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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을 위해 전원주택 토지를 분양받았는데 기획부동산 사기였다.”
김포 토박이인 임모씨 등은 15일 부동산 사기를 당했다고 하소연했다. 명성씨엔씨는 2022년 봄부터 경기도 김포시 마산동 임야를 전원주택 용지로 팔았다. 피해자들은 임야 330㎡를 3억5000만 원대에 사는 미등기 선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명성씨엔씨 권모 대표는 수분양자에게서 받은 계약금으로 전원주택용 땅을 산 뒤 김포시로부터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산지전용허가를 받아주고 토목공사를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부가 해당 부지를 공공주택지구로 발표하면서 개발행위가 금지됐다.
인천지방검찰청은 지난달 19일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명성씨엔씨 권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임야를 판매한 명성씨엔씨가 법원에 회생 신청함으로써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돌려 받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임씨 등은 “4~6개월 안에 소유권이전등기까지 가능하다는 말에 속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기획부동산이란 개발이 어렵거나 경제적 가치가 토지를 개발 가능한 용지로 속여 투자자를 모집한 뒤 공유지분으로 파는 행위이다. 기획부동산 관련 범죄는 형사상 사기에 해당되고 민사상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진다. 명성씨엔씨는 인허가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며 매도가의 50% 이상을 계약금으로 받았다. 이런 까닭에 피해금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임씨는 2022년 10월 토지매매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11월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임씨가 산 땅은 신규 공공주택지구에 포함됐고 개발행위가 금지됐다. 피해자들은 “신도시 계획이 발표된 뒤 명성씨엔씨가 김포시에 개발행위허가 등을 신청했는데 이게 사기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이냐”고 따졌다. 피해자 가운데 부동산 중개인도 있는데 그는 “현장에서 토목공사가 진행되는 걸 봤고 계약서에 배상 약정도 있어서 개발 여부를 의심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피의자 권 대표는 기획부동산 사기 혐의에 대해서 “해당 토지를 매입했고 일부 허가가 난 땅을 4명에게 이전 완료했으니까 기획부동산은 100%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머지 허가를 위한 기반 작업을 하는 동안 신도시 계획이 나와서 한 20명에게 (토지 명의를) 못 넘긴 것뿐이다. (토지 수용에 따른)보상을 받아도 감정가로 하면 가치가 떨어질 테니까 (기업)회생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토지 계약금으로 수십억원을 챙겼는데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썼냐고 따졌다. 계약금을 빼돌린 명성씨엔씨가 회생 절차를 통해 채무마저 탕감받으려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하여 피의자 권 대표는 검찰 기소에 대해서 “투자자들이 돌려달라는 돈을 못 돌려준 계약 불이행은 채무불이행 같은 거지 사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현재 명성씨엔씨 대표이사 겸 회생관리인이다.
익명을 요청한 피해자는 “국민권익위 주관으로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문제 해결을 논의했으나 아직도 뚜렷한 대책이 나오질 않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경기도 기획부동산 불법행위 신고센터는 “기획부동산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반드시 현장을 방문하고 토지이용계획확인원·등기부등본·지적도(임야도)·개별공시지가확인원 등 공적장부를 열람해 기획부동산 판매 토지인지 의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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