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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한민국의 미래인 인구수와 관련된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총인구는 5175만명으로 2020년 5184만명보다 9만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인구수가 정점을 기록한 후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국민의 큰 관심사 중 하나인 교육에서는 정시·수시 및 각종 대입전형의 불공정·불합리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시행한 지 30년이 흘러 손볼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지적됐다. 코로나19 봉쇄로 비등교 수업으로 학력 저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이번 대선을 통해 출범할 차기 정부는 국가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출산·교육 등의 체계를 바로잡음과 동시에 코로나19 이후를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출산 극복위해 출산·난임 지원 강화 공약
통계청이 지난해 8월 발표한 ‘2020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2020년 출생아 수는 27만23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300명(10%) 줄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2019년 0.92명과 견주어 0.08명 줄었다. 2018년 처음으로 합계출산율 0.98명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진 뒤 줄곧 내리막길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최하위다. 이같은 추세라면 한국 인구는 향후 10년간 연평균 6만명 내외로 감소해 2030년 5120만명 수준으로 감소한 뒤, 2070년에는 1979년 수준인 3765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민국이 자칫 소멸될 수도 있는 심각한 저출산 문제에 대해 각 대통령 선거 후보들은 관련 공약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먼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임신 전) 성년여성 건강검진 △(출산 후)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난임 지원 강화 등을 약속했다. 난임 지원과 관련해 난임 시술의 소득기준을 없애고, 현재 3일인 난임 휴가를 7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한 윤 후보는 “아이 돌봄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출생부터 영유아, 초등학교까지 국가가 확실히 지원하겠다”며 “육아휴직을 부모 각각 1년 6개월씩 총 3년으로 확대하고 긴급 보육에 필요한 보육 서비스도 대폭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하는 부모에게 ‘근로시간 단축청구권’ 보장 △한부모가정 양육비 급여 중위소득 80%까지 확대 △0~2세 가정양육수당 30만원으로 인상 △출생 1년간 월 100만원의 ‘부모급여’ 도입 등을 제시했다. 윤 후보는 “저성장, 저출생, 양극화 심화에 제대로 대응조차 못하고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며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머지않아 경제성장률 제로 시대가 올 것이고 양극화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며 출생률은 더욱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를 위해 아동·가족·인구 등의 사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부처를 신설해 여성가족부를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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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
저출산 대책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각종 출산 지원책과 ‘보육(돌봄)·교육 국가책임제’ 전환을 주장한다. 피임 시술과 임신 중지 의료 행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공공산후조리원을 전국에 대폭 확대하고, 난임 시술의 지원 금액·횟수 등 간소화와 필수 약제비 건강보험 적용의 공약했다.
또 자녀 출산 시 부모의 ‘육아휴직 자동신청제’를 도입해 남녀 모두 육아휴직 사용이 당연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공언했다. 이를 위해 ‘육아휴직 급여액 현실화’와 ‘육아휴직 부모쿼터제’를 추진해 휴직 사용에 따르는 경제적, 사회문화적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부모한테 양육의 책임을 전적으로 맡겨 그것을 감당 못하는 사람들이 반인륜적인 의사 결정을 해 고통스러운 상황이 도래한다”며 “국가는 자녀와 부모가 분리되는 경우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된다. 합리적인 제도로 인간적 관계가 훼손되지 않고 저출생 문제도 완화되는 정책을 많이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후보는 공통적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 백신에 관한 공약을 냈다. HPV 백신 무료 접종 대상은 기존 만 12~17세 여성 청소년에서 올해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으로 확대됐다. 이 후보는 여기에 12~17세 남성 청소년 추가를, 윤 후보는 의사 소견서가 없어도 보험 적용을 약속했다.
