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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가야랑은 가야금을 대중에게 알리고 이를 통해 우리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파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이예랑(왼쪽), 이사랑 쌍둥이 자매로 구성된 가야랑.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 국악의 향기와 선율, 그리고 전통음악의 아름다움을 진하게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악기로는 가야금이 꼽힌다.
“이 자리에 있기까지에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습니다. 특히 가야금 연주 실력은 어머님의 재능을 많이 물려 받은 것 같습니다(예랑)”
쌍둥이 자매 이예랑·이사랑(34)씨 ‘가야랑’은 우리나라 가야금 연주자의 대들보이자 모친인 변영숙 명지대학교 예술종합원 가야금 지도교수의 딸들이다.
하지만 그녀들은 가야금 연주가이기 전에 법관을 꿈꾸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전라북도 법관 출신이어서 저희들도 법관을 꿈꾸었습니다. 아버지도 저희들이 법조계에서 일하는 것을 원했었죠. 그래서 유년시절에는 가야금 연주보다는 법관을 위해 공부를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납니다(사랑)”
그녀들은 초·중학교까지 가야금을 떠나 공부를 열심히 했었고 타의 모범이 되는 학생들이었다. 하지만 집안의 환경으로 자연스럽게 가야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지금의 가야랑이 탄생됐다고 한다.
가야랑이 지금에 있기까지에는 모친의 영향이 컸다고 하지만 뒷 배경에는 그녀들의 피나는 노력과 인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 가야랑의 이예랑은(왼쪽) 양쪽 앞 가슴 근육이 마비될 정도의 고통을 참아가며 가야금을 연주하는 등 힘든 고통을 인내하며 연주실력을 쌓았다. ⓒ스카이데일리
“한번은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양쪽 앞 가슴 근육이 마비가 될 정도의 심한 고통을 느꼈습니다. 또 엄지손가락 관절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는데 결과가 참담했습니다(예랑)”
“인대를 둘러싸고 있는 막이 파열돼 손가락을 영구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진단을 2004년도에 받았는데 망연자실했었죠. 한창 연습을 하는 시기였습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르겠네요(예랑)”
이들의 힘든 고난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가야랑은 첫 계약을 맺은 기획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 의도하지 않게 공연예술계와 이별을 했다. 결국 가야랑은 소속사도 없이 자신들이 직접 홍보를 하고 운전을 하며 전국을 순회하는 등 모질게 힘든 고역을 감수해야 했다.
“한번은 큰 행사에 초청을 받았지만 기획사가 없다는 이유로 신임을 얻지 못해 하루 전날에 일정이 취소된 일도 몇 번 있었습니다(예랑)”
“한번은 큰 행사에 초청을 받았지만 기획사가 없다는 이유로 신임을 얻지 못해 하루 전날에 일정이 취소된 일도 몇 번 있었습니다(예랑)”
음악의 신동, 유년시절부터 피는 못 속여
3녀 중 장녀인 언니 이예랑과 동생 이사랑은 불과 3초 차이로 1980년 9월 3일 전라도 전주에서 첫 울음을 터뜨렸다.
명지대 변영숙 가야금 지도교수의 딸들로 태어난 쌍둥이 자매는 유전적인 영향이 컸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 이사랑은 음악적 재능이 언니가 더 뛰어났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카이데일리
“어려서부터 집안 환경으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시간들이 많았죠. 부모님의 실력을 뱃속부터 전수를 받은 듯합니다. 언니와 저는 피아노, 발레, 바이올린 등을 배웠지만 언니가 음악적인 재능이 저보다 더 뛰어 났죠(사랑)”
유년시절 이예랑은 음악적 감각이 동생보다 특출했다고는 하지만 음악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저희들은 어머님 일정이 너무 바빴기 때문에 따로 배울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언니는 저보다 음악에 대한 소질이 더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깨너머 배운 ‘아리랑’ 가야금 연주를 4살부터 할 수 있었으니까요(사랑)”
이예랑은 아리랑 뿐만 아니라 새타령, 사랑가, 각설이와 갑순이 등을 가야금으로 연주해 동네에서 인기 스타로 부상했다고 한다.
“저는 어린 아이처럼 그냥 평범했었습니다. 다만 가야금이란 쉽게 접할 수 없는 악기를 어려서부터 조금 배웠기 때문에 관심을 받게 됐었죠. 특히 유치원시절에는 할머니들이 좋아 하는 노래를 연주할 수 있었습니다. 양로원, 요양원 등에서 가야금을 통해 재롱을 부려 좋은 인상을 남겼던 것 같습니다(예랑)”
이예랑의 연주 실력은 입 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여러 학교에 초청될 정도로 어린나이에 전주시에서 스타가 된 것이었다.
