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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 살인적인 더위와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과도하게 고온 환경에 노출되면서 걸리는 질환인 열사병 경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더위에 더 민감한 반려동물들은 밀폐된 공간에서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체온이 급격히 상승해 열사병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 더운 여름, 반려인이 직장 등의 이유로 외출해 긴 시간 혼자 집에서 지내는 반려동물의 열사병 위험은 반려인들의 걱정거리다.
반려동물 체온 급상승하는 여름, 반려동물 열사병 주의해야
열사병은 주로 여름날 야외와 같은 더운 환경에 그늘 없이 장시간 노출되거나 뜨거운 공기가 감도는 밀폐된 차량 안에 남겨진 경우 발병한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의 체온이 41도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열사병으로 판단된다. 밀폐된 환경이 아니더라도 과격한 운동이나 직사광선에 의한 체온 급상승 등도 원인이 된다.
반려견의 경우 열사병이 발병했하면 심한 헐떡거림과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심한 경우에는 구토나 경련을 하기도 하며 이때 빠른 치료가 동반되지 않으면 혼수상태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감자(5·푸들)의 반려인은 “아직 열사병 증상을 보인 적은 없지만 이맘때쯤이면 주변에서 으레 열사병 관련 소식들이 들려온다”며 “기온이 높을 때면 반려견을 키우는 반려인들 사이에서도 반려견 열사병을 주의하라는 경고나 조언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열사병 위험군은 반려견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첫째 반려묘 우이(7)를 포함해 반려묘 5마리를 키우고 있는 한 반려인은 “이전에 반려묘들을 집안에 둔 채 여름에 외출을 하고 돌아와보니 아이들이 이상하게 기력이 없고 평소 있던 자리에 있지 않았다”며 “그 전까지는 열사병의 존재를 몰랐는데 그 이후부터는 높은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열사병에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열사병에 걸린 반려묘는 체온을 낮추기 위해 평소보다 더 자주 몸을 핥는 행동(그루밍·grooming)을 하고, 혓바닥이 붉게 변하면서 헐떡이며 침을 흘리는 증상을 보인다. 식욕이나 기력이 저하되어 축 처진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반려묘는 반려견에 비해 더위에 조금 더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김옥진 원광대학교 반려동물산업학과 교수는 “반려묘는 열사병에 걸려도 반려견에 비해 헐떡거리는 증상을 보이는 정도가 낮다”면서도 “고온다습하고 통풍이 잘 안되는 환경에서 수분섭취도 어려운 경우 자주 발생한다. 장모종 및 어린 개체나 노령 반려묘의 경우 열사병에 더욱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열사병은 심각한 경우 급속하게 신체 장기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생명에도 위험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빨리 동물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동물병원을 곧장 방문할 수 없는 경우 환기가 잘 되고 그늘진 곳이나 시원한 장소로 옮겨 응급처치를 시행해야 한다. 차가운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고 시원한 물을 급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얼음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체온이 높아져 확장된 말초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거나 쇼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정 수의사는 ”체온이 충분히 내려가고 안정된 이후라도 병원을 방문해 수액 조치 등 진찰을 받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열사병으로 경련이나 발작 등을 일으켜 뇌신경계에 문제가 발생하면 장애로 남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적절한 치료법과 예방법 중요… 직사광선 강한 시간대 피해야
치료법도 중요하지만 반려동물이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하는 등 반려인들의 사전 노력이 필요하다. 감자의 반려인은 “열사병을 방지하기 위해 얼음을 담은 생수를 가져다 두거나 쿨 매트 등을 깔아 둔다”고 말했다. 우이의 반려인은 “외출을 하더라도 에어컨을 항상 틀어둔다”며 “아이들이 더위를 먹을 바에야 전기세를 조금 더 내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산책이 필수인 반려견의 경우 직사광선이 비추는 낮 시간의 산책을 피하고 아침과 저녁 선선한 시간대에 산책을 나가거나 산책 시간을 줄여야 한다. 산책할 때는 물병을 들고 나가 수시로 시원한 물을 급여하고 격렬한 놀이 활동은 자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햇빛으로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가 열사병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 열기는 열사병뿐만 아니라 반려견 발바닥 화상의 원인이 되기도 해 반려견에게 신발을 신기는 반려인도 있다.
그러나 신발을 신기는 것은 화상에는 도움이 될지언정 열사병에는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진 교수는 “신발을 신는 것은 열사병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산책을 나가는 시간대와 산책을 얼마나 오래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려견의 경우 주둥이가 짧은 단두종 품종인 퍼그, 보스턴테리어, 시추, 페키니즈, 프렌치 불도그 등은 다른 종보다 더 열사병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옥진 교수는 이외에도 “털이 긴 장모종과 노령견, 비만한 개들은 열사병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려동물을 실내에 두고 외출할 경우에는 완전히 밀폐된 공간에 두지 않고 창문을 조금이라도 열어 실내온도의 상승을 방지해야 한다. 항상 에어컨을 틀어두는 방법도 있으나 온도가 낮아지면서 열사병을 예방하려다 오히려 냉방병에 걸릴 수도 있으므로 주기적인 환기가 필수다.
반려인들은 반려동물의 긴 털이 체온 상승에 영향을 준다고 여겨 털을 깎기도 한다. 우이의 반려인은 “여름철이 되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털을 어느 정도 깎아주는 편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털을 완전히 미는 것은 오히려 열사병을 부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평소 털로 보호받고 있던 피부가 직접적으로 여름철의 강한 햇볕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정 수의사는 “털이 너무 많거나 긴 경우 더위를 더욱 많이 느낄 수 있으니 적절히 짧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면서 “너무 짧게 깎기보다는 빗으로 털을 정리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정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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