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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보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섰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 “정체성 상실” 등 반발이 이는 등 진통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28일 국립현충원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장관은 평소에도 제게 조언과 고언을 많이 해주시는 분”이라며 “많은 분이 계시지만 대표적 인물로 윤 전 장관께서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맡아주십사 부탁드렸고 다행히 응해주셨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당대표 시절이었던 지난해 10월 윤 전 장관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의견을 구한 바 있다.
윤 전 장관은 여야 정치권의 단골 영입 인사다. 그는 큰 선거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 ‘보수 책사’라는 별칭을 얻었다. 1977년 공직을 시작으로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 청와대를 거치면서 정무비서관·공보수석 및 환경부 장관 등을 지냈다. 2012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당시 대표에 의해 국민통합추진위원장으로 발탁된 뒤 이듬해 박근혜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정부 출범을 돕기도 했다.
윤 전 장관은 당초 이번 대선을 앞두고 홍준표 국민의힘 예비후보 캠프 합류설이 흘러나왔다. 윤 전 장관은 20대 대선 당시 홍준표캠프 정무실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나 윤 전 장관은 “그럴 상황이 못 된다. 어디에서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지금 내가 그런 걸 염두에 둘 형편이 못 된다”는 취지로 고사했다.
윤 전 장관은 향후 이 후보의 중도 보수 노선 및 외연 확장에 상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30일 선대위 발족식에서 윤 전 장관 등 인선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윤 전 장관 외에도 외연 확장 차원에서 다수의 외부 인사 영입이 검토되고 있다. 이 후보도 27일 “최대한 넓게, 친소관계 구분 없이 실력 중심으로 사람을 쓰겠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 외에 보수 논객이었던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등도 이 후보와 접촉했다. 정 전 주필에 따르면 이 후보, 조 대표, 정 전 주필은 21일 서울 모처에서 만나 만찬을 가졌다. 조 대표, 정 전 주필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만찬에서 “새 정부는 인재를 넓게 구해야겠다.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만찬에서 민주당 내 ‘극좌’ 존재도 부정했다고 한다. 정 전 주필에 의하면 이 후보는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고 자신한다. 4·10총선에서 경선을 통해 극좌는 대부분 탈락했고 탈락하지 않은 7명은 공천을 통해 교체했다”며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을 하겠나. 대통령이 되면 이념 문제는 아예 안 다루겠으며 친일파·과거사 문제 모두 덮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반발이 감지된다. 이 후보의 싱크탱크를 자처한 ‘성장과 통합’은 내부 갈등 끝에 23일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기획위원장이 조직 해체를 발표한지 한 시간도 채 안 돼 반박문이 나오는 일도 벌어졌다. 다만 표면적 활동 중단 이유는 조직 내부 정비다. 이 후보는 “제 싱크탱크라고 주장하는 단체가 하도 많아 잘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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