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º
습도 45%
수원 8º
습도 55%
제주 9º
습도 80%
)
|
▲ 지난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고승덕 전 후보는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이 개인 SNS에 쓴 글로 인해 결국 낙선했다. 당시 고 전 후보측이 해명하며 배후 인물로 한 인물을 지목했는데, 그는 한국의 철강왕으로 불리는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이었다. 사진은 포항 포스코 및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아래) 전경. ⓒ스카이데일리
서울시 교육감 판도 바꾼 사건에 거론된 ‘철강왕의 장남’
6·4 지방선거를 닷새 앞둔 지난달 31일, 당시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고승덕 전 후보의 딸이 개인 SNS에 공개한 글로 인해 큰 파문이 일었다. 고 전 후보의 딸 희경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남매를 버리고 돌보지 않은 내 아버지 고승덕은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혈육마저 가르치려 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지도자가 될 수 있겠냐”며 고 후보의 출마를 강하게 비판했다.
희경 씨가 올린 글은 빠르게 퍼져나갔고, 대중들은 고 후보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논란은 급기야 고 후보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고 후보는 앞서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상대 후보 보다 앞선 지지율을 보였지만 희경 씨의 글이 퍼지면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비판을 받은 것이다. 고 전 후보는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시민께 죄송하다. 그동안 아픈 과거가 있었다”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고 후보는 처가였던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측과 상대후보인 문용린 후보와의 야합 의혹을 제기했다. 고 전 후보는 과거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딸인 박유아 씨와 결혼했으나 2002년 이혼한 전력이 있었다. SNS에 글을 올린 희경 씨는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고 전 후보는 이혼한지 약 2년 후인 2004년, 경향신문 기자 출신의 이무경 씨와 재혼했다.
▲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당시 고 후보측은 “딸이 SNS글을 게재한 것은 문용린 후보 측이 전처의 오빠이자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성빈 SP코리아 사장과 야합해 고 전 후보를 후보직에서 끌어내리려는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문 후보 측과 박 사장과의 끈끈한 관계를 주장하며 과거의 행적을 낱낱이 공개했다. 고 전 후보측 주장에 따르면 문용린 후보와 고 박태준 명예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같은 시기에 교육부장관과 총리로 재임했다. 박태준 회장 사망 시엔 문용린 후보가 장례위원을 맡았다. 또 박성빈 사장과 문용린 후보는 2012년 2월부터 1년간 함께 포스코 청암재단 이사로 재직했다고 한다.
고 전 후보는 유세 막판까지 딸의 SNS 글에 대해 해명하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끝내 선거에선 낙선했다. 선거는 고 전 후보의 패배로 끝이 났지만 유세 과정에서의 고 전 후보측의 주장으로 인해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다시 한 번 여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청빈(淸貧)의 철인(鐵人)’ 장남이자 현대차 후계자의 동서
▲ 고 전 후보측으로부터 직접 이름이 거론된 박성빈 사장은 철강왕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이면서 현대차그룹의 후계자인 정의선 부회장의 동서이기도 하다. 사진은 국립현충원 내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묘. ⓒ스카이데일리
고 전 후보측으로부터 직접 이름이 거론된 박성빈 사장에 대한 여론의 관심은 특히 더했다. 우리나라 경제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장남이라는 배경에다 최근의 이슈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사장이 우리나라 재계를 아우르는 혼맥을 보유한 점은 새삼 화제가 됐다. 박 사장의 아내는 정도원 삼표그룹의 차녀인 정지윤 씨다. 삼표그룹은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와의 사돈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정도원 회장의 장녀인 정지선 씨가 현대차그룹의 유일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정의선 부회장인 탓이다. 따라서 박 사장과 정 부회장은 동서지간이 된다.
그런데 최근 박 사장과 그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과거 고 박태준 명예회장 일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고개를 들었다. 특히 ‘청빈의 대명사’로 불렸던 고 박 명예회장 일가가 미국에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부동산을 보유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화두가 됐다.
재미 언론인 안치용 씨가 운영하는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 따르면 고 박 명예회장 일가는 미국에 집 8채를 구입해 3채를 팔고 2009년 9월 당시 5채를 보유하고 있었다. 주택들 대부분은 한 지역에 몰려 있어 ‘인촌타운’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들 부동산의 당시 시세는 약 55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의 창업자 장남 밀어주기, 전관예우 논란 확산
▲ 최근 박성빈 사장이 운영하는 기업인 사운드파이프 코리아가 포스코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사운드파이프코리아가 입주한 빌딩 입구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고 박태준 회장 일가는 과거의 논란 마저 화제가 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박성빈 사장이 운영하는 기업이 포스코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세간의 시선을 받고 있다.
박태준 전 회장은 지난 2011년 12월 작고할 당시 그가 가진 재산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빈(淸貧)의 철인(鐵人) ’으로 국민적 추앙을 받았기 때문에 그의 장남에 대한 포스코의 밀어주기 논란은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가 고인의 숭고한 ‘철강보국 영혼’을 훼손시켰다고 원색 비난하기도 했는데, 업계에서는 아직도 그 논란이 진행형이다.
당시 유족 측 대변인은 “임종하기 직전에 정리하거나 사회에 환원할 만한 개인 재산이 전무했다”며 “본인 명의의 집도 주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병원비 조차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고인은 생활도 큰 딸의 도움을 받을 정도로 어렵게 살았다”고 전했다.
앞서 박성빈 사장은 지난 2002년 기업용 전화교환기(IP PBX)를 취급하는 ‘사운드파이프코리아(이하 SP코리아)’를 설립했다. 그런데 SP코리아는 설립된 지 1년만에 포스코와의 굵직한 계약을 성사시키며 단숨에 업계의 신데렐라로 부상했다. 이후에도 포스코와의 계약을 꾸준히 이어갔다.
▲ 자료:사운드파이프코리아 ⓒ스카이데일리
SP코리아 회사소개서에 따르면 SP코리아는 설립된 지 1년이 지난 2003년 8월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데이타와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또한 그 이듬해인 2004년 6월엔 POSCO 포항, 광양 등에 무선LAN system을 공급했다.
뿐만 아니라 2005년 5월과 9월엔 각각 POSCO Center IP PBX 공급, POSCO 포항 IP PBX 공급 등의 실적을 올렸다. 더불어 2007년 POSCO ConSentry Secure Switching 장비 공급, 2008년 POSCO ConSentry Intelligent Switching 장비 공급 등도 각각 실시했다.
재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재계는 설립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SP코리아가 글로벌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된 배경에 주목했다. 여기에 박성빈 사장이 포스코 창업자의 장남이라는 점이 주효했을 것이라는 업계의 여론에도 무게가 실렸다.
▲ 자료:사운드파이프코리아 ⓒ스카이데일리
일각에서는 SP코리아를 설립한 박성빈 사장의 아버지가 포스코의 창업자인 점을 들어 ‘포스코의 전관예우 행위’라는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포스코 창업자의 아들이라는 배경이 ‘SP코리아에 대한 포스코의 전폭 지원’의 결정적 이유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물론 포스코와 SP코리아의 계약이 순수한 목적으로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이뤄졌을 수도 있으나, 창업자의 아들 기업과 거래를 실시했다는 사실만으로 눈총을 피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스코는 민영화가 이뤄지긴 했지만 글로벌 철강기업이자 국가기간사업을 영위하는 탓에 공익적 기업의 성격이 짙다”며 “이런 포스코가 창업자의 장남이 운영하는 기업과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가 모아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