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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원료 소재 중수 중국에 ‘헐값 처분’
국제 거래시세 1kg 수백만 원… 친산원전에 kg당 5만 원 받아
한수원 “월성원전 조기 폐쇄… 재고 물량 불가피하게 처분”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16 22:00:00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외교·안보가에서 주한미군 철수에 따른 한국의 자체 핵무장 등을 심도있게 논의하는 가운데 문재인정부 당시 영구 폐쇄된 원전 월성1호기의 중수가 중국에 헐값으로 팔리고 있어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중수는 핵연료를 만드는 우라늄 농축 과정에 반드시 필요하다. 
 
16일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문 정부였던 202110월 중국 친산(秦山)원전 에 80t320만 달러(43억 원)에 파는 계약을 체결했다이는 t당 약 5000만 원, kg5만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수 1kg 시세가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데 이를 헐값에 중국 원전에 팔아버린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월성원전을 가동하기 위해서 필요한 중수를 중국에 헐값에 넘긴 것이며 중국이 이를 사간 것 또한 사실상 월성원전의 영구폐쇄에 쐐기를 박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1년 10월 거래로 지난해 6월 해상운송 방식으로 한수원이 보낸 중수 80t을 받은 친산 원전 측은 압력관 교체에 따른 자체 중수 수요가 늘어나 한수원 측으로부터 중수를 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있는 친산 원전은 한수원이 운영하는 월성 2·3·4 호기와 동일한 CANDU(CANada Deuterium Uranium) 가압 중수로형 원전을 운영하는 중국 내 유일한 회사다. 2002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친산원전은 압력관 교체 등 계속 운전을 위한 대규모 설비 개선을 추진 중이다한수원은 친산원전 압력관 교체 기술지원 교육사업도 하고 있는데 지난해 6월 ‘30년 월성 원전 관리’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교육프로그램을 1차로 완료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중수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중수로는 천연우라늄 농축 과정 없이 핵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특히 중수는 핵폭탄 제조에 사용할 수 있어 우리나라는 한·미 원자력협정 등에 따라 중수를 생산하지 못하고 캐나다에서 수입해 왔다고 밝혔다이어 “1976년 착공(1983년 운전 시작)한 월성원전은 국내 가동 원전 25기 가운데 유일한 중수로 기반 원전인데, 박정희정부가 냉전이 격화하면서 중동발 오일쇼크까지 이어졌던 1970년대 혹여나 모를 핵무장을 고려해 중수로 기술을 끌고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월성원전은 영구 폐쇄되어 언제 가동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중국 중수로 원전에 우리 중수를 팔아버린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한수원 측은 헐값 판매 논란이 불거지자 월성원전 1호기가 조기폐쇄 때문에 가동 중단함에 따라 재고 물량으로 남아 있는 중수 처분 문제를 고민하다가 중국에 판매하기로 한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그럼에도 캐나다에서 수입한 추정 가격 400~500억 원의 1/10 수준에 불과한 80t 40억 원 규모의 헐값에 팔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g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삼중수소도 중수로에서 배출되는데, 25기의 전체 핵발전소에서 삼중수소 배출량의 거의 40%4기를 가진 월성발전소에서 나오고 있다삼중수소 판매단가는 올해 3월 기준 1g당 약 3500만 원으로  금 시세가 1g당 9만2000원 수준에 비해 약 400배에 이른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감속재의 종류에 따라 원자로를 중수로와 경수로로 구분하는데, 국내 건설된 26(월성 1·고리 1호기 포함) 원전 가운데 월성 1~4호기가 유일하게 중수로 원전이다. 나머지 한울·고리·새울·한빛·신월성(1·2호기)22호기 원전은 모두 경수로형이다. 천연 우라늄을 사용하는 중수로는 연료봉을 중수로 채워진 칼란드리아(밀폐형의 원자로 용기) 탱크 안에 설치해 더 쉽게 연쇄 핵분열이 일어난다. 플루토늄이 많이 나오는 중수로는 사용 후 핵연료를 이용해 원자폭탄 등의 무기를 만들 수 있다. 이에 원전 대부분이 경수로인 것은 핵무기 개발을 원천적으로 하는 ‘핵의 평화적 이용’이 언급됐기 때문이다.
 
월성원전이 중수로를 채택한 것과 관련해 관계자는 박정희 대통령의 ‘핵무장 혜안’을 꼽았다. 그는 중수로는 사용 후 핵연료의 재처리 혹은 재활용이 쉬운데 이 과정에서 우라늄과 저순도 플루토늄을 뽑아내 핵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고순도 플루토늄 추출은 월성 폐연료봉 건식 저장시설(맥스터)을 통해 고순도 플루토늄 26t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월성 폐연료봉으로 만들 수 있는 핵탄두 수를 4330, 수소폭탄 혹은 증폭 핵분열 탄 등을 만들 때 쓸 수 있는 삼중수소와 중수소를 추출할 수 있다고 본다박정희정부는 캐나다로부터 중수로 기술을 들여왔는데, 박정희정부는 비밀리 핵 개발을 추진하기도 했다.
   
과거 박정희정부 시절 핵연료 재처리 시설 설계서와 설계 도면을 공개한 김철 아주대 교수는 “(당시 설계는) 순도 높은 플루토늄을 만들기 위한(즉 핵무기 연료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당시도 미국은 박정희정부에 핵우산 제공’ ‘주한미군 주둔을 약속했음에도 원자로와 핵우산을 받고 원자력 기술도 발전시키기 위한 외교적 수완을 발휘한 것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조성환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공동대표는 본지에 “박정희정부에서 핵무장에 대한 시도가 있었던 것은 최근 들어 주목되고 있는 이슈로 실체는 불완전하다”면서도 “닉슨·카터 미국 행정부에서 ‘주한미군 감군 정책’ 등에 대항해 한국군 강화와 우리 군의 안보 보장을 위한 한국 방위 및 추가 군사원조를 이끌어내는 데 일임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주한미군 철수를 백지화하고 미국의 방위공약에 대한 확고한 이행을 확인한 레이건행정부의 한미군사동맹관계의 정상화도 이 같은 박정희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의 연장선상에 놓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 1976년 착공한 월성 원자력발전소는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25기 가운데 유일한 중수로(重水爐) 기반 원전이다. 중수를 냉각재로 사용하면 핵분열 물질인 U235의 비율이 0.7% 정도에 불과한 천연우라늄으로도 핵분열을 지속해 핵무기로 활용 가능한 고농축 우라늄을 추출할 수 있다. 월성원전은 박정희정부가 착공을 시작했으나, 2018년 문재인정부들어 조기폐쇄가 결정됐다. 디자인=장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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