육아 및 출산 관련 지원에 관해서는 국민적 관심이 크다. 작년 말 군에서 제대한 대학 휴학생 김학일(25) 씨는 “보육은 아직 가깝게 다가오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면서도 “하지만 육아 휴직 늘리는 것과 난임 시술 지원은 꼭 필요할 것 같다”고 호응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30대 여성은 “인공수정은 5,6번, 시험관시술은 6,7번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데 현재 3일의 난임 휴가로는 어림없다”면서 “(윤 후보 공약대로) 7일로 늘어난다 해도 전혀 충분하지 않지만 그래도 개인 연차·월차를 추가로 쓰면 지금보다는 부담을 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국가 백년대계’ 교육·대학 입시 공약 눈길
한편 국가 백년대계인 교육과 관련해 여야 주요 대선 후보는 ‘정시 확대’와 ‘대입 전형 단순화’를 공통 기치로 내걸었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청년 3대 공공 정책’의 일환으로 대입 정시 전형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작년까지 지금의 ‘정시 40%’를 유지하되 당선 뒤 구체적인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에서 다소 바뀌었다. 이 후보는 “입시방식이 편향되면 제도 불신의 원인이 된다”며 “수시 비중이 과도한 학교는 정시 비중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제시하는 국가 교육 정책의 틀은 ‘기본 학력 국가책임제’다. 기초 학력이 읽기·쓰기·셈하기 등 최소한의 교육 패러다임(paradigm)이라면 기본 학력은 적정·보편 교육 패러다임을 말한다. 코로나19로 드러난 학력 저하와 교육 격차를 회복하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학력 진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중학교에서 학력진단 시험을 치러 학력 향상 프로그램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으로부터 ‘일제고사 부활’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윤 후보의 교육 공약은 ‘정시 확대’와 ‘학제 개편’으로 요약된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줄여 불공정 시비 및 특혜 입학 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시를 늘리는 등 입시 제도를 단순화하면서 입시 비리를 근절할 ‘암행어사’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입시비리 신고 센터를 운영해 비리가 적발된 대학에 정원 축소, 관련자 파면 등의 벌칙을 부여하는 내용이다. 3만7000~4만7000원의 수능 응시료와 평균 4만7500원 정도의 대학 입학 전형료에 세액공제를 적용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윤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유승민 후보가 내놓은 ‘디지털 혁신 인재 100만명 양성’을 공약으로 반영했다. 이를 위해 첨단 분야 인재·기술을 확보하고 대학 교육을 개혁한다는 게 핵심이다. 또 수능에 컴퓨터 탐구영역을 추가하며, 전 국민에게 생애 주기별 기초 디지털 교육을 실시한다. 학제는 초·중·고교 및 대학 과정을 축소 또는 개편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시대에 맞는 유능한 인재를 길러 좀 더 일찍 사회에 진출시키겠다는 의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파격적으로 ‘수시 폐지’ 카드를 꺼냈다. 그렇다고 수능 100%는 아니다. 수시 전형을 없애고 정시(일반 80%·특별 20%) 전형을 수능과 내신 평가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지난 9일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하는 ‘미래형 맞춤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며 △고등학교 중심으로 교육 체제 개편 △지방 거점 대학 10곳 명문대 육성 △초등·중등 연계 9년제 시범 도입 등의 교육 공약을 발표했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하윤기(32) 씨는 “‘조국 사태’와 ‘쌍둥이 입시 비리’ 같은 걸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 교육에 문제가 많은 것 같다”며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했는데, 그런 거(불공정·비리)를 없애겠다는 사람이 있냐”고 되물었다.
올해 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인 구무이(20) 씨는 “이낙연 (민주당 경선) 후보가 지방 국립대를 연고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한 게 제일 피부에 와 닿았는데 (다른 대선 후보가 공약에) 좀 반영했으면 좋겠다”며 “입시제도 개편도 필요하겠지만 대학 줄 세우기나 인(in) 서울 경쟁을 줄이는 게 더 급한 숙제”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두 후보는 교육 사회분야와 관련해 유권자 기대에 못미치는 행보로 구설수에 올랐다. 윤 후보는 교육 정책에 관한 시대착오적인 발언으로 누리꾼의 냉소를 샀다. 9일 유튜브 채널 ‘공부왕 찐천재 홍진경’ 채널에 출연한 윤 후보는 “중학교 때까지는 정규 교과과정을 똑같이 배우는 시간을 좀 줄이고 고등학교 때는 학교를 좀 나눠야 할 거 같다”며 “기술고, 예술고, 과학고 (이렇게)”라고 주장했다. 이에 “냉동 인간이냐” “경부고속도로도 만들어 달라” “최초로 공약을 미리 이행한 후보” 등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이 후보는 큰 관심을 얻은 ‘탈모 공약’을 정작 공약집에 넣지 않아 야당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2일 채널A(에이)는 이 후보 공약집 초안에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와 ‘인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이 빠졌다며 “건보 재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결국 이재명식 포퓰리즘”이라고 날을 세웠고, 탈모인 커뮤니티는 “심다가 마네” “머리카락으로 장난친 건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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