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2’… 생생한 현실감으로 SF영화 편견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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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무대로 한 백병전·거대한 모래벌레 ‘샤이 훌루드’ 압권
전개 빠르고 볼거리 풍성… 166분 러닝타임 내내 흥미진진
원작 소설의 영웅주의 경계 의식 영화에서도 살려 내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3 16:19:03

▲ 영화 ‘듄 : 파트 2’가 개봉 첫날 15만여 명을 끌어들이며 국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워너브러더스 픽처스

‘듄: 파트2’(Dune Part2)는 공상과학(SF) 영화다. 장대한 이야기와 사막을 무대로 한 전투 장면이 돋보인다. 2021년 10월 개봉한 ‘듄1’에서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배경 서사를 풀어놓았다면 이번 듄2에서는 역동적인 전투가 압도적인 화면으로 다가온다.

1965년 첫 출간된 프랭크 허버트 SF 대하소설 ‘듄‘ 시리즈를 드니 빌뇌브 감독이 스크린으로 옮긴 게 영화 듄 시리즈다. 기대를 모아 온 빌뇌브 감독은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국내 개봉 직후 첫날 15만여 명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다.

듄2에 대한 영화 평론 사이트들의 평가도 좋다. △IMDB·세계적인 영화 정보 사이트) 9점(10점 만점) △로튼 토마트 신선도 94%·관객점수 95% △메타크리틱 스코어 79(100점 만점)·관객 호응도 8.8점(10점 만점) 등이다.

듄2를 관람하기 위해 1부 시청이 필수다. 2부에선 영화의 설정과 고유명사에 대한 별도의 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이렇다. 황제의 탄압으로 사막행성 아라키스에서 목숨만 부지한 아트레이데스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 폴(티모시 샬라메)과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페르구손)가 아라키스 사막 부족이자 반란 세력인 프레멘에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메시아로 추앙받게 된 폴이 예언된 자가 아닌 새로운 리더십으로 프레멘을 이끌고 자신들을 탄압하는 황제와 하코넨 가문에 맞서 싸워 승리한다.

영화는 약 2시간 50분(166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전개가 빠르고 볼거리도 풍성하다. 황량한 사막에 ‘샤이 훌루드’로 불리는 400m 가량의 모래벌레를 등장시키면서 사막을 역동적인 생태계로 표현했다. 폴이 모래벌레에 용케 올라타 조종해 낸다거나 프레멘이 모래 아래 매복한 뒤 황제 세력에 대항하는 전투 장면은 특히 압권이다. 음악 감독 한스 짐머의 긴장감 넘치는 배경음악 OST가 영화의 몰입감을 더한다.

듄에선 우주 배경 SF영화의 공식처럼 여겨지던 우주선끼리의 전투 장면을 볼 수 없다. 듄2가 오히려 신선한 SF영화로 다가오는 이유일지 모른다. 목숨을 건 저항이 내내 몸을 던진 형태로 이뤄지며 이런 백병전 형태가 영화에 생생한 현실감을 높여 주기도 한다.

메시아로 예언된 폴이 점차 능력자 리더로 커 가는 모습 또한 성장형 캐릭터를 지켜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예언된 자’ 폴은 종교와 정치가 결합한 프레멘의 극단성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며 신격화된 영웅이 아닌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한다. ‘영웅주의 경계’라는 원작 소설의 중심 주제를 영화도 놓치지 않았다.

엄재만 기자 jmeo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