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논란’의 중심에 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하버드대 학위 진위 여부’의 본질은 ‘복수 전공’으로 유권자를 속인 잘못이지 ‘졸업 여부’의 시시비비를 따지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일부 보수성향 유튜버들이 이 전 대표의 하버드대 졸업장을 두고 ‘사문서위조’라는 주장을 펼치며 ‘고졸 논란’을 부추기고 있지만 이 전 대표가 제시한 성적표만 놓고 볼 때 졸업 당시 학칙에 부합한 사실에 주목해야 역풍을 당하지 않는다는 소견이다.
제보자 A씨는 19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준석 고졸 논란’을 촉발한 폴리티코정치연구소 측의 주장에 허점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4년 동안 경제학 융합 졸업요건에 필요한 17.50 단위의 성적을 받았다. 학칙상 요구되는 17.00 단위의 성적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하버드 대학은 1학기를 ‘하프 코스’라고 부르는 고유의 점수 산정 시스템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대학은 2~5 크레딧 과목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하버드대는 ‘하프 코스’를 이수하면 0.5 단위를 받게 되며, 이수한 단위가 최소 졸업 요건에 부합하면 졸업이 가능하다.
이 전 대표의 경우 학사 졸업 기준은 등급 코스(letter grade course) 10.50 단위다. 경제학 융합전공 기준으로 최소 16.00 단위가 돼야 졸업할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17.00 단위를 받아 융압전공도 충족했다고 A씨는 보고 있다.
그는 ‘당시 학칙 기준’으로 “경제학 융합전공이 허용됐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그 같은 제도가 없어 허용이) 안 돼도 당시 기준으로는 융합전공이 가능했다”며 “일각에서 현재 학칙을 소급 적용해 융합전공했다는 이 전 대표를 ‘위조범’으로 몰아가니 그도 황당했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현재와 2007년 학칙이 다른 점에 주안점을 뒀다. 학칙이 바뀐 적이 없었다는 일부 주장은 근본적인 전제가 틀렸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에 따르면 2007년 기준 하버드대 학칙 중 ‘융합 전공 요건(Joint Requirements :16 half Courses, p. 147)’을 참고하면 ‘경제학이 다른 과목(이 전 대표의 경우 컴퓨터공학)의 서브 전공과 융합될 경우 경제학 1학기 코스와 경제학 코드 넘버 중급 이론 과정 중 하나를 들어야 한다.
A씨는 “경제학을 서브로 융합시킨 전공자는 미시경제·거시경제, 경제학과 일반 시험의 한 부분으로서 계량경제학을 들어야 하는데 이 전 대표는 해당 과목을 전부 들었을 뿐만 아니라 졸업논문도 승인받았다”고 했다.
‘고졸 논란’은 폴리티코정치연구소가 최근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해 하버드대에서 받은 문건’을 인용하며 경제학 융합전공은 하버드대에서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비롯됐다. 연구소는경제학 전공을 위한 요건을 설명하면서 올해 하버드 학칙을 근거로 제시했는데, 이것이 패착이라고 A씨는 본 것이다. 학칙이 바뀌지 않았다는 폴리티코 측 주장과 달리 2007년에는 학칙이 달랐던 게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7일 “하버드대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하려면 1학년 때부터 관련 과목을 들은 후 학업계획을 짜서 교수와 1대 1 면담을 하고 2학년 때부터 경제학 필수 요건 수업을 들어야 한다”며 이 전 대표는 맞아 떨어지는 게 없다고 졸업장의 진위 여부를 문제삼았다.
연구소는 “(인용 자료가) 올해 기준 학칙은 맞지만 하버드대는 앞선 학칙을 바꾸지 않고 위에 학칙을 추가하는 형식”이라며 “이 전 대표가 하버드대를 다녔을 당시에도 경제학은 부전공 학문이 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준석 서브 전공 학위 왜곡… 하버드 복수전공 안 했다
폴리티코硏 ‘올해 학칙 기준’ 2007년 이준석 졸업요건 설명 ‘오류’
경제학 메인 전공으로 융합·서브 전공 ‘성적표’ 분석 ‘기준 틀려’
“경제학, 부전공도 아닌 서브 전공으로 주전공인 척 한 게 핵심”
2007년과 올해 학칙을 비교 한 A씨는 “현재는 경제학 서브 융합전공이 불가능하지만 2006~2007년 학칙에는 분명히 가능한 것으로 돼 있다”며 “폴리티코연구소 측은 경제학 메인 전공을 기준으로 이 전 대표의 서브 전공 성적표를 제시하고 있어 착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하버드대 학위는 △Basic(기본/메인) △Honors(우등) △Joint(융합)로 나뉘는데 연구소가 제시한 경제학 전공 요건이 ‘메인’이기 때문에 ‘융합’에 해당하는 이 전 대표의 실제 성적표와 비교하는 건 적합하지 않다고도 했다. 경제학 주 전공 졸업 요건을 기준으로 경제학을 서브로 융합한 전공자와 동등비교를 하는 것 자체가 기준이 잘못됐기 때문에 왜곡됐다는 의미다.
‘반쪽 자리’ 서브 전공 ‘경제학’ 복수 전공으로 왜곡한 게 ‘학력 논란 핵심’
이 전 대표의 잘못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A씨는 이 전 대표의 ‘복수 전공 행세’야말로 문제의 본질이자 더 심각한 사안이라고 일갈했다. 융합전공의 경우 햄버거 세트에 비유하면 주 메뉴인 햄버거가 주 전공인 ‘컴퓨터 공학’이고, ‘경제학’은 보조 메뉴인 감자튀김 정도인데 두 개 전부 ‘주 메뉴’인 척 유권자를 속였다는 얘기다.
이 전 대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정규학력증명 서류’로 ‘하버드대학 컴퓨터과학, 경제학 학사 졸업’이라고 표기된 제출서를 제출해왔다. 이는 그가 출마한 선거벽보에 ‘하버드대학교 컴퓨터과학·경제학 학사 졸업’으로 기재돼 선거운동에 사용됐고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경제학 전공은 정식 메인 전공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메인 전공인 컴퓨터 과학 전공으로만 선거에서 밝혔어야 했다”며 “컴퓨터 과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으로 오인하게 한 것은 학력논란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융합전공의 경우 서브 전공은 다른 미국 대학 부전공에 비할 바가 못 될 정도이고, 하버드대 경제학 메인 전공은 이 전 대표 전공과목 5개가 더 필요하다”며 “1·2학년 때 경제학 한 과목도 안 듣다 3·4학년 때 경제학 서브 과목을 듣고 융합 전공을 메인 전공인 척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A씨는 ‘이준석 학위 논란’의 화력은 한곳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 2년 동안 들어야 할 양의 전공을 듣지 않고 대외적으로 경제학 전공자라고 밝히고 다닌 게 이준석 ‘학위 논란’의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하버드대 학력 위조 논란이 지속되자 자신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들에 대한 법정 대응을 예고하며 졸업장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그는 당시 “하버드 졸업이 거짓이거나 컴퓨터과학·경제학 복수전공이 허위인지 여부에 대해 10억 내기라도 하자”며 “성적표·졸업증명서·졸업생 사이트 접속 인증까지 수사기관에서 다 해서 결론냈던 사안”이라고 결백을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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