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 떠난 지 벌서 10년
일만 하고 보내고 나니
너무나 서운하고 가슴이 앞으네
어떳개 살아락고 앞에 간나
영감은 나한태 마니 해주고 갔는데
나는 해준 개 엄네
이 다음에 만나면 잘해주개요
내가 갈 때까지 잘 있으요
당신이 너무너무 보고 싶으요
우리 영감(2022)/ 김복덕
영감 떠난 지 벌서 10년…
‘벌써’를 ‘벌서’로 틀리게 써도
‘가슴이 아프네’를 ‘가슴이 앞으네’로 틀리게 써도
어떳개 살아락고 앞에 간나…
할머니의 마음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시란 무엇인가?
맞춤법이란 무엇인가?
경북 칠곡근 까막눈 할매들이 글을 배워
2015년 공동시집 ‘시가 뭐고?’를 펴낸 지 8년.
시집 발간은 멈춤 없이 진행 중이다.
시골 할매들이라고 헐하게 보면 안 된다.
그들은 심을 때 거둘 때를 아는 농사전문가들이고
타짜도 울고 가는 경로당 화투 연합회 조직원들이며
자식들을 어엿한 사회인으로 길러낸 교육전문가들이다.
할매들 삶의 주름은 한 말이고
뼈에 새겨진 이야기는 두 보따리나
가슴을 채운 꿈의 무늬는 열 말이 넘는다.
시를 살고 있다는 말.
칠곡 할매들에게 딱 어울리는 수식이다.
임요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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