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희의 100세 건강 [60] 화침요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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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희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5-16 06:30:34

한의원 진료 항목에는 여러 가지 치료 요법이 있다. 그중에 ‘화침(火針)’ 치료 항목이 있는데, 내가 주로 많이 다루고 있는 항목 중 하나다. 화침 요법은 치료 효과가 뛰어나게 좋은 반면 시술을 가볍게 생각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침구대성’에는 “화침은 극히 어려워 전장에 임한 장수의 마음이라야 가히 침을 놓을 수 있으니 먼저 왼손으로 혈을 누르고 오른손으로 침을 놓는데 너무 깊게 찌르면 경락을 상하게 하고 너무 얕게 찌르면 병을 낫게 하지 못하니 중도를 취해야 한다.

화침을 행하고자 할 때 환자를 놀라게 해서는 안 되고 잘 안심시켜야 한다. 비교하면 구법(灸法)과 같으나 구법의 아픔은 오래 가고 화침은 그 아픔이 오래 가지 않는다. 오래 유침해서는 안 되므로 신속하게 출침하여 왼손으로 빨리 침혈을 누르면 통증이 그친다. 인체의 모든 부분에 화침을 행할 수 있으나 오직 얼굴에는 금한다”는 내용으로 화침요법의 조작 방법이 기술돼 있다.

매일 화침을 하지만 할 때마다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정확한 침의 굵기와 길이·달굼 시간·온도·침의 자입 속도·침의 방향·침의 깊이·병소 위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된다. 또한 환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기 때문에 차분한 마음으로 침을 맞을 수 있게 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 침과 달리 화침을 맞아야 하는 이유와 화침을 맞았을 때 나타나는 반응과 발침 후 관리에 대해서도 미리 구체적인 설명을 해 줘야 한다.

화침은 온장양기(溫壯陽氣)·생기염창(生肌斂瘡)의 효능이 있어 한사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통증과 마비 질환에 가장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지가 궐냉하고 허리와 무릎이 시큰거리는 증상·양위유정(陽痿遺精)·빈뇨·자궁냉증·복창·설사·해수·효천 등에 매우 효과가 좋다. 또한 나력과 옹저·건초낭종·유선염·피부혈관종·단독·활액낭염·피하지방종 등에도 화침요법의 치료 효과가 매우 좋으며, 충수돌기염 초기에는 절제 수술을 하지 않고도 화침요법으로 낫게 할 수 있다.

이렇게 효과가 좋은 화침요법이지만 현대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아 사람들은 그 효과를 보기 어렵고 오직 양약과 수술 요법에만 의지하다 보니 이차적으로 후유증과 재발에 시달리게 된다. 옛날에는 알코올램프에 불을 켜서 침을 달구었지만 지금은 화력이 강한 터보 라이터를 이용하여 강한 화력으로 재빨리 달구어 신속하게 자입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아무리 효과 좋은 화침이라도 병이 오래되면 치료 기간도 길어지기 마련이다. 화침요법은 급성일 때 더 효과가 좋다. 어떤 병이든 오래 방치하면 그만큼 치료에도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에 빨리 내원하여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