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터미널 심층취재④] 고속버스 이용객 편의는 철저 외면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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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도 폭염 속에 좁은 공간 작은 에어컨 가동도 멈춰 연신 손부채질
고속버스 승차장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는 여전히 차폐 상태
본동 6층 볼링장은 ‘딴 세상’… 동서울터미널은 볼링장을 위한 건물(?)

강재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06 12:35:29

폭염 경보가 내려진 주말인 5일.

이날 하루만도 전국 온열병 환자가 20명을 훌쩍 넘길 만큼 폭염이 계속됐다.

이날 오후 3시 무렵, 서울 동부권의 관문격인 동서울종합터미널, 특히 고속버스 승하장쪽은 그야말로 찜통 그 자체였다.

오후 3~4시 무렵 네이버상 기상청 날씨 자료에는 36.2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최근 본보 지적(2023년 7월 30일, 8월 1, 3일) 이후 그나마 시외버스 대합실쪽은 실내 냉방기가 더 많이 가동돼 조금 사정이 나아진 상태였지만 옆동의 고속버스 승차장과 하차장 쪽은 그야말로 불볕 속 그대로였다.

고속버스 이용객들은 ‘봉’이냐 하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좁디좁은 대합실서 자신들이 타고 갈 고속버스를 기다리는 이용객들 중에 한 여성은 연신 부채질하기 바빠보였다.

어림으로도 실내공간은 섭씨 30도를 훌쩍 넘는 듯했다. 안팎으로 폭염에 시달리기는 매한가지로 보였다.

공교롭게도 시설규모나 이용자들 밀도에 반해 턱없이 작은 규모의 작은 벽체형 에어컨은 고장인지 코드마저 빼놓은 상태가 그대로 노출됐다.

관리회사 측은 폭염에 온열환자가 속출하는 때에 무슨 조치를 하고 있는지 모를 지경이다. 실질적 인수자인 신세계프라퍼티나 HJ중공업 측은 나몰라라 하는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관할 지자체 행정당국인 광진구청에서는 관내 최대 다중밀집시설인 이곳 동서울터미널에 대한 폭염대응과 시민안전을 위한 행정지도가 즉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1층 대합실에서 옆동 고속버스 승차장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는 여전히 폐쇄된 상태 그대로였다. 계단을 이용해 올라갔어도 다시 긴 통로를 지나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해도 작은 엘리베이터 한 대는 노약자와 지체부자유자용인 까닭에 일반인이 이용하지 못하게 해놨다.

반면에 이곳 건물 6층 볼링장으로 향하는 빌딩 좌우측 끝부분 엘리베이터는 2대씩 4대가 볼링장 전용처럼 운행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팎 어디에도 고속버스승차장이나 하차장으로 갈 수 있다는 안내문은 볼 수 없어 보였다.

동서울터미널은 볼링장을 위한 건물이냐는 푸념이 나올 법하다. 고속버스 이용객 편의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미치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와 함께 고속버스 승차장으로 향하던 한 여성 이용객은 1층 대합실에서 멈춰선 에스컬레이터 대신에 계단을 오르며 “에스컬레이터는 왜 이리 멈춰서있는 거야?”했다.

강재규 기자 jk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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