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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요희의 詩요일] “어떳개 살아락고 앞에 간나”
우리 영감/ 김복덕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23 14:44:33
영감 떠난 지 벌서 10
일만 하고 보내고 나니
너무나 서운하고 가슴이 앞으네
어떳개 살아락고 앞에 간나
영감은 나한태 마니 해주고 갔는데
나는 해준 개 엄네
이 다음에 만나면 잘해주개요
내가 갈 때까지 잘 있으요
당신이 너무너무 보고 싶으요
 
우리 영감(2022)/ 김복덕
 
▲ 맞춤법에도 어긋나고 사투리도 그대로지만 시 속에 담긴 할머니의 진심은 고스란히 전해진다. 게티이미지 재구성
 
영감 떠난 지 벌서 10
벌써벌서로 틀리게 써도
가슴이 아프네가슴이 앞으네로 틀리게 써도
어떳개 살아락고 앞에 간나
할머니의 마음은 고스란히 느껴진다.
시란 무엇인가?
맞춤법이란 무엇인가?
 
경북 칠곡근 까막눈 할매들이 글을 배워
2015년 공동시집 시가 뭐고?’를 펴낸 지 8.
시집 발간은 멈춤 없이 진행 중이다.
 
시골 할매들이라고 헐하게 보면 안 된다.
그들은 심을 때 거둘 때를 아는 농사전문가들이고
타짜도 울고 가는 경로당 화투 연합회 조직원들이며
자식들을 어엿한 사회인으로 길러낸 교육전문가들이다.
 
할매들 삶의 주름은 한 말이고
뼈에 새겨진 이야기는 두 보따리나
가슴을 채운 꿈의 무늬는 열 말이 넘는다.
 
시를 살고 있다는 말.
칠곡 할매들에게 딱 어울리는 수식이다.
 
임요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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