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웅의 기고] 尹정부 저출생대응기획부 성공의 대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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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01 00:38:09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저출생대응기획부’ 설치를 발표하였다. 국가비상사태라고 할 수 있는 저출생의 극복을 위해 교육·노동·복지를 포괄하는 정책수립과 함께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도록 하여 국가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것이 골자이다. 야당도 동일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만큼 명칭과 기능에 대한 세부적 사안들만 합의되면 비교적 순조로운 출범이 예상된다. 저출생대응기획부의 순항은 최소한 아래의 조건들이 충족될 때 가능하다고 본다.

첫 번째, 국민적 위기의식의 평균수준을 끌어 올려야 한다.

야당의 무난한 협조를 전제하더라도 정부조직법개정안이 통과되고 부서가 출범하기까지는 최소 6개월 내외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에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저출생에 대한 국민적 위기의식의 평균수준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대통령이 저출생을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하게 된 배경을 국민과 공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저출생 문제의 해결자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국민은 저출생이 인구감소를 가져온다는 낮은 수준의 위기의식에 머물러 있다.

대통령이 언급한 ‘국가비상사태’의 배경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4분기 기준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를 뜻하는‘합계출산율’ 0.65는 한 국가가 지속되는데 필요한 최소 출산율인‘대체출산율’ 2.1명의 삼분의 일 수준에 불과한 심각한 수치임과 함께 2021년 통계청의 장래 추계인구에 따르면 향후 17년 뒤인 2041년도 우리나라는 인구 5000만 시대의 막을 내리고 40000만 시대로, 2066년에는 인구 3000만 시대로 접어든다는 위태로운 현실을 다양한 형태로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인구감소가 산업과 노동시장·국가경쟁력 등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지방소멸이 실상이듯이 이대로 가면 국가소멸은 시간문제라는 절박한 현실이‘국가비상사태’언급의 배경임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저출생 문제해결에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여야 한다.

두 번째, 출생친화적 새로운 사회시스템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

저출생 대응 패러다임의 획기적 전환이 필요하다. 우려되는 것은 복지·노동·가족정책 등 출산과 관련된 업무를 단순히 통합한 부처가 탄생하는 것이다. 업무통합과 조직재정비만으로는 저출생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출산친화적 새로운 사회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것이 부처의 핵심과제여야 한다. 예컨데 자녀교육비나 돌봄지원 같은 복지를 넘어서 교육시스템 자체가 출산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미래세대의 입에서 ‘헬(hell) 조선’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해븐(heaven) 코리아’라는 탄성이 터져 나오게 하여야 한다.

재정적 지원이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독일의 킨더겔트(kindergeld·출산수당)와 같은 재정복지정책은 출산의 촉진 요소일 수는 있지만 결정 요소는 되지 않는다.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혼부부의 ‘출산하지 않을 결심’의 원인을 풀어내는 연구방법 역시 바뀌어야 한다.

설문지와 통계라는 단순한 숫자 중심의 분석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역·세대·직업과 취향에 따른 다각적 접근과 함께 출산기피의 깊은 내면적 이유의 분석에 심리학적·문화사회학적 접근방법 등이 보완되어야 한다.

세 번째, 법령 재정비와 함께 민간기구설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조직법의 개정 이전에 준비해야 할 법령작업이 있다. 무엇보다 기존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의 재정비가 필요하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저출산 대책 관련법이 4개 조항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그간 저출산 대응에 소극적이었던 국가시스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기존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폐기하고 출산장려기본법(가칭)과 고령사회기본법(가칭)을 분리 제정하여야 한다. 모자보건·보육·가족지원 관련 타 법령을 통합한 출산장려기본법(가칭) 제정 작업은 정부조직법 개정과 병행하여 추진하여야 한다.

저출생대응이 성공하려면 민간주도 국민운동 성격의 조직이 필요하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산하에 출산장려국민위원회(가칭)를 제도화하여 저출생대응이 전 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아이를 낳은 직원 1인당 1억 원의 출산 장려금을 지원하는 모 대기업, 방송광고에서 대학홍보 대신 출산장려 캠페인을 하고있는 모 대학 등은 민간주도 저출생대응 국민운동의 대표적 사례이다. 산업계와 대학·시민단체들이 주체가 된 출산장려국민위원회(가칭)를 설치하여 저출생대응이 국민운동으로부터 시작되도록 제도적 동기를 부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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