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View] 유럽 유명 관광지 소매치기 예방법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데스크칼럼

임유이 문화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1 00:02:40

해외여행자 수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유럽 현지에서 소매치기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소매치기가 극성을 부리는 곳은 관광객이 몰리는 바르셀로나·로마·프라하·파리·마드리드 등이다.

아시아나 미주에서도 소매치기 사고가 발생하긴 하지만 유럽에 따를 바는 못 된다. 이곳에서 소매치기의 활동 무대는 정해져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특히 무료 박물관이나 역 대합실을 조심해야 한다.

며칠 전 택시를 탔을 때 기사분이 바르셀로나 역에서 도둑맞을 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내가 화장실에 가면서 배낭을 의자 위에 잠깐 두었다고 한다. 유럽 여행지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지만 남편이 바로 옆에서 지키고 있었기에 방심했던 것이다.

기사분이 가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데 웬 서양 남자가 다가와 무얼 묻더라는 것이다. 그가 남자에게 집중하는 사이 다른 소매치기가 다가와 배낭을 낚아챘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일당을 쫓기 시작했다. 혼잡한 역 구내에서 특정인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는 기지를 발휘해 땅바닥만 살폈다. 일당 중 한 명의 바지 끝단에 페인트가 묻어 있던 걸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뒤진 끝에 마침내 기사분 눈에 페인트 묻은 바지가 들어왔다. 실제로 일당 가운데 한 명이 낯익은 배낭을 들고 있었다. 아내의 배낭이었다. 기사분의 이야기는 긴박하게 흘러갔다.

순간 도둑이 배낭을 다른 사람에게 던지듯이 바닥에 밀더라는 것이다. 그것은 탈취책이 수거책에게 물건을 인계하는 현장이었다. 마침 두 사람 사이에 서 있던 기사분은 자기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배낭을 여유 있게 집어 들었다. 서두를 것도 덤벙댈 것도 없었다.

기사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워낙 당황한 터라 도둑들의 표정을 살필 겨를조차 없었다. 모르긴 몰라도 당황하기는 도둑들도 마찬가지였으리라. 도둑질한 물건을 다시 도둑질당했으니….

“배낭을 찾았으니 망정이지 여행 망칠 뻔했어요.”

대부분의 여행객 마음이 이와 같을 것이다. 돈도 돈이지만 즐거워야 할 여행이 나쁜 기억으로 덧칠되는 건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왜 그 나라는 치안이 그 모양이냐고 한탄해 봤자 소용없다. 도둑들 대부분은 현지인이 아닌 이민자나 외국에서 원정 온 이들이기 때문이다. 워낙 수가 막대하다 보니 현지 인력으로 그들을 검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도둑들은 현지인 물건은 안 건드리고 귀신같이 관광객 물건만 훔쳐 간다. 자연스럽게 경찰도 검거에 미온적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소매치기들도 이런 점을 노렸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소매치기 무서워 여행 안 가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바르셀로나고 로마고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결국 개개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현지에서 주로 도둑맞는 물건으로 가방·지갑·현찰·휴대폰 등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소매치기를 예방하는 다양한 방법이 올라 있어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