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세무테크] 경영성과급을 퇴직 소득으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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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성과급 세금문제, DC형퇴직연금 가입돼 있으면 절세

이재명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03 06:30:00

A회사는 매년 종업원에게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A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최성공 씨도 고액의 경영성과급을 꾸준히 받았다. 그런데 올해부터 회사에서 경영성과급 중 일부를 떼어 퇴직할 때 퇴직급여로 주겠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근로자들이 경영성과급을 받을 때 납부하는 소득세 부담이 줄어든다고 인사담당자가 설명했다. 절세를 할 수 있다는 말에 최 씨도 솔깃했다. 사실 경영성과급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는 즐거운 일이지만, 세금 부담 또한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경영성과급 제도를 도입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회사의 경영 실적이 좋으면 종업원의 소득도 늘어나므로, 근로자 입장에서 마다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세금이다. 본래 경영성과급은 근로소득의 일종으로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한다. 알다시피 종합소득세를 산출할 때는 소득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누진세율(6%~45%)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 받던 급여에 경영성과급까지 더하면 세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똑같은 경영성과급을 받더라도 고액연봉을 받는 근로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된다.

경영성과급이 퇴직소득으로 인정되는 요건

첫째 회사는 DC형퇴직연금 가입돼 있을 것. 확정기여형(DC)퇴직연금제도란 퇴직급여의 지급을 위하여 사용자(기업)가 부담하여야 할 부담금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돼 있는 제도를 말한다. 가입자는 적립금의 운용방법을 스스로 선정하여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게 되며, 근로자의 퇴직급여는 적립금 운용수익률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그리고, 확정급여형(DB)과 달리 확정기여형의 경우에는 기업의 부담금 외에 가입자 개인의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경영성과급을 퇴직연금으로 수령하려면 근로자가 퇴직연금의 유형이 DC형이어야만 가능하다. DB형이라면 경영성과급은 선택의 여지 없이 무조건 근로소득으로 수령해야 한다.

둘째 경영성과급 납입비율이 퇴직연금 규약으로 정해져 있을 것. 퇴직급여제도 가입대상이 되는 근로자 전원을 적립 대상으로 해야 한다. 경영성과급을 퇴직급여로 적립하지 않고 즉시 수령하고 싶은 근로자는 최초로 제도를 시행한 날이나 규칙을 변경한 날에 적립하지 않겠다고 선택하면 된다. 또한, 근로자가 적립 금액을 임의로 변경할 수 없어야 한다. 그리고 적립 방식이 퇴직연금규약이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규약에 명시돼 있어야 한다.

유의할 점

경영성과급을 퇴직연금으로 받으면 절세와 과세이연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과세이연이란 소득이 발생했지만 발생 시점에 과세하는 것이 아닌 나중에 세금을 납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절세효과가 크다는 장점에도 성과급을 퇴직연금에 넣을 때 고민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있다. 퇴직할 때까지 목돈이 묶여있다는 점이다. 퇴직금의 중도인출은 쉽지 않다. 무주택자가 주택을 매수하거나, 전세자금이 필요할 때, 가족이나 본인의 질병으로 돈이 필요할 때 등의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만 중도인출이 가능하다. 또한, 경영성과급을 퇴직연금으로 수령할지 여부를 한 번 선택하면 바꿀 수 없다는 점도 있다. 더구나 입사하고 1년이 지난 시점에 이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당장 돈이 필요한 사회초년생들에겐 불리할 수 있는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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