(청정원 등) 매니지먼트, 기획, 마케팅, 디자인 등을 총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비중 있는 포스트다. 임 상무가 지난 2009년 11월 ‘터치 오브 스파이스’(Touch of Spice) 론칭 이후 대상HS 공동대표라는 변방에서 있어 온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현재 대상HS는 터치 오브 스파이스 1개 브랜드의 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임 상무는 아이들 육아에 전념해 온 것도 회사경영에 깊숙이 발을 담그지 않았던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1977년생인 임 상무는 연대에서 경영학을, 뉴욕대에서 심리학을 각각 전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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