▲ 이예랑은 집안 환경으로 어려서부터 가야금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고, 고등학생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스카이데일리
쌍둥이 자매는 효자초등학교에 같이 다니면서 서로를 격려했고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어 이사랑은 효정여중, 이예랑은 효문여중에 각각 입학했고 자매의 성적도 전교 5등 안을 유지할 정도로 모범적인 우등생이었다.
“저희는 쌍둥이 자매로 불과 3초 밖에 차이가 안 나는 자매지만 동생이 제 말을 잘 이해해 주었고 저를 위해 많은 희생도 했습니다. 서로 의지를 하며 생활했었죠. 너무 고마운 동생입니다(예랑)”
이예랑은 중학교까지 법관을 꿈꾸었지만 고등학생 시절부터 법관보다는 음악을 더 좋아하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공부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조금씩 전통악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결국 이예랑은 고등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가야금 연주에 심혈을 기울이게 됐다고 한다.
특히 그녀는 당시 고교시절 국악과 관련된 서적으로 독학을 했을 정도로 열심히 빠져들었다고 회고했다.
“저와 동생은 일란성 쌍둥이지만 차이가 있다면 저는 어릴 때부터 (가야금 연주가) 타고났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사랑이는 학습력이 뛰어나 악기를 매우 잘 다뤘죠(예랑)”
첫 참가한 대회에서 당당히 우승
천부적인 소질을 가진 이예랑은 고1 시절에 ‘한밭 전국 가야금 대회’에 참가했지만 포기하려고 했던 상황을 전했다.
“한밭 전국 가야금 대회에서 입상을 하면 국내 상위권 대학에 특기생으로 입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고학년들이 참여하는 대회입니다. 저는 고1이었고 대회 첫날 겁이 많이 났기 때문에 기권을 하려고 했습니다. 너무 떨렸고 무대에서 연주한다는 것이 두려웠던 거죠(예랑)”
“그래서 화장실에서 숨어 혼자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는 1등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권은 하지마라’며 저를 다독 거렸습니다. 순번에 따라 두번째로 연주했는데,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연주를 했습니다(예랑)”
그녀가 연주를 하면서 울었던 것은 음악에 심취한 감정 때문이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어머니한테 혼이 나고 불안한 마음이 복합적으로 차 올라 감정이 북받쳐 울었다고 그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연주를 끝내고 저는 결과를 기다렸는데, 뜻하지 않게 고등부 최우수상을 수상해 1등을 했었죠(예랑)”
“언니가 처녀 출전해 우승을 했고 가야금에 연주에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혜성처럼 나타나 1등을 했다는 소식은 가야금 업계에 소문이 났죠. 이를 계기로 언니는 더욱 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사랑)”
▲ 이예랑은 처녀 출전한 한밭 전국 가야금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이후 교사와 학생들 사이에서 많은 관심들이 쏟아졌다. 사진은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는 이예랑. <사진=가야랑>
이예랑은 피나는 노력과 연습을 밤낮 없이 지속했고 이어 한국예술종합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녀의 실력은 일취월장했기 때문에 교사와 동료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저는 교과서적인 연주를 하지 않았습다. 저는 같은 음을 내더라도 딱딱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일반적으로 배운 학생들의 가야금은 거의 같은 음색이 났었다는 것이죠(예랑)”
“이 때문에 본의아니게 동료들과 많은 비교를 당했습니다. 이런 연주기량은 음악에 따른 감정과 경험으로 익혀야하기 때문에 설명을 하는 것이 어렵고 저 역시 말로써 전달하기가 어려운 노하우였는데, 동료들로부터 부러움과 질시를 동시에 받은 듯 합니다(예랑)”
그녀의 동생 이사랑도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고 자매는 돈독한 정을 쌓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예랑, 최연소 대통령상 수상
이예랑은 참가한 대회마다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 중에서도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 하나를 기자에게 건넸다.
“대학을 졸업한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사과정에서 저는 24살의 나이에 ‘제 15회 김해 전국 가야금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최종 결과는 1위를 했는데, 이를 계기로 최연소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동시에 중요무형문화재 23호 이수자가 됐습니다(예랑)”
이예랑은 최종전에 진출해 그녀보다 나이가 많은 선생과 경합을 벌이된 상황을 전했다.
“당시 동점일 경우 연장자에게 1등을 수여했던 상황이었는데 저는 최선을 다해 연주를 했습니다. 공연 중간 중간에 기립박수를 받기까지 했던 기업이 납니다. 청중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었죠(예랑)”
▲ 가야랑의 이사랑(오른쪽)은 언니가 힘든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자신도 많이 울었다고 회고했다. ⓒ스카이데일리
심사 결과는 이예랑 쪽으로 몰표로 받았고 최종 우승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12명의 심사 위원 중 1명이 기권했고 10명의 심사위원분들이 저를 선택해 주셨습니다. 저는 상을 수상한 후 시기와 질투를 받았던 지난 상황과 힘든 생활들이 생각나 감정이 북 받쳐 올라 많은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나네요(예랑)”
이예랑은 대회 참석을 위해 악착같은 연습을 했었고 그에 따른 부상도 심각했던 상황을 전했다.
