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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유공자 진실을 묻다 : 작가·시인 짬짜미 등록… 짝퉁 천국
[단독] 179명 중 160명이 가짜… 해도 너무한 문화·예술계
공적·피해 사실 없는 학생·노동운동 출신들 끼워넣기
소설가·수필가 32명 최다… 문예 단체도 26명으로 2위
사진전 출품·영화 평론 썼다고 유공자로 혜택입기도
특별취재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6-05 00:00:20
 
▲ 5·18 유공자 50여 명이 지난해 11월9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5·18 가짜 유공자 척결하고 국가유공자 예우하라”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남충수 기자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등록된 4346명 중 상당수가 5·18과는 무관하다는 본지 단독보도[2023.5.18일자 1, 가짜 판치는 5·18 유공자진실을 묻다]와 관련, 문화예술계에도 가짜로 추정되는 유공자가 160명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카이데일리는 최근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1·2차 명단을 단독 입수해 가짜 유공자로 추정되는 분야별 인사들을 공개해왔다. 분석 결과 일부는 5·18과 상관없는 활동을 했거나 공적 또는 피해 당한 사실조차 아예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에 본지는 최근 언론계에 이어 문화예술계 인사 중 5·18과 전혀 상관이 없는 가짜 유공자로 추정되는 인사들을 공개하기로 했다. 차후에는 정치계 가짜 유공자 인사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2020년과 2021년 대법원에서 공인을 제외한 일반 유공자들에 대한 명단 비공개는 정당하다는 원심을 확정함에 따라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실명이나 소속, 공적·피해 내역 등은 신중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본지에서 5·18 유공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 전체 유공자 중 문화예술계 인사는 총 179명으로 정치계(310)와 언론계(181)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유공자로 등록된 문화예술계 인사 179명 중 19명은 5·18 당시 계엄군에 대항해 시민군으로 활동했거나 계엄군에게 신체적 피해를 본 사람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2명은 총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10명은 계엄군한테 폭행을 당해 중상 또는 경상을 입은 사람이다. 이와 함께 5명은 계엄군에 맞서 시민군으로 활동을 했으며 나머지 2명은 5·18 당시 군사법원에 회부돼 재판을 받은 사람들이다
 
연극배우인 박상 씨는 5·18 당시 유인물을 만들어 광주지역 시내 일원에 배포하고 521일에는 총을 들고 자체 방위를 섰다가 계엄군에 체포됐다. 선 씨는 당시 유인물 제조반에서 활동했으며 시민군으로도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유공자로 선정됐다. 귀 씨는 1980522일 당시 광주지역 고등학교 재학 중 시내 거리를 걷다가 총상을 입었다. 소설가 서석 씨와 화가인 양모 씨, 서예가인 송수 씨 등은 계엄군에게 폭행당해 유공자가 됐다
 
▲ 스카이데일리 취재진이 지난달 28일 광주 5·18기념공원 내 지하 추모승화공간 돌판에 새겨진 5·18 유공자 명단을 살펴보고 있다. 남충수 기자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유공자로 등재된 160명의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5·18과 연관된 공적이나 피해 사실이 전혀 없었다. 또 일부는 5·18이 아닌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한 경우로 파악됐다
 
가짜로 추정되는 이들을 직업별로 보면 소설가나 수필가 등 작가가 3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문화예술 관련 단체 소속인 경우가 26명으로 뒤를 이었다. 또 화가·서예가가 23명이었으며 시인이 21, 영화감독 등 영화계 인사도 2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도 가수와 작사·작곡가 12, 사진작가 11, 연극배우 및 연출가 10, 공예·조각가가 5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널리 알려진 시인 고태 씨는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나기 2년 전인 19786월 강원도 원주시 고속버스 안에서 동료 문인과 함께 박정희 물러가라는 내용의 개사가를 부른 혐의로 같은 해 9월 경범죄로 구류 10일 처분을 받아 민주화명예5·18 유공자가 됐다
 
시인인 김○환 씨는 광주민주화운동 6년 뒤인 1986년 군부독재 타도와 민주정부 수립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유인물을 낭독해 5·18 유공자가 됐다
 
유명 영화감독인 여○동 씨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나기 3년 전인 1977년 서울지역 대학교 민주구국투쟁 선언문 사건으로 민주화명예 유공자가 됐다. 수필가이자 중학교 교사이던 조○자 씨는 전교조 활동을 하다 1990년 해직돼 민주화명예로 유공자가 됐다
 
민주화명예5·18과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지만 대한민국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5·18 유공자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5·18 단체의 한 관계자는 “5·18 당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거나 피해를 본 사람들만 유공자로 엄선해야 하지만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인사가 다른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5·18 유공자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5·18 민주화운동은 물론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도 하지 않고 어처구니없는 이력으로 유공자로 등록된 경우도 있다. ○구 씨는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순회 사진전에 사진을 출품한 이력으로 유공자가 됐다. 또 최○희 씨는 5·18 관련 영화평론을 했다는 이유로 민주화명예 유공자가 됐다
 
민주화명예를 통해 5·18 유공자로 등록된 인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대부분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성명과 소속만 있을 뿐 공적이나 피해 내역이 전혀 없다
 
이들 중에는 국립 예술단체 이사장·지역문화원장·지역미술가협회 회장·시인이자 국내 일간지 논설위원·지역 문인협회장·공연 및 전시시설 전 사장·예술가 단체 회장 등 대한민국 문화·예술계를 이끌어 온 인사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5월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 관련 단체들은 이들이 인우보증방식을 통해 유공자로 편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우보증은 기존 5·18 유공자가 보증만 해 주면 누구나 별다른 증거가 없어도 유공자가 될 수 있는 제도로 가짜 5·18 유공자가 넘쳐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김대중 전 대통령 핵심 측근이던 김경재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명예도 있고 그에 대한 보상도 따르다 보니 5·18과는 상관없는 사람들이 적당한 기회만 되면 끼어들어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것이라며 가짜 유공자들을 깨끗하게 정리하지 않으면 광주의 정신은 절대로 빛이 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재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했는데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이 가장 먼저 할 일은 헌법 전문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가짜 유공자 척결을 통해 5·18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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