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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 일이 어떤 보상을 줄지 아무도 모른다” 칸 황금종려상 숀 베이커 감독
크리에이티브 인디펜던트지 인터뷰 재조명
공부·배움이 중요한 이유 낱낱이 밝혀…
임유이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7 18:47:50
 
▲ 77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후 숀 베이커 감독이 활짝 웃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7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은 숀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입니다!”
 
프랑스 남부 도시 칸에 숀 베이커라는 이름이 울려 퍼졌다. 25(현지시간) 폐막한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은 미국 독립영화의 대표주자 숀 베이커에게 돌아갔다. ‘아노라는 성노동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그는 전작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로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됐었고 레드 로켓‘(2021)으로는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바 있다. 이 세 작품 모두 성노동자가 주인공이라는 특징이 있다.
 
성노동자·트랜스젠더 등 사회적 약자를 다룬 영화를 선보여 온 베이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러시아 갑부와 결혼한 여성 스트리퍼가 시부모로부터 결혼 생활을 위협당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담아 냈다. 이번 수상으로 2018년 크리에이티브 인디펜던트지와 가졌던 숀 베이커 감독의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인디펜던트지에서 숀 베이커는 영화감독·촬영감독·프로듀서·시나리오 작가 및 편집자로 소개된다. 여기에는 안 나왔지만 그는 겐조(2016)·케이트(2021)·타코벨(2022) 등 수많은 광고를 감독하기도 했다. 특히 아름다운 영상을 바탕으로 인생의 슬픔을 잔잔하게 녹여 낸 12분짜리 겐조 광고는 수많은 이가 인생영화라 칭할 만큼 많은 찬사를 받았다.
 
위의 인터뷰에서 베이커는 감독 경력을 유지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공부를 중단해서는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결국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것은 어느 시점에 누군가가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작품 컬렉션을 축적하거나 히트 작품을 갖게 될 것이라는 일종의 맹목적인 믿음과 상통한다.”
 
그는 영화 작업을 쉬더라도 업계 내에 머무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알바로 했던 웨딩 영상이나 기업 영상 편집이 이에 해당된다. 한때는 일이 너무 밀려 10대의 VCR을 돌리며 복제 서비스를 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그 스스로 이건 영화계의 매춘이구나생각했던 시절이었지만 영화 작업의 연습이 되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접하는 통로가 되었다.
 
나는 항상 더 많이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어떤 일을 하든 그것을 글쓰기에 적용한다. 언젠가 브라이튼 해변에서 열린 러시아 결혼식과 자메이카 하이츠에서 열린 아프리카 결혼식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이 상황은 실제로 내 각본에 반영되었다.”
 
이번 수상작인 아노라에 바로 이 상황이 등장한다. 영화는 러시아 재벌과의 결혼에 성공한 스트리퍼 출신의 여자가 겪어야 하는 혼란을 다루고 있다. 이처럼 아무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일들이 자신에게 어떤 보상으로 돌아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그는 전한다.
 
▲ 2018년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된 후 한국 팬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베이커 감독. 오드=연합뉴스
 
무엇을 하든 그것이 유익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당신이 작가라면 세상에 대해 더 많이 배울 필요가 있다. 그게 어떤 직업이든 사람을 위해 글을 쓰는 일·사람을 만나는 일·사람을 이해하는 일을 배우게 된다.”
 
그는 이 말을 전하면서 사실 자신은 남에게 조언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그 자신 아직도 이 업계에서 길을 잃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에는 경제적·사회적 안정을 추구하며 분투하는 인물들이 가득하다. 그들의 이야기와 그가 저예산 영화 제작에 헌신한 기간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분명 그 거울이 있다. 그러나 나는 백인이고 미국에서 태어났고 남성이다. 그 사실만으로도 그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특권을 누렸다. 그런 나를 불법체류자 아프리카 이민자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촬영장에서 우리(영화 제작팀) 사이에는 영화를 만들면서 돈을 버는 사기꾼이라는 자조적인 농담이 항상 있었다.”
 
그는 비교적 일찍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인생 경험 없이 바로 영화를 만든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는 교외의 심야 파티에 어울리는 그렇고 그런 남자였다. 그러나 20대에서 30대에 이르는 동안 세상을 보는 방식, 경험뿐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면에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고 털어놓았다.
 
공부를 많이 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실력이 향상되는 걸 느낀다. 반면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후반 작업에는 아직 더 많은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도 지금과 같은 열정적인 영화광이었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나는 어릴 적 뉴욕에 살았다. 덕분에 확실히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흡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인터넷 이전이었기 때문에 영화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비디오 등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소망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놀랄 만한 대답을 들려주었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나는 점점 나이 들어가고 있다. 내 관심은 많은 젊은 영화제작자들이 실제로 더 이상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전통적인 경로에 있다. 내 목표는 평생 칸에 가는 것이다. 페스티벌 순회와 8개 페스티벌의 상영 그리고 세계 영화계에서 인정받는 것이다.”
 
놀랍게도 그는 한 계단씩 그것을 이루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칸의 정상에 섰다. 심지어 전 세계 영화 매체가 매긴 평점을 바탕으로 산정하는 스크린데일리 별점에서 최고점에 가까운 3.3점을 받아 냈다.
 
아노라는 국내 미개봉작이다. 하루빨리 영화가 개봉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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