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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암호화폐 부활의 전주곡 되나… 업계, 의회에 2000억원 로비
정치권 설득 위해 로비스트 늘려
우호적인 의원 선거자금 제공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7 17:15:43
▲ 비트코인 등 여러 가상화폐 모형. 위험자산으로 취급돼 규제 대상이던 이들 암호화폐에 대해 최근 새로운 기대 심리가 꿈틀대고 있다. 연합뉴스
 
암호화폐 업계가 지난 4년간 미국 의회 로비에 최소 14900만 달러(2000억 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따른 효과인지 최근 잇따라 관련 규제의 벽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가격상승 기대 심리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사기성 농후한) 위험 자산’ 취급을 받으며 규제 대상이던 암호화폐에 새로운 전망이 열릴지 모른다는 시각도 힘을 얻게 됐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로비 금액 중 6000만 달러(약 82억 원)가 연방정부의 암호화폐 관련 정책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22‘21세기 금융 혁신과 기술 법안(FIT21)’이 하원을 279 136의 넉넉한 표 차로 통과할 수 있었던 큰 힘이었다는 언급도 있었다. 암호화폐의 긍정적 미래에 도움을 줄 법안이 사상 처음 미 하원을 통과한 것이다.
 
이 법안의 핵심 골자는 암호화폐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 일부가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 넘어간 부분이다. ‘디지털 상품’이라는 용어를 동원해 암호화폐처럼 기존의 증권과 다른 디지털 자산을 CFTC 관할 아래로 들어가게 한 것이다. CFTCSEC보다 규제가 느슨하고 암호화폐에 우호적이라는 게 WP의 분석이다.
 
하원 공화당과 손잡고 법안 통과를 로비해왔던 코인베이스와 리플, 블록체인협회 등 암호화폐 업계에선 일제히 환영했다코인베이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FIT21이 하원의 강력한 초당적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이 법은 암호화폐에 대한 명확한 규칙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보호와 혁신·일자리 창출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 제정을 위한 첫 단계(하원 통과)에 불과하지만 이 역사적인 승리를 축하하자”며 반가운 심정을 드러냈.
 
WP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 FTX2022년 파산한 이후 오히려 미 의회 로비의 암호화폐 업계 존재감은 2년 만에 눈에 띄게 커졌다. 단적인 예로 FTX 파산 후 암호화폐를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워싱턴DC에 등록된 암호화폐 업계 로비스트가 급증했다. 2020년 58명이었으나 지난해 말 270명이 됐다.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암호화폐 기업과 투자자의 대변자인 크리스틴 스미스 블록체인협회 회장은 “FTX 파산으로 암호화폐 산업이 그간 분명히 페널티를 받아 왔다정치권을 설득하기 위한 조직적 하나 된 노력이 필요했다고 입장을 밝혔다암호화폐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는 25년 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 그가 날린 66조 원 중 4조5000원이 한국인 투자자의 피해액이었다.  
  
이들 주도자·옹호자들에겐 암호화폐 역시 신대륙이나 우주 탐사 같은 획기적인 이재(理財)의 기회다인류가 저항 속에서도 추상적 가치 체계 화폐를 제도로 정착시켰듯 가상화폐의 미래도 그러하리라 믿고 있다. 현금 및 실물 중심의 기득권에 대한 궁극적 도전이라는 의미를 내세우기도 한다.   
 
암호화폐 업계는 의회 로비 외에도 최근 두 차례의 선거에서 업계에 호의적인 의원들을 당선시키고자 약 9000만 달러의 선거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돈이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 패트릭 맥헨리(공화·노스캐롤라이나) 의원 등 친(親)암호화폐 법안인 FIT21을 발의하거나 찬성한 의원들의 당선을 도왔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 의결과 대통령 서명까지 가기 위해선 상원 의결이라는 문턱을 넘어야 한다.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하원 표결에 앞서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이 해당 법안을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그는 “FIT21 법안이 증권 투자 계약에 대한 수십 년간의 감독 전례를 약화시키고 새로운 규제 공백을 만들어 투자자와 자본 시장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력히 경고했다.
 
상원에도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시각의 의원들이 적지 않다. 상원은 올해 법안을 상정할지 밝히지 않았고 백악관 역시 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지만 거부권행사 예고 등으로 못을 박진 않았다. 인문사회과학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암호화폐를 둘러싼 철학적 논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한편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 비트코인과 2위 이더리움의 연초 이래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가상화폐 시황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6일 기준 각각 64%·66%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약 68500달러(9500만 원), 이더리움은 3800달러(530만 원) 선을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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