“한번은 대회 참석을 위한 지나친 연습으로 양쪽 앞 가슴 근육이 마비가 되고 엄지손가락에 굳은살이 너무 심하게 박이기도 했습니다. 병원에서는 엄지손가락의 인대를 감싸고 있는 막이 파열돼 영구적으로 사용을 못 한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었죠(예랑)”
하지만 이예랑은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 주사약을 주사하며 콩쿠르에 나가기도 했다. 이처럼 모진 고통을 감수한 노력이 바탕이 돼 가야랑의 명성이 지금에 이르고 있었다.
“언니는 천부적인 소질을 물려 받았지만 남모르는 고통을 이겨내며 악착같이 가야금 연주에 매달렸습니다. 제가 옆에서 도움을 주지 못해 죄송했죠. 언니가 엄지손가락을 못 쓴다는 천청병력 같은 말을 듣고 얼마나 눈물을 많이 흘렸는지 모르겠네요(사랑)”
이예랑은 대통령 상을 끝으로 대회에 참석을 하지 않았다. 다만 고려대와 연세대에 등에 특강을 나가기도 하는 등 후배 양성에 매진하게 됐다.
그녀들의 당찬 꿈, 대중을 선도하다
이예랑은 동생과 함께 가야금을 대중들에게 알리고자 큰 뜻을 품었다. 그녀들은 정의송 작곡가의 만남으로 대중에 설 수 있었다.
“가야랑은 정의송 선생님과의 인연으로 탄생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정 선생님과 음반작업을 같이 했고 대중들에게 가야금을 보다 접할 수 있는 길을 열고자 동생과 뜻을 모아 가수로 데뷔를 하게 됐습니다(예랑)”
가야랑은 2008년 ‘가야랑’이란 그룹으로 팀을 결성했고 타이틀곡인 ‘수리수리마수리’로 본격적인 대중몰이에 나섰다.
“가야랑이란 이름은 언니의 닉네임입니다. 언니와 저는 듀엣으로 음반작업을 진행했고 타이틀곡은 정의송 선생님께서 작곡·작사를 해주셨죠(사랑)”
이후 가야랑은 직접 홍보를 하며 전국 곳곳 순회공연을 위해 힘든 운전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매니저도 없이 우리가 모든 일을 소화하기에는 벅찼습니다. 그래도 팬들 한 분 한 분을 만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죠(예랑)”
▲ 가야랑은 팬들을 위해 전국 공연을 다녀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해외공연에 적극 나서 국악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데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가야랑(이예랑, 왼쪽)의 공연 모습. <사진=가야랑>
그녀들의 홀로 질주에 따른 고달픈 일정은 계속 됐지만 팬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가야랑은 터키, 홍콩, 일본, 상해, 두바이 등의 해외공연도 열심히 했다. 그녀들은 가야금을 통해 세계에 국악을 알리는 중심이 됐다.
가야랑은 우리나라 국악 발전에 이바지 해 온 점이 높이 평가돼 지난 2010년 제18회 대한민국 문화연예대상 성인가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듬해인 2011년에는 두 번째 앨범 ‘사랑의 멜로디’란 곡을 발표 했고 그녀들은 팬들을 만나기 위해 전국공연을 계속 이어 갔다고 한다.
“빽빽한 일정으로 너무 고달픈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를 사랑해주는 팬들의 소중함을 알기에 전국을 돌아 다니며 공연을 했었죠(예랑)”
가야랑의 지방 공연은 좋은 반응을 얻었고 2010년 영동난계국악축제 홍보대사와 2011년 사랑나눔 창원 산타바이크 퍼레이드 홍보대사도 맡았었다. 이어 2012년 의령군에서는 가야랑에게 명예군민증을 수여하기도 했다.
가야랑은 지난해 2.5집의 앨범을 발표했고 MBC 나가수에서 가야금 연주자로 출연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현재 저희는 국악방송 FM 99.1(서울·경기)을 통해 12~14시 까지 ‘가야랑의 행복한 하루’라는 코너로 청취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습니다. 국악을 전공한 사람들이 취업할 수 있는 곳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방송을 통해 우리나라 국악인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가야랑은 ‘대중들에게 국악을 알리고자’ 하는 뜻을 품고 지금까지 힘든 역경을 감수하고 또 이겨내 왔습니다. 앞으로 국내 공연은 물론 해외 공연을 통해 우리나라 국악의 우수성을 더 많이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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