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심각한 AI 인재 해외 유출 대책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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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덱스 2024’ 韓 AI 인재 이동 마이너스
AI 산업 경쟁력 중심이 되는 인재 육성해야
기업·정부는 해외 인재 적극 유치·지원할 때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3 00:02:01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주요국이 반도체·AI 산업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고 있는 가운데 인재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국내 AI 기술 인재들이 오히려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산업의 글로벌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 인재 확보라는 점을 인식한다면 당장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는 최근 ‘AI 인덱스 2024’를 발간해 각국의 AI 기술 관련 다양한 항목의 지표를 내놓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AI 분야 특허는 많지만 모델 개발 실적이 없고 인재는 해외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요약된다. 일부 내용에 대해 우리 정부가 반박하고 있으나 HAI가 내놓은 지표들이 나타내는 한국 AI의 현주소를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항목은 인재의 국내·외 이동을 나타내는 지표다. 우리나라는 링크트인에 등록된 1만 명당 AI 인재 이동 지표가 -0.3을 기록했다. 마이너스(-)란 국내로 들어온 인재보다 해외로 빠져나간 인재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인재의 국내 유입이 높은 룩셈부르크·미국은 각각 3.67과 0.40을 나타냈다.

AI는 미래 국가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4차산업의 핵심 분야로 일컬어진다. 그중에서도 AI 인재는 관련 산업 경쟁력의 근간이다. 유수의 글로벌 기업이 사활을 걸고 인재 쟁탈전을 벌이는 이유다.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는 구글의 AI 전문 인력에게 130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제시하며 스카우트를 시도하는가 하면, 이에 맞서 구글은 AI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1인당 수백만 달러의 특별 주식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은 올해 초 직원 수백 명을 해고하는 등 조직 개편을 했는데 그 이유를 ‘AI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비(非)개발 부문에서는 인력을 대량 감원하면서 AI 기술에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이다. AI 인재를 해외로 빼앗기고 있는 우리 현실과 대조적이다.

AI 인재의 해외 유출은 당연히 첨단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인재와 함께 축적된 기술도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재 확보를 위해 연구시설을 꼭 국내에 둘 필요는 없다.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R&D) 조직을 신설한 것처럼 현지 인재를 유치함과 동시에 한국에서 유학 간 인재들을 현지에서 끌어들이는 전략도 필요하다.

HAI가 내놓은 ‘AI 인덱스 2024’에서 주목되는 점 중 하나는 우리나라가 2022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AI 관련 특허 수가 10.26건으로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는 내용이다. 2위인 룩셈부르크는 8.73건, 3위 미국은 4.23건으로 우리와 크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제로(0)로 나타났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HAI가 한국과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 모델 개발이 과소 보고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해명했지만 국내 개발 상황이 아직은 열악하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리하자면 AI 관련 특허 건수는 많고 인재는 유출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다. 이를 관련 특허를 보유한 인재가 빠져나가는 것으로 해석할 경우 문제는 심각하다. AI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투자와 인재 유인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는 파격적인 보조금과 세제 지원을 내놓고, 기업은 국내·외 고급 두뇌 유치를 위해 연구 환경을 개선하는 등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