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N여행] 만천하를 발밑에! 걸어서 하늘까지 닿는 ‘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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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4km의 여유로운 질주 ‘만천하 모노레일’
남한강을 발 아래에! … 마늘 이용한 먹거리도 풍성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8 09:46:07

▲ ‘만천하테마파크’로 불리는 ‘만천하스카이워크’가 산 정상에 자리잡고 있다.

남한강 푸른 물에 소백산 그림자가 어룽대는 충북 단양은 예로부터 ‘단양팔경’이라 하여 경치 좋기로 유명하다. 여기에 ‘만천하 스카이워크’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단양은 ‘만천하 테마파크’의 땅으로도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다.

단양은 석회암 지대라는 특성상 마늘 농사가 잘되다 보니 마늘을 이용한 요리가 매우 다양하게 개발돼 있다. 푸르른 계절,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특산품 요리가 풍성한 단양으로 가족여행을 떠나 보자.

28도 아찔한 경사각 ‘만천하모노레일’

만천하 스카이워크는 남한강 절벽 위에 위치한 전망대로 단양 시내를 발아래 두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눈을 들면 소백산 천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하다.

만천하스카이워크가 자리한 곳은 예로부터 무속인들의 기도터로 특별한 정기가 흐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만천하스카이워크는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입장권(3000원)에는 셔틀버스 이용료가 포함되어 있다.

모노레일을 이용해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편도 2500원의 추가 비용이 든다. 만천하모노레일은 총연장 400m를 시속 4km로 이동하면서 주변 경관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최대 경사각이 28도에 달해 이동 자체가 아찔한 경험이 된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비가 내려 모노레일 이용객이 적었다. 모노레일 탑승장 부근을 어슬렁대고 있던 중 그곳 직원이 곧 출발하니 어서 타라고 했다. 차에 가방을 두고 와서 돈이 없다고 하자 그냥 타라고 했다.

“그래도 돼요?” “돈이 없다는데 할 수 없죠. 단양 인심이 이 정도입니다”하며 직원이 웃었다. 공짜 열차를 타기는 처음. 철커덩 소리와 함께 모노레일 캐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반열차가 두 개의 레일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한 개의 레일만 사용한다고 해서 ‘모노레일’이라고 부른다. 탑승객은 나 혼자뿐. 이곳에서 근무하는 정영구·지철환 씨는 오늘처럼 한가한 날도 드물다고 했다.

“하루 평균 1만 2000명이 만천하스카이워크를 다녀가는데 그중 2000명이 모노레일을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오늘은 비가 와서 탑승객이 적네요.”

하며 아쉬워했다. 만천하모노레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15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모노레일 상부 탑승장은 전망대 카페로 길이 이어진다. 전망대 카페는 맛있는 커피와 빵을 즐기면서 커다란 창으로 남한강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 있어 또 다른 인스타그램 스팟으로 통한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만천하땅콩커피(7000원). 아이스로만 제공되는데 에스프레소와 수제땅콩크림, 우유의 조합이 고소함의 극치를 이룬다.

남한강을 발아래에! ‘만천하스카이워크’

모노레일 상부 탑승장에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단양의 랜드마크 만천하스카이워크다. 만천하 스카이워크의 전체 높이는 25m지만 이미 높이 90m 절벽에 세워졌으므로 그 끝은 110m 허공에 닿아 있다.

연꽃 봉오리를 연상시키는 이 구조물 내부에는 나선형의 데크길이 나 있다. 이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꼭대기 중의 꼭대기에 닿게 된다. 오르는 동안 주변 풍경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강하는 곳이다.

스카이워크 꼭대기에는 전설의 새 삼족오에서 영감을 얻은 스리핑거 유리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 바닥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그야말로 유리구름에 올라탄 기분이다. 전망대로 접근하려면 철망만으로 이루어진 바닥을 지나야 해서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면 도전하기 어려운 코스다.

스릴을 즐기는 크라이시스 메이커(crisis-maker)에게는 만천하스카이워크 정도는 시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걱정 마시라. 정신이 아득해지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만천하슬라이드, 만천하짚와이어, 만천하알파인코스터가 기다리고 있다.

코앞에 보이는 단양호에는 시루를 닮아 시루섬이라 불리는 작은 섬이 하나 떠 있다. 이곳에는 기적의 스토리가 깃들어 있다. 1972년 8월 19일 태풍 ‘베티’의 영향으로 남한강이 범람하면서 섬 전체가 물에 잠기게 되었다. 주민 198명은 지름 5m의 물탱크 위로 올라가 서로 팔짱을 낀 채 14시간을 버텨 살아남았다고 한다. 6만㎡에 달하던 시루섬은 1985년 충주댐 건설과 함께 대부분 물에 잠기고 일부만 남아 현재 소공원으로 운영 중이다.

단양 특산품 ‘마늘’을 이용한 먹거리

단양을 방문한 사람들은 마늘요리가 이토록 다양하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단양 마늘은 알맹이 조직이 치밀하여 보존 기간이 길고, 항산화물질인 알리신의 함유량도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님한강변 경치 좋은 곳에 있는 장다리식당은 200석의 좌석을 거느린 대형 식당이다. 향토음식 기능보유자의 집으로 단양 특산물인 마늘을 이용한 다양한 약선요리를 맛볼 수 있다. 마늘육회, 마늘수육, 더덕무침, 마늘샐러드, 두부김치, 감자떡, 마늘통튀김, 찰옥수수범벅, 우거지된장찌개 등으로 구성된 ‘효자마늘정식’이 1인분에 2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